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빠져 100억 사기 친 ‘기부천사’ 男스타…실명 공개됐다
[TV리포트=박정수 기자] 유명 유튜버들이 연일 팬들의 사랑을 배반한 사고로 충격을 주고 있다.
유명 유튜버들은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2023년 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유튜버(크리에이터)는 초등학생이 꿈꾸는 순위 4위다. 이미 유튜버는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자신의 인기를 악용해 사기를 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1일 수원남부경찰서는 지난 13일, 사기 및 사문서위조 혐의를 받는 유튜버 ‘킹아더’ 문 씨(40대 남성)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문 씨는 2017년부터 수원과 화성 일대에서 130여 세대의 빌라 5채와 아파트 1세대를 산 후 전세를 놓았고,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임차인 77명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피해액만 119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이 문 씨를 고소하며 범행이 드러났다. 문 씨는 대출 목적으로 임차인과의 전세 계약서를 월세 계약서로 위조한 뒤 금융기관에 제출한 사문서위조 혐의도 있다. ‘킹아더’는 지난 11일, 코로나에 걸려 당분간 방송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 말한 뒤 영상을 올리지 않고 있다.
또 지난 2023년, ‘슈퍼개미’로 불리던 유튜버 김정환 씨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자신의 개인 채널에서 선행매매로 보유 주식 84만 7,000여 주(187억가량)를 매도해 58억 원가량의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았다.
김 씨는 개인 채널 방송에서 A종목 투자를 권유하며 “이런 보수적인 종목들은 크게 들어가도 상관없다. 실적이 좋기 때문이다”라고 특정 종목에 투자할 것을 유도했다. 이후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A종목을 팔았다. 다음 날에도 특정 종목을 추천한 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물량을 처분했다.
하지만 김 씨는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방송 내용이 시청자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일괄적으로 매수 추천 또는 매도 보류 추천으로 보기 어렵다”라며 “사기적 부당거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100만 유튜버’였던 유정호도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유튜버로 활동하면서 알게 된 지인에게 100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여 논란이 됐다. 당시 화장품 회사를 운영하던 유 씨는 주변에 100억 원 이상의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았는데, 그는 온라인 도박에 빠져 돈을 도박 자금으로 사용했다. 유 씨는 “유튜브 100만 구독자 계정만 팔아도 30억이 넘고, 두 달이면 3,000만 원이 나온다”라고 재력을 과시하며 돈을 편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임동한)는 거액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로 기소된 유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유명 유튜버인 자신을 신뢰한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거액을 편취해 죄책이 매우 무겁다”라면서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피해 금액을 대부분 변제한 점 등을 고려 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인플루언서’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100만 유튜버 ‘오킹'(본명 오병민)은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화제가 됐다. 상금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비밀 유지 의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인데, 위약금과 관련해서 넷플릭스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태다.
앞서 오킹은 지난 2월, ‘스캠 코인'(가상 화폐 사기) 논란에 휩싸여 구설에 올랐다. 스캠 코인 의혹을 받는 ‘위너즈’에 이사로 등재돼 있던 것. 위너즈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MMA리그와 스포츠센터 등을 운영하는 회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위너즈가 불법 자금모집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퍼졌고, 논란이 커지자 위너즈 측은 해당 내용을 악성 루머라고 일축했다.
오킹 역시 위너즈와의 관계를 부인하다 입장을 바꿔 자신도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던 중 최승정 위너스 전 대표는 “오킹이 위너즈를 스캠으로 만들어 버렸다”라며 오킹이 ‘더 인플루언서’ 최종 우승자라고 폭로했고, 오킹은 결국 ‘더 인플루언서’ 우승 상금 3억 원을 받지 못하게 됐다.
유명 유튜버는 많은 구독자가 있어 그만큼 큰 영향력이 있다. 반대로 구독자는 그들을 신뢰하면서 콘텐츠를 소비해 왔기에 그들의 말에 속아 넘어가기도 쉽다. 자신의 구독자가 많다고 해서 그 힘을 과시하기보다는 구독자 한 명 한 명이 소중했던 방송 초창기를 돌아보고 팬들과 소통해 보면 어떨까.
박정수 기자 pjs@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 오킹, 유정호, 채널 ‘킹아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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