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돼” 우리은행 前 회장 친인척에 내준 대출, 연체된 금액이 무려…

우리금융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대출 616억 원
연체된 금액 269억 원 규모

지난해 3월 퇴임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재임 기간을 비롯해 그 이후에도 친인척과 관련하여 허용한 대출이 616억 원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부적정 대출이 350억 원으로 확인됐으며, 해당 대출에 대한 연체 금액이 269억 원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통해 지난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자신의 친인척 관련 차주(법인·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총 20개 업체에 42건의 대출을 허용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총 42건의 대출로 자사가 이들 업체에 지급한 대출금은 모두 616억 원이었으며 이 중 28건이 부정적 대출로 확인됐다. 특히 부적정 대출에 해당한 건들은 대출 서류 진위 확인을 빠뜨리거나 담보 및 보증 평가가 부적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한겨레 등 보도에 따르면 대출금의 용도 외 유용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적정 대출로 드러난 것 중 상당수에서는 연체 등 부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사례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A 법인의 부동산 매입 자금 대출 등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실거래가(20억 원) 대출 신청을 거래할 때 제출한 매매계약서에 명시된 매매가격(30억 원)에 미달함에도 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고 추가로 돈을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우리은행은 B 법인의 신용등급 산정에도 근거 없이 상향 평가한 뒤 지점 전결로 대출을 허용했으며, 가치가 보장되지 않은 담보물을 근거로 돈을 빌려준 사실도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C 법인의 경우 ‘물품 구입 목적’으로 9억 원 규모의 대출을 받았는데, 해당 용도로 대출금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은행 쪽은 사후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남은 대출 건수는 25건에 달하며 잔액은 304억 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대출 가운데 269억 원은 이미 연체 중으로 확인돼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쪽은 “예상하는 손실액은 82억 원에서 158억 원 규모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은 지난 1월과 5월에 관련 조사를 벌이고 관련 직원 D 씨를 지난 4월 면직했다. 이 직원은 우리은행 전 선릉금융센터장을 맡은 D 본부장이며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대출 다수를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D 씨가 퇴직할 때 진행한 감사 일부에서 드러났다.

한편 손 전 회장이 지주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친인척 관련 대출액은 약 5억 원 수준이었지만, 취임 이후 616억 원으로 대폭 늘어나 우리은행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6월 손 전 회장 관련 부적정 대출 제보를 받은 후 조사를 진행했으나, 금감원과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이 관련 대출에 어떠한 관여를 했는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차주와 관련인의 문서 위조를 비롯해 사기 혐의 등에 대해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반복되는 금융권 논란에 수사당국의 적극적인 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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