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코로나19’ 신천지 집단 거주지로 불리던 아파트…지금은?
대구 성당동 한마음 아파트
기숙사형 임대주택 아파트
2025년 행복주택 준공 예정
방역 당국과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이 이번 주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코로나19가 일상생활을 덮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부터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하향 조정됨에 따라 격리 의무 등 방역 조치는 권고로 전환된 바 있으나, 최근 급등하고 있는 환자 수에 따라 과거 마스크를 쓰고 일상생활이 제한되던 상황을 다시 맞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처음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4년여가 지난 가운데, 코로나 유행 초기 ‘감염자’라는 이유로, 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에 산다는 이유로 혐오와 차별에 시달린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국에서 처음으로, 아파트가 통째로 코호트 격리됐던 대구의 한마음아파트다.
격리 수순을 밟았던 당시만 해도 5층짜리 아파트 두 개 동에 140여 명이 살고 있던 한마음아파트는 현재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아 폐허로 변했다. 이는 한마음 아파트에 ‘코로나 아파트’, ‘신천지 아파트’와 같은 꼬리표가 붙으며 입주민들이 하나둘 아파트를 떠났기 때문이다.
한마음 아파트는 대구 달서구 성당동에 위치한 곳으로 지난 1985년 대구시가 여성 노동자들이 저렴한 임대료로 살 수 있도록 지은 기숙사형 임대주택이다. 당시 월 임대료가 호실 전체를 혼자 쓰면 5만 7,000원, 큰방만 쓰면 3만 4,000원, 작은 방만 쓰면 2만 3,000원이던 만큼 저렴한 임대료로 인기를 끌었다.
다만, 지난 2020년 3월 해당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 46명이 연이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아파트 전체 출입을 통제하는 ‘코호트’ 격리 조치가 한마음아파트를 덮치며 소중한 보금자리는 일순간에 감옥으로 전락했다. 코호트 격리 조치에 따라 입주민 전원은 한마음아파트를 벗어날 수 없었다. 당시 입주민들은 ‘나갈 수 없다는 답답함보다 쏟아지는 책망의 시선을 견딜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시기에 실제로 일부 네티즌들이 대구를 ‘코로나 진원지’로 몰아가는 한편, 해당 아파트에 신천지 예수교회 교인이 다수 거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천지 아파트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시선을 견디지 못한 이들이 하나둘 아파트를 떠나며 지난 2022년 말 마지막 입주자의 퇴소로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되었다.
이에 대구시는 한마음 아파트를 청년 행복주택으로 탈바꿈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대구시는 “대구시 달서구 한마음아파트를 올해 철거하고 2025년까지 청년 행복주택과 한마음 어울림 센터 등을 세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해당 아파트가 신천지대구교회와 가깝다는 이점 때문에 코호트 격리 뒤 ‘코로나 아파트’ ‘신천지 아파트’라는 이름이 붙으면서 주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자 코호트 격리가 끝난 뒤 새 입주민을 받지 않은 것에 이은 행보다.
당초 대구시는 새 입주민을 받지 않은 기간 동안 해당 공간을 활용할 새로운 방안을 고민했다. 지난해 마지막 입주민의 거주 기간이 끝나자, 재건축 계획을 세운 대구시는 2025년까지 240가구 규모의 청년 행복주택을 건설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도시재생사업으로 로컬푸드 복합센터·어린이오픈캠퍼스 및 생활안전 건강 커뮤니티·청년 커뮤니티 공간 등을 갖춘 연면적 2,460㎡ 규모의 한마음 어울림 센터도 자리 잡게 되며 공영주차장과 도시계획도로도 만들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최병우 대구주거복지센터장은 “운영의 폐쇄성 문제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겹쳐서 문제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이걸 해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성 주거 복지 기능을 없애 버리는 것이라 아쉽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당시 한마음 아파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대구시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간 유착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는 한마음 아파트의 거주자 141명 중 신천지 교인이 94명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당시 대구시가 한마음아파트의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점과 더불어 입주 필요 자들의 입주 대신 신천지 교인이 입주자의 절반이 된다는 점을 근거로 특혜성 입주를 해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마음아파트 입주자 94명이 신천지 교인인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을 두고, 대구시가 신천지에 대한 특혜성 입주를 추진했는지 아니면 신천지의 적극적인 포교로 ‘신천지 아파트’가 되었는지 알 수는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은 “한마음아파트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지만 아직 밝혀진 개연성이 없고, 아마 신천지 신도 일부가 이곳에 입주하면서 계속 다른 신도들에게 이를 소개해 다수 신도가 살게 된 것으로 본다”며 유착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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