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하면 지우겠다”…온라인 발칵 뒤집은 의사 ‘블랙리스트’ 명단
병원 복귀 의사 명단 공유
성희롱 등 사적인 내용 포함돼
의협 “가해자도 의사 대응 곤란”
의료 현장에 복귀한 의사들을 대상으로 이름, 학번, 근무지 등 개인정보가 담긴 의사 블랙리스트가 온라인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특히 작성자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이들에게 “사직하면 지우겠다”라며 사실상 사직을 종용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를 비롯해 전임의, 군의관, 공보의와 학교에 복귀한 의대생 등 2,400여 명의 개인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가 무차별적으로 공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병원에 복귀한 이들에 반발한 의사가 작성한 것으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블랙리스트는 ‘감사한 의사 명단’으로 불리며 의사 커뮤니티 플랫폼인 ‘메디스테프프’와 텔레그램 채팅방을 거친 후 온라인 아카이브 사이트에서 공유되어 일반인까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해당 명단이 ‘감사한 의사 명단’으로 불리는 배경으로는 ‘감사한’이란 표현은 의료 현장으로 돌아간 의사와 학교에 복귀한 의대생을 비꼬는 것이다.
아카이브 웹페이지는 캡처본을 보관하는 사이트로, 게시물을 수정 및 삭제하여도 기존 내용을 영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더하여 해당 사이트는 인증이 필요한 메디스테프, 텔레그램과 달리 누구나 접속하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더하여 의사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제보를 받아 매주 토요일 블랙리스트를 추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해당 블랙리스트 명단에 업데이트된 전공의 명단은 지난달 20일과 31일 사이 서울대병원이 12명에서 32명, 서울성모병원은 6명에서 58명으로 증가하는 등 약 8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블랙리스트 전임의 역시 삼성서울병원에서 75명에서 111명으로 증가하였고, 촉탁의는 5명에서 54명으로 그 수가 대폭 늘어났다. 앞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군의관과 공보의 블랙리스트 명단은 각각 29명, 26명 추가되었다.
심지어 의대생도 블랙리스트 명단에 220여 명이 포함되는 등 의사 집단 블랙리스트 명단의 몸집이 대폭 불어나 우려가 나온다.
작성자는 이들의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죽인 환자가 많다.”, “술 먹고 여자 동기에게 성희롱했다.” 등의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사이버 렉카’ 수준이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더하여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와 전임의에게 사직 후 인증하면 해당 글을 내려주겠다며 사실상 사직을 종용하고 있다. 실제 아카이브 웹사이트에는 “2024 펠로우분들 리스트에서 빠질 기회를 8월 30일까지 특별 이벤트로 드립니다”라며 “지금 안 빠지면 영원히 남습니다. 제가 약속드리는데 30년 뒤에도 이 리스트가 남아있을 겁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자식분들이 성인이 될 때도 남아있을 예정인데,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셨으면 좋겠다”라며 “펠로우 경력 인정 받기 전에 그만두고, 인증사진과 후배 전공의들에게 진정성 있는 카톡·텔레그램 보낸 인증사진과 모 사이트에 진정성 있는 글을 올리면 블랙리스트 명단에서 내리겠다”라고 했다.
더하여 그는 실제로 그만둔 사람이 있다며 “한 분 실제로 유사하게 그만두고, 주변에 사과하고 내려달라고 부탁해서 내려드렸다”라며 “이 기회를 다른 분들께도 드린다”라고 했다.
한편,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의 한 관계자는 “사직 전공의 리스트에 관해서는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협회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회원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존재한다”라고 했다. 즉, 가해자 역시 의협 회원이기 때문에 협회 차원에서 처벌이 곤란하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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