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백 만들려고 명품브랜드가 운영하는 악어 농장의 내부
에르메스의 악어가죽 제품
학살에 가까운 도살 방식 사용
동물보호단체 지적 이어져
최근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 중 하나인 에르메스의 악어가죽 제품이 잔혹한 제조공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이런 지적이 제기된 적이 처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충격이다.
지난달 30일 동물권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한국동물보호연합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에르메스 플래그십 매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르메스의 럭셔리한 명품의 이미지와는 달리 동물 가죽 핸드백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말 그대로 잔인하고 악랄하다”며 “끔찍한 동물 학살을 즉각 멈추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국제 동물보호단체들의 여러 차례에 걸친 잠입 조사와 내부 고발자들의 폭로를 바탕으로 에르메스의 악어가죽 제품 생산 과정을 소상히 설명하며 잔혹한 도살 방식을 사용하는 에르메스 악어가죽 제품에 대한 비판을 이어 나갔다.
또한, 동물단체 측은 “에르메스는 핸드백, 지갑, 부츠 등의 제품을 만들 때 스크래치가 없고 피부조직이 고른 악어의 가죽만을 사용한다. 악어가죽 핸드백을 만들기 위해서는 악어 3~4마리의 가죽이 사용되며, 재킷에는 악어 6마리의 가죽이 필요하다”며 “(악어들의) 입이 테이프로 감기고, 두 손과 두 발을 뒤로 묶인 채 운반되는 데 뒤로 묶인 악어들의 손은 마치 아기 손처럼 맥없이 묶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악어의 피부를 벗기는 장면은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다. 살아있는 악어의 코를 잡아 누른 뒤 머리 뒤통수 부분을 자르고 칼을 밀어 넣어 척추를 꼬리 밑부분까지 쭉 밀어 내린 다음, 생가죽을 벗긴다”며 “목이 반 이상 잘려 나간 채로, 철제 작업 테이블 위에서 몸부림치는 악어의 목에서는 선홍색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고 악어가죽의 제작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도살 직전 전기 볼트 건을 머리에 쏜 후 척추의 척수를 절단하고, 뇌를 쇠꼬챙이나 칼 등으로 쑤셔 잔혹하게 살해하는데, 여전히 의식이 선명하게 남아 장시간 신체의 일부가 움직이는 모습이 내부 고발자들에 의해 폭로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제기된 악어들의 열악한 사육환경을 비롯한 도살 과정이 재차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악어의 사육환경에 대해 “‘최상의 가죽’을 얻기 위해 피부가 손상되지 않도록 움직임이 극도로 제한되는 작은 감금틀 안에서 사육된다”며 “앞뒤로 몸의 방향을 바꾸는 것조차 힘든 좁은 철장에 감금된 채 도살 직전까지 자연에서의 본성들을 모두 박탈당한 채 황량하고 더러운 사육 환경을 견뎌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에르메스가 악어 가죽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비윤리적인 악어 도살을 자행한다는 문제는 그간 국제 동물권 단체 페타(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 등 국제단체에 의해 꾸준히 제기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국의 배우 겸 가수였던 故 제인 버킨은 지난 2015년 “내 이름을 딴 가방을 만들기 위해 악어들을 끔찍하게 죽이는 것을 봤다”며 에르메스 버킨백에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020년 영국 매체 더 가디언과 호주 ABC 방송 등은 에르메스가 가방 제작에 필요한 악어가죽을 공급하기 위해 호주 노던 테리토리에 대규모 악어 농장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에르메스 측은 호주의 특정 악어농장으로부터 가죽을 공급받아 왔으나 해당 농장의 조성으로 인해 최대 5만 마리의 바다악어를 양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당시 에르메스 측은 이어지는 동물 윤리의식 부족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사에서 직접 양식 운영에 참여하면 완제품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면서 계획을 그대로 강행한다고 했다.
이는 에르메스가 이미 부지를 사들이고 악어 농장 운영과 관련해 호주 정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호주 정부의 허가가 났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런 명품 브랜드의 비윤리적인 도살 문제는 비단 에르메스만의 문제로 귀결되지 않는다. 앞서 동물의 털을 뽑거나 산 채로 가죽을 벗겨내 가방이나 의류 등 값비싼 사치품을 만들어내는 방식은 오랜 시간 윤리적 문제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19년과 2020년 사이 프라다, 구찌, 지미추, 까르띠에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가 동물 모피나 가죽 사용을 지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지난 2016년 ‘페타’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의 주주가 되기도 하는 등 명품에 쓰이는 동물 가죽 등의 이용을 막기 위한 동물 보호단체들의 행동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에르메스가 판매하는 악어가죽 제품은 5,000만 원에서 1억 원 사이라는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식지 않고 여전히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제품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악어 3~4마리가 희생되며 재킷과 같은 의류에는 이보다 많은 악어 6마리의 가족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에르메스 제품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동물 권리를 생각해야 한다.”, “인간이 제일 잔혹한 건 사실이다”라며 동물보호단체의 행보를 응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일각에서는 “보호단체들의 주장은 알겠으나 자신들이 불법 폭력 시위해서 여기저기 파손시키는 모습으로 인해 옹호하고 싶지 않게 된다.”, “회는요? 낙지탕탕이는요? 이런 거는 안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맛있게만 잘 먹으면서 꼭 저런다”와 같은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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