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밑으로 다 모여” SK 최태원 회장이 주말에 임원 모은 이유
7일 토요일 사장급 회의
반도체·AI 거품론에 대응
최태원 회장 “앞장서겠다”
지난 주말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그룹 계열사 사장급 임원을 모아 비상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 회장이 전한 의지에 이목이 쏠렸다. SK그룹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주말 회의서 기업 성장에 있어 자신이 앞장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한다.
재계에 따르면 지난 7일(토요일)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주재로 계열사 CEO(최고경영자)가 모여 비상 회의를 열었다. 이날 이례적으로 최태원 회장이 직접 주말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 됐다.
통상 SK그룹의 경우 그룹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한다. 최창원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린 회의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주재를 맡으면서 많은 이들의 시선이 쏠린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주말 회의가 열린 배경으로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르는 변수를 비롯해 최근 SK그룹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산업계에 제기된 문제인 ‘AI(인공지능) 거품론’ 등의 우려에 하반기 전략을 급히 점검할 필요성 때문으로 분석했다.
최태원 회장이 주재로 한 이날 회의에서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유정준 SK아메리카스 대표 부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서진우 SK 중국대외협력총괄 부회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장용호 SK㈜ 사장 등이 참여하여 SK그룹 미래에 대해 의논했다.
특히 이날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반도체, AI, 에너지설루션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라며 “촉을 높이 세우고 기민하게 대응하자”라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나부터 더욱 열심히 앞장서서 뛰겠다”라고 사장급 임원을 독려했다.
특히 최근 SK그룹의 계열사 중 SK하이닉스의 경우 고대역폭 메모리(HBM)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시장을 주도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해 왔지만, 최근 AI가 수익성 있는 모델로 적용 가능한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비슷한 이유로 AI 시장의 거대 기업 엔비디아 역시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경우 올해 2분기 반도체 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를 돌파했음에도 오히려 주가는 내려갔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 SK그룹 역시 깊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한편,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 3일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만나 SK하이닉스 등 한국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몇 년간 여러 한국기업이 미국에 ‘조’ 단위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비롯해 배터리 기업인 SK온·삼성SDI·LG에너지솔루션 등은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현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과학 법(칩스법)’ 등에 따른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이 대선 결과에 따라 축소 및 종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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