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늘어나는데 집값은 왜 올라요?”에 국토부가 내놓은 대답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비아파트 공급 차질 영향
금리 인하 기대감 적용
최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집값 상승의 원인을 설명하며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아파트 공급이 충분한데도 집값이 지속 상승하는 이유에 대해 비아파트 공급에 차질이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우 장관은 이런 사실을 지난 21일 열린 국토 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밝혔다. 그는 “정부 추산 아파트 입주 물량은 충분한데 집값은 왜 오르냐?”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비아파트 부분에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중장기적인 공급에 대한 불안 심리가 있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은혜 의원은 박상우 장관을 향해 “서울의 연간 적정 신규주택 수요를 몇만 가구로 잡고 있냐?”고 질의했다. 이에 박상우 장관은 “서울 아파트 연간 입주 물량이 올해와 내년 2년간 평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며 “2026년 이후에 대해선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평년과 비교했을 때 부족하지는 않으나 평년의 아파트, 비아파트를 아우르는 서울 소재 적정 신규주택 물량을 연간 7만 가구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혜 의원은 이런 박상우 장관의 발언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은혜 의원은 “장관 말이 맞다면 공급이 충분한데 왜 집값이 오르는 것이냐?”라고 질의를 던졌다. 이에 박상우 장관이 공급에 대한 불안심리와 그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의 작용을 집값 상승의 배경으로 꼽은 것이다. 이어 주택 수요 전망에 대해서는 “수요는 상당히 가변적이라 기계적으로 정확한 예측이 나와 숫자를 갖고 얘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전체 회의에서는 앞서 정부가 제시한 주택 공급 목표치를 얼마나 달성했는지에 대한 실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는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정부에서 부동산 문제가 심각했을 때 용산 정비창에 1만 가구, 태릉에도 1만 가구 등을 짓겠다는 공급계획을 발표했는데 실현된 것이 거의 없다”면서 “2022년 8월에도 27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목표 대비 실적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지적에 나선 것이다.
당초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지난 2022년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270만 가구 공급 달성을 위한 ‘규제 정상화’를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22년 6월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임기 내 270만 가구 공급하겠다는 공약이 현실화하지 못한 부분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에 박상우 장관은 “270만 가구는 대책이 아니라 정부가 출범해 발표한 ‘로드맵’”이라며 “이번에 발표한 공급 대책은 당초 목표 달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그는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성사되지 못한 사례를 잘 참고하겠다”고 부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정부가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정책들이 사실상 서민들을 잡는 정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1일 가계대출 증가세와 집값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주택도시기금의 디딤돌·버팀목 대출금리를 0.2∼0.4%포인트(p)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의 정책에 따라 디딤돌 대출금리는 기존 연 2.15~3.55%에서 2.35~3.95%로, 버팀목 대출금리는 기존 1.5~2.9%에서 1.7~3.3%로 상향했다.
이런 정부의 정책에 일부 금융 소비자들은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디딤돌·버팀목 등 서민 대출의 혜택을 줄이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믿었던 정책금융 대출금리마저 오르다니”와 같은 반응을 보인다. 이는 정책금융 상품의 대출금리 상향이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에 대해 한 경제 전문가는 대출금리 상향으로 가계부채를 잡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주로 서민이 대상인 상품에 대한 금리 상향은 집값을 잡는데 효과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지속 상승하고 있는 수도권 집값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8·8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강남의 집값과 매수 의향은 2주 연속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의 상승 폭은 0.32%에서 0.28%로 소폭 줄었지만 강남 11개 구는 0.33% 상승해 서울 집값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실효성 있는 주택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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