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팍 꺾이더니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도 결국…
명품 브랜드 가격 인하
버버리 20% 수준 조정
최근 명품 매출 수직 하강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연이어 고성장을 이어오던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실적을 내지 못하며 고전하는 가운데 일부 명품 브랜드에서 가격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 소비자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특히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경우 국내 가격을 20% 안팎으로 인하하기도 했다.
13일 명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여러 명품 브랜드에서 잇따라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년간 성장해 온 명품 브랜드들은 매년 가격 인상을 단행하다, 결국 주요 소비층을 잃어 매출이 감소했다. 이에 전략을 수정하려는 취지에 따라 가격을 인하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경우 국내에서 상당한 수준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는데, 인기 제품 중 하나인 나이트 백 미디엄 사이즈의 한국 가격을 기존 459만 원에서 385만 원으로 인하했다. 단숨에 100만 원에 가까운 가격을 낮춘 것이다.
명품 업계에 따르면 버버리의 이러한 정책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해진다. 버버리의 경우 최근 매출 급감으로 마이클 코어스와 코치를 이끌었던 조슈아 슐먼을 CEO로 임명하여 개선에 힘쓰고 있다. 버버리가 조슈아 슐먼을 CEO로 영입한 배경을 두고 명품 업계는 슐먼이 비교적 버버리보다 저렴한 가격대의 브랜드를 이끌었기 때문에 더 넓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함으로 분석했다.
더하여 프랑스 명품업체 케링그룹에서도 제품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생로랑의 경우 한국에서 가격을 3~15%가량 낮췄으며, 인기 제품인 생로랑 루루백 미디엄 사이즈는 439만 원에서 389만 원으로 가격을 조정했다. 스몰 사이즈 역시 기존 405만 원에서 355만 원으로 가격이 인하했다.
일부 모델을 리뉴얼한 구찌도 값을 내리면서, 구찌 패들락 미디엄 숄더백 가격은 330만 원에서 310만 원으로 변경됐다. 대형 명품 브랜드에서 잇따라 가격을 낮추는 만큼 명품 업계는 이 외의 브랜드에서도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 최근 들어 명품 브랜드의 성장세가 둔화했기에, 불가피한 조치란 반응이다.
명품 중에서도 하이엔드 브랜드로 꼽히는 루이비통과 샤넬 역시 고전한 실적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루이비통의 지난해(2023년) 영업이익은 2,8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31.3% 대폭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 또한 1조 6,511억 원으로 411억 원 감소하면서 국내 명품 매출 1위 자리를 샤넬에 빼앗겼다.
그러나 국내 매출 1위를 차지한 샤넬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129억 원에서 2,721억 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1년 만에 34.1%의 영업이익이 수직으로 하강한 것이다. 더하여 샤넬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이어왔는데, 지난해의 경우 증가율 7.1%에 그쳤다.
이에 대해 명품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3고’(고금리·고환율·고유가) 여파로 소비자가 지갑을 닫으면서 소비가 감소했지만, 브랜드들은 제품 가격을 매년 인상하여 발생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 명품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호황기를 맞은 명품 브랜드들이 터무니없이 가격을 많이 올렸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가 등을 돌리고 있다”라며 “중산층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미들급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격 인하 바람이 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는 한국에서 저조한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2023년) 본사에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엔 15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과 대비된다. 여러 명품 브랜드가 경기 침체 등으로 부진한 성과를 보이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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