스압) 앙콘후기 : 뜨거운 여름, 아이브와 함께한 가장 특별한 하루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서론」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날이 드디어 오고야 말았다. 바로 아이브 앙콘이다. 전날 평소 시간대로 잠을 청하려고 했으나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기대감에 잠 못 이루고 심장이 계속해서 두근대었다. 5시간밖에 자지 못했지만 9시간을 잔 것처럼 너무 개운하였다. 바깥의 나무들은 왜 이렇게 이쁘고 오늘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올림픽공원까지는 1시간도 안 되는 거리지만, 나는 S24 울트라를 대여해야 해서 일찍 집을 나왔다. 올림픽공원 가는 반대 방향으로 울트라를 대여하고, 거기서 9호선을 타고 2시간을 삥 돌아가는 브론즈 정글급 동선을 타야 했기 때문이다. 지하철의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달리던 남자는 올림픽공원에 도착하자마자 미쳐버린 날씨 때문에 순식간에 육수 범벅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뭐가 중요하랴. 아이브를 볼 수만 있다면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가고 싶은 것이 다이브의 마음이다. 현장에서 티켓과 팔찌를 받으니 그제야 콘서트가 실감이 났다.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니 사운드체크 시간이 다가왔다.
「사운드체크」
사운드체크 이벤트는 가히 예술이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너무 귀엽고 너무 이쁘다. 세계 3대 마요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1번째는 참치마요, 2번째는 치킨마요, 3번째는 아이브님 제 마음 훔치지 마요. 본공연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다 훔쳐 가면 어떡하라는 건가. 그렇게 매우 짧던 사운드체크가 끝났고 잠시 밖으로 퇴장하였다. 그동안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밖에서 점심을 먹고 바로 본공연 입장.
「본공연, 퇴근길」
대망의 아이브 입갤.
[속보] 천사 실존 : KSPO DOME에서 내려와
시카고에서 치즈가 이만큼~, 크기가 이만큼~ 영락없는 잼민이서 ㅋㅋ
기네스북 선정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사람 김레이
원영이 진짜 사람 아니야…
마치 느와르 영화의 한 장면
??? : 가을 선배한테 하트 받은 썰 푼다
본공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대부분의 무대가 밴드 버전으로 편곡되었다는 것이다. 미쳤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Rock will never die라는 말처럼 밴드 버전은 나의 가슴을 울렸다. 첫 곡 I AM부터 시작하여 막곡 All Night까지 무엇 하나 거를 것이 없는 공연이었다. 응원법 있는 곡은 찍기보다는 응원법 하며 즐겼다. 사실 내 왼쪽에는 중국인, 오른쪽엔 일본인 한중일 콜라보 자리여서 주변에 응원법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뒷쪽에 있던 잼민이 친구들도 초반에 하다가 안 했지만, 나라도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사실 아이브알못 닉값 아니랄까봐 몇몇 파트는 조금 놓쳤다. 아쉽긴 하였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아무튼 아이브 콘서트 정말 최고였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했을 일요일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잊지 못할 일요일이 되었다. 이대론 집에 가기 아쉬워서 퇴근길도 보았는데 사실, 이때 진짜 쪄 죽는 줄 알았다. 33도 날씨 야외에서 2시간 가까이 사람들이랑 부대끼고 있으니… 중간에 그냥 집에 갈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경제학적 관점에서 집에 갔을 때 느낄 효용보다 아이브 퇴근길을 보는 효용이 더 크다는 결론을 내고 그냥 악으로 깡으로 버텼다. 퇴근길은 매우 짧았지만 내 계산기를 두드린 결론이 맞았다. 날씨가 나를 방해했지만, 보길 참 잘했다. 퇴근길 보고 집 가서 찬물 샤워 때리고 이렇게 나의 인생 다시 오지 않을 8월 11일 끝났다. 이제 다시 현생의 길로 걸어갈 시간이다. 설레던 마음으로 캠퍼스의 첫 발을 내밀던 날이 엊그제 같았는데 올해 6월 막학기가 끝나고 취준생 신분이 되었다. 그래서 콘서트를 갈지 말지 조금 고민하였지만, 지금이 아니면 갈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주저없이 티켓팅을 하였다. 앞으로의 나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적어도 20대 중반 내 마음 한 가운데 아이브가 있었다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다. 남은 20대의 추억도 아이브와 함께했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 있다. “욕심을 버리는 것보다 노력하는 것이 훨씬 편하다.” 덕질의 욕심을 버릴 수 없으니, 더 나은 덕질을 위해 현생을 열심히 노력하며 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아이브 파이팅, 내 인생도 파이팅, 우리 다이브들도 파이팅!
출처: 1,2,3 아이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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