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공백’ 채우는 PA 간호사들, 당장 7년 뒤에는 ‘골치’ 아파진다는데…
지난 2월 ’의-정 갈등’ 촉발
의료 공백 PA 간호사 채워
7년 뒤 자리싸움 우려돼
지난 2월 촉발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의견 차이가 깊어진 가운데 수련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투입된 PA 간호사들의 자리가 7년 후에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는 수술실 간호사 또는 임상 전담간호사 등으로 불리며 진료 지원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하면서 이를 반대한 대학병원 전공의들은 정부 정책 반대의 의미를 담아 병원을 떠났다. 이에 실제 최근 전공의 10명 중 9명은 병원을 떠났다고 알려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2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율은 지난 14일 기준 1만 3,531명 중 1,216명으로 전체의 9% 수준이었다.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는 하반기 전공의 2차 추가 모집을 시작했지만, 지원한 전공의는 극소수에 그치며 지난 16일 마감했다.
앞서 지난 7월에 열린 하반기 전공의 1차 모집에서도 지원율은 1% 수준이었다. 이러한 상황으로 전문가들은 앞으로 7년간 전공의의 빈 자리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복귀 요청에도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며, 의대생의 의사 국가 고시 응시 거부로 내년에 배출될 신규 의사 수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의료 공백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약 3,000명 가운데 의사 국시 원서를 낸 이들은 159명으로 약 5% 수치에 그쳤다.
이는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2,9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6%가 국시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의사 국시를 포기하면서 전공의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하여 의과대학 학생들 역시 수업 거부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재학생 1만 8,217명 가운데 수업 출석 의대생은 지난달(7월) 22일 기준 495명으로 전체의 2.7% 수준에 그쳤다. 또한 복귀하지 않은 의대생 역시 2학기에도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광복절인 지난 15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에서 전국의대학부모연합과 경기도의사회는 ‘의학교육 정상화 호소 궐기대회’를 열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강하게 반발했다. 더하여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2학기 등록금을 내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명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했을 때, 대학병원 전공의가 정상화되려면 내년 학년도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수련 과정을 거쳐 전공의까지 도달하는 시간인 7년을 기다려야 한단 것이다. 또한 그 사이 공백은 PA 간호사를 통해 메우고 있는데, 당장 7년 뒤 다수의 전공의가 양성될 경우 이들의 자리싸움이 촉발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회는 오는 28일 전담간호사(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합법화한 ‘간호법안’을 처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더하여 정부는 대학병원의 전공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PA 간호사를 현재 1만 3,000여 명에서 2만 명까지 대폭 상승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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