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열쇠’ 된 비자금…이번엔 노태우 아들이다
김옥숙 여사 ‘비자금 메모’
이혼소송 증거로 사용돼
장남 노재헌에 송금 이력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아트센터 나비 노소영 관장의 세기의 이혼소송 2심 과정에서 핵심 ‘열쇠’ 역할을 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에 관한 또 다른 자금 흐름이 포착돼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비자금을 조성하여 추징된 금액이 무려 2,628억 원 규모인데, 별도로 아내인 김옥숙 여사가 관리하여 세간에 드러나지 않은 돈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이른바 ‘안방 비자금’ 의혹에 불이 지펴졌다.
앞서 지난 5월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이혼소송에서 재판부는 최 회장의 재산 증식에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봤는데, 이때 열쇠 역할을 한 것은 김옥숙 여사의 메모였다. 재판 당시 2심 재판부는 김옥숙 여사의 메모에 ‘선경(현 SK) 300억’이라고 적힌 것을 근거로 해석하여 비자금 유입에 따라 SK의 성장에 노 관장의 기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재판부는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1조 3,808억 원,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이혼 소송 2심에서 재판부가 SK 성장 과정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유입을 근거로 재산분할을 결정하여 큰 화제가 됐다. 그런데 최근 노 전 대통령의 숨겨진 비자금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 이사장이 원장직은 맡고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김옥숙 여사 명의로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출연금 147억 원의 거금이 들어왔다. 연도별로 김 여사는 각각 현금 10억 원을 2016년과 2017년에 입금했으며, 이어 2018년에 예·적금 12억 원을 출연했다. 이후 지난 2020년에는 예·적금 95억 원, 2021년 예·적금 20억 원을 출연하면서 상당히 큰 규모의 지원을 이어갔다.
특히 가장 많은 출연금인 95억 원을 입금한 2020년에는 노재헌 이사장이 원장으로 취임한 연도로 알려졌다. 당시 노 이사장은 원장 취임하기 1년 전인 지난 2019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광주에 자리 잡은 오월어머니집을 방문하며, 당시 거동이 힘들었던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을 대신하여 사죄 의사를 밝혔다. 이후 노 이사장은 본격적으로 대외 활동을 이어갔다.
노 이사장이 원장직을 맡은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지난 2012년에 설립된 한중문화센터를 전신으로 한다. 현재는 한·중, 한·일 양자관계를 넘어 한·중·일과 알파(α)의 동아시아 교류 협력을 지향하고, 민간 교류 사업에 힘쓰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실질적인 활동 내용에 따르면 노태우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책 기념 사업인 북방정책 평가 사업 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개인 재단 아니냐는 의혹을 던지기도 한다.
실제 2021년 기준 법인 결산 공시에 따르면 총 사업비용 3억 5,000만 원 가운데 공익목적 사업비로 분류한 약 2억 6,000만 원은 상당수 노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평가받는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사업을 비롯해 정치적 기반 지역이자 노 전 대통령의 고향 대구 지역 학생 장학금 등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의 기념 용도로 쓰이는 상황이다.
한편, 27일 국세청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는 ‘탈세 제보서’가 제출됐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이 같은 내용을 기재위 전체 회의에서 밝히고 국세청에 제보서를 제출하면서 이목이 쏠렸다.
김 의원은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메모’가 증거로 인용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당 금액이 과거 노 전 대통령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자백한 4,600억 원과 지난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된 추징금 약 2,628억 원 사이의 차액 가운데 일부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증여 시점과 관계없이 불법 정치자금의 청산을 위해 증여세 특례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할 수 있는 국세기본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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