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KTX 예매 왜 힘든가 봤더니…”이유 있었네”
공공기관·공기업 선예매
코레일 해당 제도 폐지 밝혀
고령층 온라인 예매 10% 미만
명절 연휴 기간 KTX 등 귀향길 기차표 예매에 많은 이들이 몰려 이른바 ‘예매 전쟁’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그간 공공기관·공기업 등에 KTX 표를 단체로 먼저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방식으로 선점된 좌석은 지난해(2023년) 기준 약 4만 장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명절 기차 예매가 힘든 이유가 있었다”라며 지적에 나섰고, 결국 코레일은 해당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2일 코레일은 KTX 표를 공공기관·공기업 등에 먼저 구매할 권한을 부여하는 ‘공공기관 단체 계약’ 제도를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코레일이 공공기관·공기업 지방 이전 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일반 탑승객의 경우 추석 등의 명절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KTX 예매에 많은 이들이 몰려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그간 공공기관·공기업은 매년 약 4만 장가량의 표를 선점하는 사실이 알려졌고, 논란이 일자 코레일은 제도 도입 9년 만에 폐지를 결정했다.
조선일보와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한국전력과 2015년 처음으로 장기 단체 계약을 맺은 이후 한국수력원자력, 예탁결제원, 주택금융공사, 신용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등 6곳과 1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맺어 사전에 KTX 표를 판매했다.
코레일이 이들 공공기관·공기업에 판매한 표는 매주 금요일 오후 서울행 열차, 일요일 오후·월요일 새벽 지방행 열차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열차 한 편당 30~40석 규모로 알려졌다.
이러한 방식으로 한국전력을 포함한 공공기관·공기업들은 열차 출발 1주에서 2주 전 내부 시스템을 통하여 희망자를 대상으로 표를 배분했다. 더하여 이렇게 선점된 좌석만 지난해(2023년) 기준 4만 2,000장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공기관·공기업은 코레일로부터 사전에 열차를 예매할 수 있는 특혜를 누렸음에도, 선점된 열차를 타지 않거나 취소해도 별도의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됐다. 반면, 일반 승객의 경우 취소 시점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공공기관 단체 계약’ 폐지를 두고 코레일 측은 “KTX 이용객 급증 등과 같은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해당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60대 이상 고령층의 온라인 예매 접근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기관·공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선점 혜택을 준 것을 두고 코레일 측에 실망을 표하기도 했다.
실제 13일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익산갑)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명철 승차권 예매 기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명절 승차권 온라인(전화) 예매 비율 가운데 60대 이상은 모두 10% 미만을 기록하면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30.3%로 30~39세에서 가장 많은 예매 비율을 보였으며 이어 20~29세(25.7%), 40~49세(21.7%), 50~59세(11.7%)가 뒤를 이었다.
반면, 60대(6%)~70대(3.3%) 이상의 예매 비율은 모두 합해도 10%대를 넘지 못하는 9.3%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이춘석 의원은 “노령층을 위한 예매 배려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며 노령층 이동권 보장에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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