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실 말고도…” 현대차 사옥에 있다는 회장 사무실
현대차 양재 사옥 두 회장실
정몽구 명예 회장의 집무실
그룹 도약의 주역으로 평가
현대자동차그룹 사옥은 서울 양재동 쌍둥이 빌딩이다. 각각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로고가 달린 건물이지만, 회장은 정의선 회장 한 명이다. 그런데 정 회장 것 외에 회장실이 하나 더 있다고 한다.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의 집무실은 동관 18층에 있고, 그보다 3층 위에 정몽구 명예회장의 집무실이 있다.
집무실이 있다고 해서 매일 출근하는 건 아니라고 한다. 정 명예회장이 집무실을 사용하는 일은 매우 드물며, 최근에는 출근하지 않고 자택에서 가끔 업무를 본다고 전해진다.
그런데도 정 명예회장의 집무실을 치우거나 정 회장이 사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 ‘부자간 경영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해석부터 ‘정 명예회장이 여전히 건재한 데 따른 것’이라는 관측 등 다양한 이야기가 돈다.
경영 스타일은 격식을 크게 따지지 않는 정의선 회장의 행동을 가리킨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을 자동차 명문 기업으로 도약시킨 주역이다.
1993년 61세 나이로,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IMF 외환위기 직후 적자에 빠진 현대차를 1년 만에 4,000억 원대 흑자 전환에 성공시켰다. 1998년 말 인수한 기아차는 이듬해 자본 잠식에서 벗어나 1,357억 원 순이익을 냈다. 그해 9만여 대이던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2003년 40만대로 껑충 뛰었다. 2010년엔 미국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량 기준 세계 5위 기업에 올랐다.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정 명예회장이 표준 공장 건설 체계를 확립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동차 생산 공정 과정에서 최적화된 부품 공급 모듈화 체계를 도입해 효율성을 최대화했다.
이 밖에도 최단기간 내에 국제 생산 판매 네트워크를 구축, 해외 공장 건설 시 국내 부품 업체들의 대규모 동반 진출 등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전례 없던 업적을 세웠다.
201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정몽구 회장을 ‘세계 100대 최고 경영자’에 선정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청문회에 소환됐는데, 이것이 정 명예회장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 됐다. 이후 2018년에 현대자동차 시찰 및 회의를 끝으로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2020년 10월 14일부로 현대자동차그룹의 회장직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은퇴하며 명예회장으로 남게 된다.
이제 정몽구 명예회장은 숙원 사업의 달성만 기다리고 있다.
지난 2014년 현대자동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10조 5,500억 원에 인수했다. 대규모 자금을 부동산에 투자해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강남구가 건축 허가 신청을 ‘세부 개발계획 미확정’을 이유로 반려하거나 수도권정비위원회에서 사업을 3차례나 보류하는 등 까다로운 심의 절차 등을 겪었다. 이러한 제약들로 2014년에 추진한 이 사업은 6년이 흐른 지난 2020년 5월에야 착공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착공으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 진행 상황은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당초 계획했던 105층도 55층으로 낮춰 짓기로 방향을 틀었다. 2026년 말 완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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