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신나간 공중항모 이야기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흔히들 공중항모라고 하면
에컴 6에 나와 전투기를 발싸하던 아이가이온이나
작중 무인기싸개로 활약했던 아스널 버드 등이 떠오를거임.
하지만 현실에서 실제로 만들어진 공중항모들을 보면
기술의 한계로 좀 모자라게 생겨먹은 새끼들이 대부분인데,
이와는 반대로 현실에서 기깔나는 공중항모를 구현하려던 시도가 있었으니,
바로 미국의 방위사업체 록히드 마틴이 만든
CL-1201 공중항모임.
60년대 후반의 지구는 확실히 낭만이 흘러넘치는 시대였음.
냉전이 한창이었고, 미국은 전 세계의 공산주의자들과 싸우고 있었음. 국방부는 미국이 유사시에 유럽의 동맹국과 고립되고 해외 기지와 단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음.
따라서 미국의 높으신 분들은 1개 여단 전체를 신속하게 해외에 파견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으며, 특히 미국의 자랑이었던 강력한 항모전투단이 도달할 수 없는 내륙 지역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했음.
그리고 그 해결책은 놀라우리만큼 단순했음. 존나 큰 비행기를 만들어서 그냥 내륙에 착륙시키면 끝이었으니까. 방금 비행을 시작한 보잉 747의 공중항모 개조형이 공군에 고려되는 동안 록히드마틴은 훨씬 더 거대한 것을 개발하려고 시도했음.
바로 거대한 도시 크기의 핵추진 비행 항공모함임.
1969년, 록히드 마틴은 미 공군으로부터 3,000명의 병력을 수송하고, 22대의 전투기를 발사하고, 착륙 없이 41일간 비행할 수 있는 거대한 비행기를 설계하라는 임무를 받았음.
이 프로젝트는 이전에 연구되던
CL-1170이라는 블랜디드 윙 바디 구조의 해상초계기 프로젝트와
L-2000 SST (초음속 수송기)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했으며, CL-1201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크기가 훨씬 더 커졌음.
기체는 날개폭이 341m, 길이가 170m 이며, 동체 내부 공간은 57000세제곱미터였음. 날개폭은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보다 14미터 더 길었고, 길이는 B-747보다 2.5배 더 길었으며, 14층 아파트보다 높았음.
이 거대한 비행기의 최대적재량은 약 5,500톤으로 추정되었음.
이 수치는 록히드가 그보다 더 많은 화물을 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정한 수치일 뿐이었음. 한마디로 록히드마틴 이새끼들도 이 비행기 안에 얼마나 들어가는지 몰랐다는거임. 비행기 안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만 해도 475명에서 800명 사이로 예상되었으며, 침실, 휴게실, 식당, 지휘 센터가 Antonov 225보다 22배 더 큰 화물칸이 있는 6개 구획에 설치될 예정이었음.
이렇게 거대한 비행기를 화석연료 따위로 날린다는건
아무리 미국이라도 불가능한 일이었음. 그래서 미국은 이 비행기에다 0.61기가와트짜리 원자로 4기를 때려박은 뒤 6미터 두께의 방호벽으로 원자로를 둘러쌌음. 이게 어느정도냐면
대충 고리원전 1개 원자로 발전용량이랑 맞먹는다고 보면 됨.
또한 비행기를 하늘로 띄우기 위해서 록히드마틴은 12.5만 파운드짜리 제트엔진 4개를 장착할 계획이었는데,
제트엔진의 직경이 B-747만했음.
참고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항공기용 제트엔진인 GE9X가 2019년이 돼서야 추력 13만 파운드를 달성했던걸 보면 이게 당시기술로 가능한건지 의문이 들정도의 엔진성능이었음.
어쨌거나 정신나간 핵추진 시스템을 탑재한 덕에 이 비행기는 고도 4km 까지는 항공유를 사용하며 상승한 뒤, 핵추진 엔진을 사용해서 해발 10km 상공에서 마하 0.8로 41일 동안 계속 비행할 수 있었음.
또한 원자로는 비상시를 대비해서 시속 950km의 충격에도 파괴되지 않고, 20초 이내에 자동으로 정지가 가능했음.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었음. 이 비행기가 활주해서 이륙하려면 최소 폭 200m, 길이는 km 단위로 길고 넓은 활주로가 필요했는데, 이런 활주로는 1960년대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음.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이 비행기의 VTOL 기능을 위해
B-747에 사용되던 JT9D 엔진을 24~182개 정도 장착하기로 했음.
당장 비행기 옆에 보이는 카나드같은게 엔진들을 붙여놓은거임…
미국은 이 공중항모를 3가지 파생형으로 계획했음.
우선, 첫 번째 버전인 CL-1201-1-1은 공격 항공모함(AAC) 라고 불렸음. 항공기의 거대한 주익 아래에 11대의
F-4 전폭기를 탑재했고, 동체에 위치한 격납고에 2대를 더 실어 총 24대를 탑재할 수 있었음. 이 거대한 공중항공모함은 유사시 적국 영공에 들어가는 전투기들을 발진시키고, 현대의 E-8이나 E-3 조기경보통제기처럼 공중 지휘소 역활을 맡을 예정이었음.
이 비행기는 또한 장거리 핵 순항미사일 10개를 탑재하기로 계획되었으며, 자위용으로 AIM-54 피닉스 장거리 공대공미사일과 미사일 요격용 레이저 대포를 장착했음. 핵추진이라는 특성상,
이 비행기는 적의 영토에 착륙하지 않고, 단순하게 전장에서 약 1,000km 떨어진 곳에서 10km높이로 순항하며 적들에게 미사일을 발사하고, 전투기들을 발진시키고 지휘하며 수리할 수 있었음.
2번째 파생형인 CL-1201-1-3은
물류 지원기(LSA) 라고 불린 모델이었음. 이들은 유사시에 AAC가 발진시킨 전투기들이 적국 방공망을 제압한 후에 투입될 예정이었음. 이들은 병력과 장비를 작전지역으로 공수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각 전대는 7대의 LSA와 1대의 AAC가 배치되어 LSA 1대당 400명의 병력과 1,150톤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었음.
다만, 전시에 이 거대한 비행기가 직접 착륙하려고 저고도로 내려오는건 너무 위험했기에 LSA 1대당 5대의 ‘MIP'(중형 전구 수송기)를 사용하여 지상으로 물자를 내려보내도록 했음. MIP는 개조된 707기로, LSA는 비행 중에 최대 3기의 MIP와 도킹하여 물자를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음.
MIP가 LSA에 도킹한 후 이 비행기는 병력과 장비를 공수작전을 위한 LZ로 운반하거나 아군에 의해 점령된 공항에 착륙하기만 하면 됐음. MIP들은 이미 추가로 150명의 병력을 탑승시키고 있으므로, 1개의 공중항모 전대는 3,896명의 지상군, 24대의 F-4 팬텀, 6,207톤의 장비, 30일 분의 식량과 물, 포병, 경비행기, 공격 헬리콥터를 적진에 상륙시킬 수 있었음.
마지막 파생형인 CL-1201-1-2는 일단 서류상으로는 존재하는데….그것말고는 알려진게 아무것도 없음. 이 비행기가 뭘 하는지, 실제로 제작되었는지, 누가 설계했는지 등등…하지만 이 미스터리한 비행기와 관련된 소동이 하나 있었음.
1997년 3월, 애리조나, 네바다, 멕시코 전역에서 피닉스 라이트라고 불리는 일련의 UFO 물체가 널리 목격되었던 적이 있음. 목격자들은 그 물체를 B-747보다 크고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는 거대한 V자 형태의 비행기라고 진술했음. 야간임에도 불구하고 목격자들은 항공기에서 발견되는 것과 동일한 여러 개의 빛을 보았고, 그 물체는 하늘의 별이 가려질 정도로 거대했다고 함.
UFO 전문가들은 이 물체가 적어도 300m은 됐을 거라며 CL-1201과 제원이 일치한다고 주장했음. 그러나, 미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은 CL-1201의 2번째 버전이 무엇을 위해 설계되었는지 현재까지도 밝히지 않고 있음.
몇 년 후에 피닉스 시의원이 이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면서, 그가 이 UFO 사건에 대해 인터뷰한 700명 이상의 증인 중 “이전에 정부와 인터뷰한 증인은 한 명도 없었다” 고 말했는데, 뭐…..
사실 CL-1201에 대해 더 많이 조사할수록, 이 비행기가 설계도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은 놀랍지 않음. 이 프로젝트에는 몇 가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에 결코 만들어지지 못했음.
첫 번째이자 가장 분명한 이유는 돈임. 이 프로젝트는 항공기를 만드는 것치고는 천문학적으로 비쌀 것으로 예상되었음.
연구, 설계, 테스트 비용은 수십억 달러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되었음. 물론
미국이 무기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쓰는건 전혀 낯선 일이 아니지만 CL-1201 개발 비용은 미국이 감당하기에도 너무나 엄청났음.
두 번째 문제는 비행기가 당시로서는 너무 진보되어 있었다는 것임. 화이트보드에 무언가를 끄적이는 것과 실제로 그것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이 항공기의 개념설계를 보면 문과새끼들이 그냥 상상하던 비행기를 스케치북에 그려놓은거같음
이 거대한 비행기는 ‘이론적으로는’ 비행이 가능했지만, 그걸 1960년대 기술로 만들어서 양산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였음.
우선 전투기나 수송기가 항모에 도킹하는 것부터 문제였음.
비행기는 기본적으로 빠른 속도로 날면서 주변 공기흐름에 영향을 주는데, 이를 ‘항적 난기류’라고 함. 그리고 이 와류는 비행기가 클수록 강해지는데,
길이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보다 길고
너비가 에펠탑보다 넓은 새끼가 생성하는 난기류는….얼마나 클까?
애초에 도킹이 문제가 아니라 근처에서 비행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부터 따져봐야했음. 문제는 앞에서 말했듯이 이새끼는 ‘공중항모’란거임. 한마디로 전시에 비행기들은 얘한테 붙어서 급유도 받고 도킹도 하고 수리도 받고 다할수 있어야했음. 근데 조종사가 잠깐 한눈팔다 와류에 휩쓸려서 어어어하는순간 수억달러짜리 공중항모가 그대로 날아갈 판이었음…
둘째로, 핵추진 항공기는 매우 위험한 제안이었음. 미국 정부는 자국의 납세자들에게 핵 발전소를 짓는 것이 좋은 생각이라고 설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어려움을 겪었음. 근데 핵추진 비행기?
계획 입안자가 총격을 당해도 할말이 없었을거임.
마지막으로, 너무 위험했음.
1960년대에 소련의 지대공미사일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해서
21km 상공에서 비행하는 정찰기도 격추시킬 수 있었음.
근데 공중항….모? 공중 항공모함은 당시 대공 미사일 기술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고려하기 전까지는 훌륭하게 들릴 수 있었으나,
이러한 사실들을 고려했을 때 CL-1201은 군용 항공기로서는 전혀 실용적이지 않았음. 막말로 착륙할때 맨패즈가 아니라 RPG 1발만 맞아도 생존을 장담하지 못했으니까. 록히드마틴 또한 이 설계가 미사일 공격에 엄청나게 취약하다는 사실을 인식했기에, 장거리에서 접근해오는 적기들에게 AIM-54 피닉스로 죽창을 날리고, 발사한 미사일들을 요격하기 위해서 레이저 대포를 장착할 계획이었으나…
2024년에도 실험단계인 레이저 요격무기를 1960년대에 만들수나 있을까?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였음.
따라서 이 정신나간 공중항모 계획은 기획 단계에서 최소되었음.
기술적인 관점에서 CL-1201은 당시에는 사실상 제작이 불가능한 항공기였음. 이 거대한 비행기를 공중에서 비행시키려면 초고강도 합금, 내열 코팅, 공상과학 수준의 항공 전자 시스템과 같은 첨단 소재와 기술이 필요했을 것임. 하지만 언젠가, 더 진보된 기술로, 우리는 비슷한 것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을 볼 수 있을수도 있음.
출처: 군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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