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여성 탈의실에서 누수를 고치던 남성을 성범죄자로 몰아 경찰에 고소하고, 이 작업자에 대한 악성 루머를 퍼뜨린 경찰관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서울의 한 수영장 전기반장인 A씨는 2021년 9월 여성 탈의실 누수를 막기 위한 시설 공사를 하다가 탈의 상태의 이씨와 마주쳤다. 미화원 두 명이 당시 현장을 통제하긴 했지만, 여성 회원들이 여전히 탈의실 안에 있는 상황에서 별다른 차폐막 없이 작업하다가 생긴 일이었다.
수영장 측은 이씨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사과했지만
이씨는 인터넷 카페 등에 “전기반장이 작업을 핑계 삼아 탈의실에 무단침입해 여성들의 알몸을 훔쳐봤다”는 글을 잇달아 게시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뒤엔 A씨를 성폭력처벌법상 성적목적 공공장소침입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 결론은 무혐의였다. 그런데도
이씨는 “전기반장이 작업을 핑계 삼아 여성들의 알몸을 수 분간 수시로 훔쳐보았음에도 수영장 측에선 이를 방관하고, 이에 항의하는 나에게 고압적인 자세로 윽박질렀다”거나 “해당 수영장을 폐업시켜야 한다”는 등 비방성 게시글을 한 달간 총 185차례 써서 올렸다.
1∙2심 법원은 이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관으로서 A씨 측의 잘못을 정당하게 시정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을텐데도 피해자를 형사고소하고, 인터넷상에 185회 허위 글을 올려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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