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사쿠라를 읽고 공무원에 합격한 썰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해당 짤과 본문은 관련이 없다)
때는 내가 앰생짓을 한껏 조지던 시절
어느날 공무원 시험을 봐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그 유명한 9급 공무원 만화와 노량진 앰생들의 썰을 익히 들은 나로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두개 있었다
1.절대로 장수생이 되지 않는다
2.1번 원칙을 지킨다
그러나 한편으로 내 눈앞에 펼쳐진 현실은 너무나 냉정했다
첫째로 공무원 합격자들의 평균 수험 기간은 ‘2년’이라는 것,
둘째로 지금은 1월이고 국가직 시험은 4월에 치른다는 것
즉 실질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꼴랑 3개월 남짓이었다 (6월에 치는 서울시 시험을 감안해도 존나 짧은 수험기간이다)
보통은 현실적으로 그 해의 시험은 맛보기로만 생각하고 내년을 기약하겠지만,
난 수험생활을 길게 할 생각이 1도 없었기 때문에 올해 쇼부를 본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래서 내가 본격적인 수험에 앞서 시작한 건 다름아닌 ‘공부법 연구’였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유행하는 공부법들이 있었다
아공법, 강용석 공부법, 고승덕 공부법, 등등.. 말그대로 객관식 시험에 최적화된 야매들이었다
그렇게 공부법들을 읽고있을때, 만붕이인 나로서는 만화 하나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드래곤사쿠라, 드라마 공부의 신의 원작이자 ‘꼴찌 동경대 가다’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만화책.
난 사실 공부의 신을 보지도 않았고 이 만화를 본적도 없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만화가 도움이 될것같다는 강한 확신이 마음속에 피어올랐다 (지금 생각하면 걍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댄듯)
그리고 그날 정주행에 들어갔다.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
물론 동경대에 들어가는것과 똥시에 붙는건 드래곤볼과 드래곤볼 슈퍼를 비교하는것만도 못한 짓거리지만
난 분명 이 책에서 여러 도움을 받았다
이건 지금 생각해도 십꿀팁이다
공무원 시험은 절대다수가 암기이기 때문에 내겐 한정된 시간 내에 많은 양을 외우는 테크닉이 필수였다
물론 이게 정말 눈에 띄는 효과를 불러일으킨지는 솔직히 모른다. 그냥 플라시보였을지도..
이 내용은 내가 공무원 공부에서 ‘뽀모도로’ 학습법을 적용시킨 이유가 되었다
(뽀모도로 = 25분 풀 집중하고 5분 쉬는 사이클을 4번 반복하는 공부법)
단순히 순공시간 딸치는게 문제가 아니라 순수한 집중의 밀도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안하는 새끼도 있나? 싶겠지만 사실 쓰더라도 왜 쓰는지도 모르고 옮겨만 적는 새끼들도 태반이다
‘쓰면 실제로 잘 외워진다’라는 인지를 갖고 쓰는것과 무지성으로 쓰는거엔 분명히 차이가 있다
나는 단 한번도 밤새거나 새벽까지 공부한 적이 없다
오히려 시험 전날 긴장돼서 잠이 안와서 더 적게잔듯
어떤 시험에나 적용되는 아주 중요한 팁이다
이걸 못하면 장수생 되는거임
이것 역시 몹시 중요한 팁
장수생이 되는 이유 : 100점 맞으려고 병신같은것까지 다 공부해서
메모리 트리 (보통 마인드맵이라 하지)는 실제로 한국사 암기에 큰 도움을 줬다 (근데 한국사 점수 잘 못받음 ㅋㅋ)
사실 여기까지 써놓고 이런 말로 끝내는 것도 뭐하지만
난 정말 이 만화의 공부법들이 효과가 있냐는 질문엔 대답하기가 힘들다
이 만화 공부법만 참고한것도 아니니까..
다만 주어진 시간이 꼴랑 3개월이라는 조건에서 가장 심한건 매일 밤마다 찾아오는 자기 불신과 스트레스였고,
그걸 이겨내는데 분명 이 만화는 내게 큰 도움을 줬다
난 국가직 시험을 붙었다
수험 기간은 정확히 3개월이었다
난 인강도 못들었다 3개월짜리 커리가 있을리가 없잖아
단기합격생들 알바로 쓰려고 전화 존나 오는데 내 이야기를 하니까 아무도 안뽑아줬다
보통 수험기간 줄여서 말한것도 1,2년인데 (ex : 준비한건 3년이지만 제대로 공부한건 1년)
3개월이라는 구라를 누가 믿겠노?
내가 잘해서 붙은거라곤 1도 생각 안한다 그냥 운이 좋았던거다
다만 내가 3개월이라는 기간에서 200% 효율로 공부를 할 마음을 먹었던 것 자체가 이 만화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난 누군가가 시험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으면 늘 말한다
공부법을 공부해라
‘꼴찌 동경대 가다’를 봐라
라고..
출처: 월간만화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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