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6개월째 해결 안 되자 의대생 학부모 결국 폭발했다
정부-의료계 갈등 지속해
15일 의대생 학부모 궐기
2학기 등록금 거부 선언
지난 2월 촉발된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이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좁혀지지 않으면서 결국 의대생 학부모들이 거리에 나와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재 ‘의정 갈등’ 사태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규탄했다.
광복절인 8월 15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대한문광장에서 전국 의대생 학부모 연합을 비롯해 경기도의사회는 의학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어 정부의 행정을 지적했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의대생 학부모를 비롯해 의대생, 전공의, 의대 교수 등 주최 측 추산 규모로 2,000여 명이 참석하여 목소리를 냈다.
집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의사 가운을 의미하는 흰색 상의를 입고 집회에 참석하여 의대 증원 정책 철회 및 의학 교육 정상화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한 이들은 16일 국회 의대 교육 점검 청문회를 앞두고 의대 증원이 교육 현장을 훼손하고 있다며 청문회에서 제대로 따져 물어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9월 개강을 코앞에 둔 의대생들은 학교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아대 의대 본과 4학년 A 씨는 “(정부는) 무리한 증원을 통해 교육 환경의 질마저 저하하려고 한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의술에 대해 열의를 가지며 공부에 임하겠냐”라고 했다.
현장에서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등록금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함께 ‘등록금을 거부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대학들은 의대생들의 미등록 제적을 방지하기 위해 등록금 납부 기간 연장을 검토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실제 국립대 10곳 중 6곳은 9월 초 2차 등록을 시행하기로 했으며, 일부는 3차 등록 기간도 운영하기로 밝혔다. 특히 지방 국립대인 충북대는 필요시 2학기 등록 기간을 12월까지 연장하겠다는 계획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의대 증원’에 의대생들의 반발이 심한 만큼 대학가에서도 의대생 복귀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등록이 더 늦어져 집단 유급이 발생할 경우 올해 신입생과 내년 학년도에 입학할 신입생 약 7,600명이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의대 교육 부실화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늘어난 신입생과 유급된 의대생이 한 번에 수업을 들으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채희복 충북대병원 비대위원장은 “당장 내년부터 50명 규모로 지어진 강의실에서 200명이 강의를 듣는 것이 가능하겠냐”라며 “의대의 경우 실습 교육이 중요한데, 현재 본과 3·4학년 100명이 실습을 하던 것이 증원 이후에는 400명이 실습을 돌아야 해 교육이 제대로 되기 어렵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대로 된 임상실습 교육을 받지 못한 채 면허를 받으면 해도도 없이 망망대해를 떠나는 돛단배가 될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과대학 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참석한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은 “지역의사제나 공공의대가 지역의료 확충을 위해 고민한 결과라고 이해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지역 공공의료 확충을 법에 따라 강제적으로 하거나 입학 충원에 있어서 불공정성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신중히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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