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층 롯데타워는 일본 건물인가요?”에 신동빈 회장이 내놓은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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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롯데월드타워 초고층 빌딩
롯데물산 일본 자본 4,000억
부산 롯데호텔 일본 99.96%

지난 2019년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전파됐던 당시 일본 브랜드 매장들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대형마트, 문구점, 편의점 등에서도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를 통해 불매 운동에 동참하며 전국적인 운동으로 번지며 ‘일본 소유’라고 낙인찍힌 기업들이 발 빠르게 해명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이중 당시 가장 논란이 됐던 기업이 롯데그룹이다. 앞서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여파가 해결되지 않았던 롯데그룹은, 불매 운동의 중점적인 대상이 되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롯데그룹이 가장 공을 들인 사업이자 신격호 명예회장이 아꼈다는 롯데타워가 일본 소유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번졌다. 그렇다면 롯데타워는 정말 일본의 소유일까?

2016년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는 세계 5위안에 꼽히는 초고층 빌딩이자 한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설립 당시부터 단숨에 서울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등장했다. 특히 롯데월드타워에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과 더불어 건설을 맡은 롯데 물산 등이 입주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하고 해당 건물의 건설을 맡은 롯데물산이 건설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일본으로 끌어온 것으로 알려지며 일본 소유의 건물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공사 시작 시점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7년여에 걸쳐 완공된 롯데월드타워는 매년 수천억 원의 공사비용을 투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공사 대금이 부족했던 롯데물산은 일본으로부터 총 4,000억 원을 빌려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실제로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은 제2롯데월드 건설을 위해 1987년에 용지를 매입한 이후 끊임없어 건설을 시도해 왔으나 서울공항의 군용기 비행 안전 문제 때문에 빈번히 인허가를 받는 데 실패한 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에야 인허가를 따낼 수 있었다.

인허가 취득 실패를 여러 번 겪은 롯데그룹은 자금이 부족해 건설을 중단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롯데월드타워 개발사업을 시행한 롯데물산이 대부분의 공사대금을 차입금으로 마련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물산은 롯데월드타워 준공을 위해 매년 3000~500억 원 안팎의 공사 관련 비용을 사용했는데, 이 중 일본 자본이 총 4,000억 원으로 드러난 것이다.

실제로 롯데물산은 일본 롯데홀딩스로부터 지난 2009년 당시 1,262억 8200만 원에 달하는 장기차입금을 제공받았다. 이어 차입금 규모는 2010년 1,397억 800만 원, 2011년 1485억 1,600만 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또한,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으로부터 지난 2013년 400억 원을 이자율 3.28%, 만기일 2016년 12월 20일 등의 조건으로 차입한 것을 시작으로 400억 원씩 4차례 더 장기로 차입금을 제공받아 총 2,000억 원을 빌린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어 미즈호은행에서도 지난 2015년 1,000억 원을 빌린 이후 계속해서 돈을 빌려 롯데물산의 경우 지난 2021년까지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의 장기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미즈호은행에도 장기차입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 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롯데물산은 2014년과 2015년 롯데홀딩스에 이자 비용으로 각각 22억 6,000만 원, 19억 300만 원 등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롯데월드타워가 사실상 일본의 자본으로 지어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다만, 롯데그룹 측은 이에 대해 대출 이자를 따져 결정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롯데물산의 지분을 일본 롯데홀딩스가 56.99%, 호텔 롯데가 31.13%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며 롯데물산의 모호한 정체성에 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어 호텔롯데 역시 일본 투자 회사가 지분 72.65%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분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 일본 광윤사, 일본 패밀리 등으로 지분의 99.28%가 일본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 사실상 롯데물산이 일본 소유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홀딩스의 지분이 절반을 넘어가기 때문에, 롯데물산은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분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우리나라는 기업의 주식 10% 이상을 외국 법인 혹은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으면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등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인정받을 경우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리게 되는데 현재 롯데물산과 호텔롯데는 외국인 투자 기업으로 등록되어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일본 소유 논란에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제공받은 차입금은 15%에 불과하죠. 또한 현재 롯데월드타워는 롯데물산이 운영 중이기 때문에 일본 소유라고 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사드 보복 때는 한국 기업이라 보복당하고, 한·일 관계가 악화하자 일본 회사와 합작했다고 욕을 먹는다.”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는 단순한 지분의 소유만으로 어느 나라의 기업인지에 대해 평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경우 1998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호텔 부지 5800평(약 1만 9,174㎡) 구입 건에도 자본금 99.96%가 일본인 소유란 이유로 외국인투자촉진법을 적용받아 혜택을 얻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 도입된 외국인 투자기업에 최소 5년간 취득세·소득세·법인세 등을 면제해 주는 외자도입 특례법에 의한 것이다. 당시 정부가 해외자본으로 국내 산업을 일으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정부와 롯데그룹 모두가 이득을 보는 정책으로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