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대학 탐방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이곳은 폐교한지 좀 되는 한중대학교다.
중국쪽 전문가 양성이 목적이었다고 한다.
사진에 찍혀있지 않은데, 지방대가 대개 마찬가지지만
학교 주변이 많이 썰렁한 편이다. 지방대들 중에서는
폐교가 되고 난 다음에 상권이 몰락하는게 아니라
그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때부터 이미 사람들이
외면하고 이미 망하고 이미 썰렁한 경우가 있는데
이 학교도 그런 경우가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많이 심심했을 것 같다.
교문만 보면 크게 훼손된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만,
무슨일인지 경비실 창문이 깨어져 있다.
경비실을 한번 들어가보자.
경비실 안이 온통 난장판이다. 누군가 와서
뭔가 돈될 것이 없는지 뒤지고 간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폐교에 절도범들이 찾아와서 물건을 훔쳐가는 일은
분명 있긴 있지만, 별 소득은 없었을거라고 추측된다.
돈 되는 알맹이 물건들은 학교가 폐교되었을 때 벌써
학교측이나 채권단이 먼저 챙기기 때문이다.
(학교 건물을 부수거나 천장을 온통 다 뜯으면서
전선 케이블같은걸 싹 훑어가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정도로 심한 일을 했다간 당한쪽도 경찰도
가만있지 않는다)
형태가 멀쩡한 트럭과 버스가 보였다. 방치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사용중인 차량을 잠깐 여기다 두고 있는
것 같다.
학교쪽으로 좀 더 올라가보자.
길을 따라 가니 돌계단이 나온다. 계단을 올라가니
한중대학교의 모습이 보인다.
모든 대학 운동장들이 그렇듯, 이 곳도 운동장이 좋다.
폐교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모습은, 지역주민들이 학교 운동장에 나와
가볍게 뛰거나 빙빙 돌며 걸으며 운동하는 광경이다. 그런데
내가 갔을때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 (폐교는, 건물은 폐쇄되어 있지만
운동장까지 막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학교를 나올 때 되어
한 명 정도 봤던것 같은데, 학교 주변에 집이나 상가나
기타 사람이 거주할만한 곳이 그만큼 없었기 때문에
인적이 드물었던 것 같다.
분명 방치된지 오래 된 운동장일텐데, 운동장에
잡초가 나있는게 하나도 없는걸 보면,
인조잔디 운동장인 것으로 추측된다.
건물쪽으로 가는 길을 걷다보면 차이가 확실히 난다.
낙엽과 잡초가 무성히 있다.
폐교에서 보이는 특유의 황폐한 분위기는
쉼터나 벤치에서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원래 그런곳이
약간의 풀과 나무 옆에 만들어져서 그런 것인지.
좀 더 올라가보자.
드디어 건물이 나왔다. 건물 상태도 별로 나쁘지 않다.
이 학교가 폐교된게 2018년이기 때문에 아직은 많이
망가지지 않은건지도 모른다.
(건물 상태만 보았을 때엔, 이 정도로 멀쩡하다면
누가 인수해서 다른용도로 활용해도 좋을것 같은데,
학교의 위치가 워낙 접근성이 안 좋은게 문제로 보인다.)
그런데 뻗어있는 길 한쪽에는 철조망이 있다.
조금 더 올라가보니 건물이 또 나왔다. 역시 외관이 멀쩡하다.
강의동으로 쓰인 건물이 아닐까 짐작된다.
내부 모습이 매우 궁금하다.
분명 책상 의자 정도만 남겨져있고 나머지는 전부 비워져 있을 듯.
건물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쉼터가 또 보인다.
나무 벤치가 아니라 그런지 썩어있지는 않다.
버린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쓰레기가 아주 간혹 눈에 띄는걸로 보아
이 곳을 구경온 사람이 있기는 한것 같다.
울분에 찬 이 학교 재학생인지 졸업생인지
아니면 단순 방문자인지
누군가가 스프레이로 낙서를 해놓았다.
지방대 학생이 갖고있는 막막한 괴로움,
앞날에 대한 절망감 등등이 묘하게 울화로 비틀린건 아닌지.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경고문이다.
폐건물이라고 해서 들어가면 반드시 다치는 것은 아니지만,
관리 안된 건물은 어느정도의 위험요소를 갖고 있다.
이 내용처럼 전기가 문제일수도 있고,
어느 곳엔 폭우때 들어찬 물이 있을 수도 있으며,
문이 비틀려있거나 고장나 있는 경우
분명 들어갈 때엔 삐걱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나올때엔 문이 안 열리는 일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폐교탐방을 할 때엔 반드시 외부에서만 구경하길 권한다.
쓰레기가 많이 방치되어 있다.
학교가 폐교되기 전에는 괜찮은 분위기였을 것 같다.
건물의 입구는 이렇게 합판으로 막아놓았다.
짐작으로는, 폐건물을 찾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그냥 재미로 찾아가서 눈으로 구경만 하고 둘러보기만 한 뒤
돌아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항상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폐건물에서 아예 눌러앉아 살려는
노숙자나 건물을 훼손시키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지금 이런 폐교는, 구경거리로는 괜찮을지 몰라도
노숙자나 기타 다른사람들이 숙소로 삼고
살기에는 매우 안좋을 것 같다.
주위를 봐도 먹을것을 살 수 있는 곳이 한군데도 없고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사나)
절도범이 들어올 위험도 있고. 아까 말한 안전사고 얘기도
무시 못할 것이고.
그런걸 생각하면 이렇게 문을 막아두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또 쉼터가 보인다.
다른 건물로 올라가보자. 약간의 오르막을 걸어야 한다.
이 건물은 도서관같다.
도서관 입간판도 있으나, 수풀에 삼켜져 버렸다.
이 도서관에서, 학교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했을 것이다.
힘내자고, 열심히 하자고, 희망찬 앞날을 만들자고,
열심히 공부해서 열정과 꿈을 이루고 말겠다며,
세계 일류 대학생들과 경쟁하겠다며
밤늦도록 공부했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이 곳은 무슨 공작소로 쓰였던 단칸 공간인것 같다.
좀 더 위로 가 보았다.
나무 계단이 군데군데 무너져 있다.
여기는 어디일까
건물의 크기를 보았을 때, 강의동도 있겠지만
혹시 학생회관이나 기타 사무실이 모인곳이 아닐까 짐작된다.
여기도 벤치가 있는 쉼터가 있다.
전체적으로, 길은 어떻게 걸어갈 수 있는 정도지만
그 외에는 수풀이 너무 무성해 있다.
이 건물은 제 1 강의동이라고 써 있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수업을 듣고, 열심히 공부했을
이 학교 학생들의 열정이 느껴진다.
늦은 밤까지 최선을 다해 공부했을 이 학교 학생들이
잠시 쉬었을 이 벤치… 이 학교에서 열정과 힘을 발휘하고
열심히 공부했던 그 학생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
전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고자 공부에 열심히 임했을 이 학교 학생들.
그들의 힘과 열정이 다시한번 느껴진다.
넓은 면적의 테이블일텐데 엎어져 있다.
좀 더 가가가보자. 어딘가 작은 통로가 보인다.
평생교육원이라고 적혀있다.
그리고 이곳은 창업보육센터였다.
역시 문이 닫혀져 있다.
학교의 모든 곳에서, 황량함이 안 느껴지는 곳이 없다.
좀 더 올라가보자.
이 건물은 교수회관인데 가까이 가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건물 상태는 역시 멀쩡하다.
건물이 훼손된 흔적 없이 상태가 좋다는 얘기를
지금까지 여러번 했는데, 이게 혹시 학교의 위치가
그 정도로 안좋기 때문에 누구 찾아오거나 건드리거나
훼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이렇게까지 상태가
좋은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간호대학이 있는 곳으로 가 보았다.
그런데, 저 멀리 뭔가 바닥에 버려져 있는게 보인다.
저게 뭔가 해서 가까이 가 보니, 인체모형이 하나 버려져 있다.
아마 간호대학에서 출산 관련 수업을 할 때 사용된 키트인것 같다.
부서진 머리부분과 가슴쪽 형태를 보고 짐작하기엔,
이게 꼭 출산관련 수업에만 쓰인게 아니라
심폐소생술같은걸 가르칠때도 쓰이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 곳도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나무벤치가 있다.
공기가 좋아서, 앉아서 쉬기엔 좋다.
간호대학 건물 가까이, 저 멀리 또 하나 뭔가가 있다.
살색인데, 뭘까? 다가가 보자.
여자의 허리를 잘라놓은 하반신 모형이다. 다리도 잘려져 있다.
뭔가 필요한 용도가 있으니까 만들었을텐데,
대체 무슨 수업에 사용되었을까.
마치 시체처럼 잘려져있는 여자 하반신.
멸망하여 문이 닫혀져있는 학교 건물.
이 둘이 안 어울리고 이질적이라는 느낌이 안 들고
이상하게 조화롭다는 느낌이 들어서
보는 마음을 안타깝게 한다.
학교가 문을 닫아 떠나야 했을 학생들의 절망감은 어땠을까.
사람의 온기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이 큰 대학.
한때엔 열정과 힘에 넘쳐 공부를 열심히 해보려는
많은 학생들로 붐볐을 것이다.
이렇게 건물도 멀쩡하고 부지도 넓은 학교는,
차라리 드론이나 로봇 연구소같은 곳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
건물마다 네트워크를 설치한 뒤
건물과 건물간 이동 및 비행을 시운전해보기도 좋을 것 같고,
독특한 형태의 새로운 콘트롤을 시험하기에도 효과적일 것 같다.
그리고 적당한 오르막도 있고, 넓고 평평한 운동장도 있으며,
학교의 건물이 대개 그렇듯 계단과 room이 지천으로 있으니
로봇을 테스트하기도 좋을 것 같다.
아까 본 건물이다. 역시 상태가 좋다.
이곳은 어딜까? 기숙사 아닐까?
길도 나쁘고 해서 가까이 가진 않고 그냥 지나쳤다.
이곳은 학교 본관 근처다.
돌로 된 깨끗한 벤치가 학교의 메인 센터 본관 옆임을
말해주는 것 같다.
많이 망가진 트럭이 한 대 있다. 그리고 역시 낙서가 되어있다.
이 학교 학생이 쓴 낙서일까.
밖으로 가는 길이다. 운동장 트랙도 매우 깨끗하다.
밖으로 가는 길…. 2018년 이 학교가 폐교되었을 때
마지막으로 학교를 나간 학생들은 괴로웠을 것이다.
그들이 학교와 이별하면서 본 마지막 모습이
이 모습일 것이다.
뉴스를 보면 이 학교 부지에 AI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도
세운것 같고, 동해시에서도 관심이 없지 않은 것 같은데, 잘 되길 바란다.
한때 대학으로 쓰인 건물들이 대개 그렇듯
이 학교의 건물도 그 크기가 만만치 않은데,
대형 도서관이나 박물관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꼭 필요하거나, 적어도 있어서 나쁠것은 없는 그런 시설.
그런데 비용을 많이들여 짓기는 내키지 않는 시설.”
그런 곳들을 유치하면 좋지 않을까.
아니면 저렴한 비용만 받으며 운영하는
대형 산속고시원같은 곳으로 운영해도 좋고.
(그렇다고 비용을 너무 적게 받으면 안됨.
숙식을 다 제공하여 먹고 자고 할 걱정이 없게 해주면서
너무 비용을 적게 받으면 공부를 목적으로 오는 사람보다
아예 거기서 살려고 오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
아니면,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이 있을 때
원하는 사람은 일정기간 여기서 한국어나 한국생활을
교육시키는 전문 교육기관으로 활용하거나…
영어 테마파크로 쓰거나… 방법은 찾아보면 있을것도 같다.
이 학교를 깨끗하게 정리하는게 정말 힘들고 어려우면,
서바이벌 게임장이나 경찰의 건물전 훈련장으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훈련장으로 쓰는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관련규정도 풀어지면 좋겠다.
이상으로 한중대학교 탐방을 마친다.
출처: 폐가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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