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인수로 회사 몸집만 불리더니…돌아온 건 채용 취소입니다”
카타르 항공 채용 취소
비자 발급도 마친 상황
대부분 아시아·아프리카 국가
최근 카타르 항공 그룹이 남아프리카의 유명 민간 지역 항공사인 에어 링크(AIRLINK)의 지분 25%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불리는 가운데 한국인 승무원 지원자를 합격시킨 후 6개월 뒤 돌연 채용 취소 통보를 한 사건이 드러나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특히 합격한 승무원 지원자는 이미 현지에서 거주할 수 있는 취업비자까지 발급받은 상태로 난데없는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
올해 초 카타르 항공의 승무원 채용 시험을 본 승무원 지원자들은 최종 면접을 마친 후 2년간 현지에서 거주할 수 있는 취업비자를 발급받았다. 해당 절차는 항공사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비용 역시 회사 측에서 지불했다.
더하여 취업비자 직업란에는 ‘승무원’으로 명시되어 있어 사실상 승무원 지원자 입장에서는 모든 전형을 마치고 최종 합격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통상적으로 항공 승무원업계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약 2~3달가량이 지난 후 항공사로부터 출국 날짜를 통보받고 정식 입사를 해왔기 때문에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승무원 지원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항공사는 출국 통지서를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승무원 지원자는 “비자를 발급한 상황에서 2월에 직장을 그만두고 5월 1일에 기다리라는 메일을 받았다”라며 “(기다리는 동안) 다른 곳에 입사해서 회사에 다닐까 하다가도 (카타르 현지로) 오라는 메일을 받으면 그만둬야 하니까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7월 말 카타르 항공 승무원 지원자들에게 돌연 최종 불합격 소식이 전해졌다. 이들은 카타르 항공이 합격을 취소 및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승무원 지원자는 “(회사 측에서) 저희 비자 발급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비자를 만들어준 거기 때문에 ‘비자가 나오면 간다’라고 생각하지, 합격을 시켰다가 최종 탈락을 해버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고 호소했다.
카타르 항공에서 돌연 채용 취소 통보를 받은 이들은 한국인 승무원 지원자뿐만 아니었다. 방글라데시 국적 지원자 A 씨 역시 항공사 측으로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방글라데시 국적 지원자 A 씨는 “(불합격 사유에 대해) 어떠한 이유도 듣지 못했다”라며 “카타르 항공과 주고받은 연락은 지난 3월 이후로 없었다. 불합격 통보를 받은 뒤 회사 측으로 이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YTN에 따르면 이러한 일을 겪은 이들은 한국과 태국에서 확인된 인원만 140여 명이라고 한다.
대부분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 지원자들을 중심으로 이와 같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카타르 항공 측은 “한국인 승무원 지원자 가운데 약 70명을 최종 선발했다. 이들에 대한 채용을 번복한 적은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카타르 노동법에 따르더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승무원 지원자들의 입장에서 비자 발급 등 채용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일 만한 상황이었단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변호사 B 씨는 “통상적으로 채용된 인원에게 지원하는 취업비자 발급까지도 회사가 마쳤으니까, 당사자들로서는 당연히 채용되었을 것이라는 신뢰할 만한 사정이 형성됐다”라며 “’채용시험에서 불합격했다’라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기 때문에 부당해고로 평가받을 수 있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한편, 카타르 항공은 이달 에어 링크 지분 25%를 인수하여 아프리카대륙에서 입지를 키워나갈 채비를 마쳤다. 특히 에어 링크는 아프리카 15개국을 비롯해 약 45개 도시를 취항하고 있어 이번 카타르 항공 인수를 통해 양사 간 파트너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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