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도 갈라놓는 이혼 예능, 아동학대 논란에…무거운 입장 전했다
[TV리포트=박정수 기자] 큰 화제를 모았던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정규 편성으로 돌아온다.
16일 오전, 채널 ‘MBN 므브니’에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한이결’)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용만, 오윤아, 이혜정, 최준석, 정대세, 윤세영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윤아는 출연 소감에 대해 “개인적으로 기다렸고, 빨리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만나 뵙게 돼서 기쁘다”라며 “제가 MC도 보지만 너무 빠져있다”라고 전했다.
이혜정은 “(프로그램) 처음 시작할 때는 ‘이거 뭐지?’ 했는데 하다 보니 너무 많은 꾸중을 듣더라. 저는 ‘잘살고 있다’라고 생각했는데, 저도 저를 돌아보게 되고 남편도 자기를 돌아보면서 부부 삶의 형태를 알게 됐다”라며 “‘(부부가) 나이가 들어도, 젊어도 같은 상황이 있구나’ (생각했다) 저는 이걸 할 때는 어려웠지만 하고 나니까 남은 인생을 잘 수 있겠다는 생각을 들었다”라고 전했다. 또 “다시 하는 게 기대되고, 처음 했던 거보다 남편이 얼마나 달라질까 신이 났다”라고 덧붙였다.
최준석은 “(출연이) 쉽지 않았다. 우리 부부가 좋아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었고, 이걸 한 번 하면서 내 모습은 어떤지, 아내 모습을 볼 수 없는 입장이니까 어떤 모습이 있을까 궁금했었다. 그러다 보니 결정하게 됐다”라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정대세는 “저는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다 보니까, 신혼 때하고 다른 느낌이 생기고 다른 관계가 되고 아이들도 많이 컸고. 방송에서도 보다 보니까 ‘내가 이렇게까지 심했나?’ 스스로 반성하게 됐고, 이런 남자하고 결혼한 아내가 과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미안했다”라고 전했다.
윤세영 PD는 정규 방송을 준비하며 신경 쓴 부분에 대해 “가지고 계신 인생 스토리가 엄청 깊고 길다. 그걸 촬영하는 기간이 일주일에서 보름 정도다. 어떻게 하면 ‘잘 담아내고 표현할 수 있을까’가 가장 힘썼던 부분이다. 다행히 출연해 주시는 모든 출연진이 본인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 주셨다. 촬영하는 내내 생각지 않았던 일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본인들의 갈등 상황이 잘 드러날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런 내용들을 시청자 분들이 직접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혜정은 ‘한이결’ 재출연을 결정한 이유와 주변 반응에 대해 “방송을 하고 야단이 났다. 모두 ‘고민환 선생이 저랬어?’ 너무 놀라워하는 거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남편이 화면으로 자기를 보면서 화면을 보지 못하고 방으로 들어가서 많은 생각을 하더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내가 나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데, 화면을 통해서 보게 되니까 서로 생각하는 마음도 생기고, 저는 무조건 제가 ‘당하고 사나?’라는 억울함이 있었는데 저도 만만치 않더라. 크게 억울할 게 없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너스레 떨었다.
다른 부부들의 생활을 보며 각자 고충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이혜정은 “‘별난 남자 없구나’, 이만하면 더 노력해 보면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제가 제일 가슴이 아팠던 건 제 자녀들은 다 성장해서 자녀를 가지고 있는데, 저희가 꺼내 놓은 ‘가상 이혼’이라는 얘기를 듣고 (자녀들이) 힘들어하고 부모를 걱정하더라. 이게 둘만의 얘기가 아니라, 별 남자 없다면 잘 아는 이 남자하고 좋아지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라고 덧붙였다.
최준석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 저는 운동선수로서 알려져 있고, 아내나 아이들이 같이 나와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부담스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프로그램을 보면서 느꼈던 게, 우리 부부가 조금 더 좋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 내가 나가서 내가 어떤 모습인지 그런 게 궁금해서 결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 말을 듣던 김용만은 “출연하게 된 동기에 정대세 씨의 활약이 있냐”라고 물었다. 최준석은 “저 친구도 저렇게 하는데, 나는 저거보다는 심하지 않겠지, 안 심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면에서는 ‘내가 좀 더 괜찮지 않나'”라고 자신감을 드러내 주위의 웃음을 자아냈다.
윤세영 PD는 로버트 할리 부부의 섭외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그는 “로버트 할리 씨 같은 경우는 섭외하는 과정에서 제작진도 고민을 했던 부분도 있다. 할리 씨도 출연에 대한 부분을 고민했다”라며 “아내 명현숙 씨와 대화를 하던 중에 마약 사건 후에 부부 관계가 많이 힘들어졌고, 가족 간의 관계도 어려움이 있었더라. 그런 부분을 되찾고 싶다는 말을 눈물을 보이시며 얘기했다. 진정성이 이 프로그램에 적합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출연을 말씀드렸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로버트 할리 씨 같은 경우는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대중적인 시선이 불편하지 않을까 조심해서 촬영했고, 그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촬영이 들어가자마자 진심으로 임하셨다. 할리 씨 같은 경우는 마약 사건에 대한 상황적인 이야기나 그 당시의 이야기를 아내나 가족들에게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더라.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가감 없이 이야기해 주셨고, 그러면서 가족이 어떻게 변화되는지를 보면 우려하는 시청자분들의 마음을 또 다르게 판단하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세영 PD는 아동 출연 논란에 대해 “아동 학대라는 키워드가 논란에 된 것에 대해서는 제작진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촬영하기 전부터 미성년 자녀들이 이혼이라는 사실에 접근하지 않게 하자는 게 저희 생각이었고, 그럼에도 이혼이라는 과정 속에 가장 큰 축이 재산 분할과 양육권 문제라 얘기 안 할 수는 없었다”라며 “이혼 이라는 사실을 직접적인 노출이 아니라 에둘러 표현했지만, 보시는 시청자분들 입장에서는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자리를 빌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윤세영 PD는 출연진들의 눈물에 대해 “사실 ‘연출이 아니냐’라는 이런 얘기도 있었다고 하는데, 저희가 연출 드린 건 ‘가상 이혼’이라는 건 드렸지만, 그 이후에 큰 맥은 동선의 체크 정도다. 대사가 있거나 행동 지시가 있는 건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촬영이 들어가면 자신들의 본연 생활로 들어갔다. 그리고 갈등이나 부부싸움 요소는 진짜로 하시고, 현장에 저희 제작진이 있든 없든 일상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던 거 같다. 거기서 나오는 (진짜) 눈물들이 (나오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이결’은 지난 1~2월 5부작 파일럿으로 방송돼,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 등을 뜨겁게 달궜던 가상 이혼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스타 부부들의 ‘가상 이혼’을 통해 이 시대의 부부관계 및 가족의 소중함을 되짚어 보게 하는 파격적인 포맷과 진정성 어린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파일럿 5부작의 인기에 힘입어 정규 편성을 확정 지었다.
한편, 전무후무한 ‘가상 이혼’ 솔루션으로 안방을 뒤흔들어 놓았던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정규 편성과 함께 오는 8월 18일(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박정수 기자 pjs@tvreport.co.kr / 사진=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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