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잘못해서 지금 ‘국민 쓸 돈’을 무려 ‘1,900억’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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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국토부 미래에셋자산운용
주택도시기금 1,800억 손실
해외 탄소배출권 100억 손실

3년 전 미국 보스턴에 있는 상업용 빌딩에 투자한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1,800억 원이 전액 손실 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당초 주택도시기금이 서민들의 주거 안정에 쓰여야 하는 기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과 투자 손실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기금 운용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국회 국토 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투자 자산이 1건, 1800억 원 규모로 확인됐다.

특히 이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인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에 투자한 기금 여유자금으로, 국토부로부터 자금 운용을 위탁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를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당시 기대 수익률은 연 6%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로 미국 빌딩 공실률이 늘면서 올해 스테이트스트리트 빌딩의 자산 가치가 투자 시점(1.4조 원) 대비 30% 급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더불어 지난 3월 해당 빌딩 차주인 글로벌 부동산 개발사가 자금난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까지 불거지며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당초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국토부와 미래에셋 측은 선을 그었지만 5개월 만에 원금 전액 손실을 확정하며 완전 손실에 대한 인정을 전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장기간 손실 상태인 자산을 손실로 회계 처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올해 회계부터 손실로 분류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문진석 의원은 “2021년 9월까지 400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자 수익이 나지 않자 1,4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한다”라며 “지금으로선 이자 수익은커녕 원금까지 날릴 판”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당초 주택도시기금이 저소득층의 임대주택 공급과 디딤돌·버팀목 대출, 신생아 특례대출 등 주택 구매 자금·전세자금 지원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토부가 기금을 지출하고 남은 여유자금을 통해 국내외 주식·채권·부동산(대체투자) 등에 투자해 운용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실제로 기금 재원의 경우 청약저축 납부금과 건축 인허가,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때 매입하는 국민주택채권 판매액으로 조성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기금 재원은 매년 100조 원 안팎이 편성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지난 2년간 이어진 부동산 침체로 최근 청약저축 해지가 늘고 주택거래량이 줄면서 기금 수입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따른 건설업계 지원,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지출은 늘고 있어 지난 2021년 약 45조 원에 달했던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도 올해 5월 말 기준 16조 3,000억 원, 약 64%가량 급감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이런 상황에 문진석 의원은 “가뜩이나 서민의 주거 안정에 쓰여야 할 기금이 줄고 있는데 여유자금 손실까지 확인됐다”라며 “특히 해외 부동산 수익률은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인 데다,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만큼 운용에 문제가 없었는지 정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앞서 회계상 손실 처리했음을 밝힘과 동시에 “전체적인 여유자금 운영수익률은 좋은 상태”라며 “미래에셋은 결과에 맞는 성과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하며 선을 그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주택도시기금 1,800억 원을 손실한 데 이어 정부가 해외 탄소배출권에 투자했다가 1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보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뉴스타파의 보도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지난 2008년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이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투자 상품으로, 우리 정부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출자금 2,000만 달러를 납입한 바 있다.

다만, 뉴스타파의 취재 결과 미래 탄소펀드에 출자한 2,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증권이 청산되면서 남은 출자 잔금 1,200만 달러(157억 6,000만 원)만 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즉, 우리 정부는 1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보게 되면서 정부 재정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손실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쉬쉬하며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