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재판 ‘열쇠 ‘된 증인, 재판장에서 180도로 말 바꿨다
카카오 김범수 구속
재판서 이준호 증언 번복
아내 윤정희 10억 차익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검찰 송치 8개월 만에 구속되면서 카카오는 설립 이래 사상 최대의 위기에 놓였다. 이번 재판 과정에서 ‘열쇠’로 작용한 증인인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브라이언(김범수)이 시세조종을 ‘컨펌’(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이준호 부문장의 증언이 재판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3일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김범수 위원장의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는 검찰이 금감원으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지 8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그동안 검찰은 카카오 주요 임직원을 비롯해 관련 사모펀드 사 등을 대상으로 수사망을 좁혀왔다. 그중 특히 이준호 부문장과 부인인 배우 윤정희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따른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이자, 수혜자인 정황이 드러났다.
또한 이준호 부문장은 드라마 제작사인 ‘바람픽쳐스’를 고가에 인수했다는 혐의로 여러 차례 검찰 조사를 받는 중, 증언을 바꾸면서 이목이 쏠렸다. 특히 바람픽쳐스는 카카오엔터가 대주주에 자리 잡고 있어 이들의 연관성에 주목된다.
이번 논란의 중심인 ‘시세조종’에 이준호 부문장은 현재 연관된 세 축인 카카오를 비롯해 원아시아파트너스, SM엔터테인먼트 모두 연관된 핵심 인물로 꼽힌다. 지난해 3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하이브와의 긴 혈투 끝에 SM엔터테인먼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과정에서 인수 경쟁사인 하이브를 방해할 목적으로 투입한 2,400억 원으로 SM엔터테인먼트 주가를 하이브의 목표주가(12만 원)보다 높이 띄웠다는 의혹이 발생했다. 또한 해당 ‘시세조종’ 과정에서 카카오는 원아시아와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기도 했다. 원아시아는 사모펀드 업체이다.
여러 회사가 연관된 만큼 이번 재판에서는 증언이 중요한 ‘열쇠’로 작용했다. 지난달 5일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준호 부문장은 “배재현(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대표가 브라이언(김범수)의 컨펌을 받았다고 얘기했다”라고 증언했다. 즉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김범수 위원장의 관계가 분명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증언을 통해 수사는 급물살을 타면서 김범수 위원장은 영장실질심사 끝에 지난달 23일 구속되었다. 반면 핵심 인물인 이준호 부문장은 구속되지 않으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올해 1월 시행된 ‘자진신고자 감면제도’가 처음으로 이준호 부문장에게 적용된 것으로 분석했다.
카카오 변호인단의 의견서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가 행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이준호 부문장이 처음에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된 것이다.
한편 이준호 부문장의 부인 배우 윤정희는 SM엔터테인먼트 개인 주주 중 최대 수준의 주식을 보유한 적이 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윤정희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약 6만 7,000주를 보유한 ‘큰손’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2월 17일 이준호 부문장은 한 증권사 직원에게 “아내(윤정희) 계좌에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오늘 (주가가) 13만 2,000원을 넘으면 다 팔아달라”라고 요청했고, 이를 통해 윤정희는 10억 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본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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