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수 있는 건 다 팔아라” 본사까지 매각했던 회장님,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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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6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이마트 성수동 본사 매각
5년간 3조 9,000억 원 팔아

“팔 수 있는 건 다 팔아라” 본사까지 매각한 재벌 회장님, 지금은? — 출처 : 신세계

올해 정용진 회장 체제로 접어든 신세계그룹이 취임 5개월을 맞은 가운데 회장 취임 이후 첫 SNS 게시물을 올려 화제다. 지난 3월 신세계 그룹의 회장 취임 이후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끊어왔던 정용진 회장이 취임 이후 첫 게시물을 올려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과거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SNS로 소통하며 호감형 이미지를 쌓고 있던 정용진 회장은 언론에 노출을 꺼리는 다른 이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취임 이후 각종 현안에 대해 세밀하게 챙긴 그는 야근을 일상화하는 등 업무에 몰두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과감한 태도 변화를 꿰찼다.

경영 몰입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정용진 회장은 지난 2021년 신세계 그룹의 생존을 위한 선택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용진 당시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업의 확장과 생존을 위해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를 매각한 것이다.

이는 이커머스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 이베이와 M&A를 맺기 위한 절차 중 하나였다. 당시 인수 금액은 3조 원으로, 이를 위해 토지와 부동산을 팔아 실탄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세계 그룹은 온 오프라인을 호령할 대형 유통망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당초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와 부지를 매물로 내놓으며 정용진 회장은 “부동산 깔고 있지 말라”는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본사와 부지의 장부가는 960억 원으로, 이마트가 보유 중인 장부 가치로만 상위 10 안에 드는 금액으로 평가됐다.

이를 매각하기 위해 신세계 그룹 측은 세계 최대 규모 부동산 회사 CBRE를 자문사로 내정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마트 본사의 경우 이마트 사옥과 성수점이 합쳐져 있어, 면적만 해도 9만 9,000㎡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다만, 본점의 상징성이 크기에 섣불리 손을 대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신세계 그룹은 모두의 예상을 넘고 이마트 본사 매각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신세계 그룹의 결정은 유통 공룡의 자리를 지키던 신세계 그룹이 쿠팡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당시 이마트의 시가총액은 4조 3,347억 원으로, 신세계까지 합친다면 7조 300억 원에 달했다. 이어 이마트의 유무형 자산이 46조 원에 달하지만, 시가총액은 그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당시 이마트가 소유한 대표적인 부동산으로는 지난 2021년 1월에 거래된 이마트 가양점이 꼽혔다.

이마트 가양점은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까지 규모의 판매시설이 들어서 있는 부지 2만 2,871㎡로, 약 6,820억 원에 매각된 바 있다. 이어 지난 2013년 스타필드를 짓기 위해 매입한 마곡역 북측 부지 역시 코로나로 인해 급매물로 내놓았다.

해당 부지는 2020년 3월 8,158억 원을 제시한 태영건설이 선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7년 하남점 잔여 부지와 평택 소사벌 부지, 시흥 은계지구 부지와 이마트 부평점을 매각한 신세계 그룹은 지난 2019년 코스트코 지분 3.3%와 코스트코 서울 양평점과 대구점, 대전점 3개 점이 입점한 이마트 소유 부동산 등 코스트코 관련 자산을 모두 코스트코에 양도하기도 했다.

또한, KB증권이 조성한 부동산펀드에 대구 반야월점을 포함한 13개 점 토지와 건물을 매각 후 재임대(S&LB·세일앤드리스백) 방식으로 9,500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어진 행보로 결국 이마트 성수동 본사 건물을 매각한 신세계 그룹은 1조 2,20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정용진 회장의 이런 결정은 유통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던 쿠팡을 의식한 정용진 회장의 결단으로 해석된다. 이는 부동산 매각을 통해 얻은 자본을 바탕으로 정용진 회장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인수는 신세계그룹의 창사 이래 첫 조 단위 인수합병으로 확인됐다.

당시 정용진 회장은 “얼마짜리 회사로 키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신세계가 이커머스 시장을 평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부동산을 깔고 있지 말고 이커머스와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019년 이후 5년간 6건의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3조 8,869억 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마트 13개 점포와 마곡동 부지, 이마트 가양점, 성수동 본사 토지를 매각한 것에 이어 신세계 라이브 쇼핑과 신세계 영랑호리조트를 매각한 결과다.

한편, 신세계그룹의 회장 취임 이후 정용진 회장은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며 그룹의 경영에 전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평소 즐기던 SNS 활동을 전면 중단한 직후 경영 몰입 행보를 보이며 신세계 그룹의 실적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올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14조 2,627억 원, 영업이익 125억 원을 기록해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2분기만 놓고 볼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든 7조 560억 원, 영업손실은 34.7% 개선된 346억 원으로 상반기 실시한 희망퇴직에 들어간 퇴직금 등 일회성 비용 89억 원, 보유세 720억 원 등을 고려하면 수익성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이마트는 하반기에도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둔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