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사업 주름잡은 삼성家 차녀도 손 떼고 도망친 브랜드
이서현 삼성물산 복귀
에잇세컨즈 적자 기록
지난해 매출 3,000억 원
지난 4월 삼성가 차녀 이서현 삼성글로벌리서치 사회 공헌 업무 총괄 겸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5년 3개월 만에 삼성물산 전략 기획 담당 사장으로 복귀한 가운데 그가 추진했던 사업 중 이서현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사업의 근황이 전해져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삼성물산은 이서현 사장의 복귀를 알리며 최근 경영위원회를 열고 이 총괄을 전략 기획 담당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이서현 사장은 삼성물산 전사의 중장기 비전 수립과 신성장동력 발굴 등의 모든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서현 사장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이서현 사장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을 총괄했던 시절 사업 실적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초 이서현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차녀로 서울예고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졸업한 뒤 지난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삼성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삼성에버랜드 패션 부문 경영기획 담당 사장, 제일기획 경영전략 담당 사장, 삼성물산 패션 부문 경영기획 담당 사장,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 등을 지내며 삼성그룹의 패션 부문에서 활약을 보였다. 패션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낸 이서현 사장이 과거 패션 부문 부문장으로 있던 당시 이서현 사장의 발목을 잡으며 역대급 실적 부진을 기록했던 이서현의 ‘아픈 손가락’은 무엇일까?
이는 이서현 사장이 기획 단계부터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2012년 출범한 에잇세컨즈다. 당초 삼성물산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숫자 8을 내세우며, 아시아 TOP3 SPA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우며 해당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이어 지난 2016년에는 중국에 법인을 세워 본격적인 중국 진출에 나섰다. 그러나 당찬 포부와는 달리 해외 SPA 브랜드에 밀려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에잇세컨즈는 지난 2018년 중국의 사드 보복까지 이어지며 실적 부진을 겪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을 두고 “저가 브랜드 운영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는 삼성그룹 자체가 주는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와 달리 당시 에잇세컨즈가 SPA 브랜드 중에서도 질 나쁜 원단을 사용한다는 인식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에잇세컨즈와 같은 시기 출범한 이랜드리테일의 스파오가 SPA 시장을 장악하면서, 에잇세컨즈는 별다른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을 받았다.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한 이서현 사장은 결국 지난 2018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두각을 보이던 패션 사업에서 손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실제로 이서현 사장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을 맡은 후부터 실적은 하락세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락세를 기록하던 실적이 지난 2017년 326억 원의 이익을 내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사드 보복으로 수익성 악화를 피해 가지 못하며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진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서현 사장이 패션 부문을 맡았던 당시 패션 업계가 불황기였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서현 사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에잇세컨즈의 최근 상황은 달라졌다. 그녀가 삼성물산을 떠난 지 5년이 지난 현재 에잇세컨즈는 삼성물산의 숨겨진 ‘캐시 카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처음으로 ‘연 매출 2조 클럽’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삼성물산의 패션 부문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2조 510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꼬리표처럼 달려있던 ‘적자 브랜드’란 이미지를 떼어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에잇세컨즈가 흑자로 전환하며 삼성물산의 주력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했다. 삼성물산의 패션 부문이 밝힌 바에 따르면 에잇세컨즈는 지난 2022년 연 매출 3,000억 원을 기록하며 브랜드 출시 10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편, 5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서현 사장이 첫 성적표를 받고 웃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적으로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 뒤에, 자신의 역량이 특화된 패션 부문이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한 11조 50억 원, 영업이익은 16.6% 오른 9,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건설과 상사 부문의 실적이 소폭 둔화했지만, 바이오·레저·식음이 약진하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패션 부문의 경우 매출 5,130억 원, 영업이익 52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각각 2%, 8.7%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돌아온 이서현 사장이 과거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에잇세컨즈’를 확장할지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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