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벙글 항우와 조조의 공통점과 차이점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항우와 조조는 둘 다 공통점이 몇개 있는데
첫째는 본인의 군사적 능력이 당대 최강급이었다는 것
둘째는 그 군재와 능력을 바탕으로 한 때나마 천하를 석권했다는 것
셋째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후대 이야기와 창작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
(항우는 무협지 주인공을 방불케 하는 압도적 카리스마의 패왕, 조조는 유비의 숙적이자 교활하고 사악한 간웅)
하지만 이 둘에는 결코 가를 수 없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역사적으로 민중의 사랑과 인정을 받았냐, 못 받았냐”
이거에 관해서 고찰글 한번 써봄
먼저 항우에 대한 역사적 대우는 후하기 그지없다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음
한고조 유방에게 패배했으면서
오히려 현대에 유방은 누군지 몰라도 ‘패왕’이란 단어는 들어봤을 정도로
역사적 존재감에선 이보다 더한 색채를 가진 인물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고
패배자임에도 불구하고 한고조와 함께 천자의 기록인 ‘본기’에 그 기록이 실린 것.
또한 중국사에서 무력의 대명사가 된 것 등
항우를 정치적으로 비판하는 사관의 내용은 많아도
항우 인물 자체는 널리 사랑받아온게 확실하다.
오죽하면 이런 뉴스 기사까지 공연히 존재할 정도니
항우라는 인물 자체가 워낙 삶이 드라마틱한 것도 있고
무려 본좌, 압도적 군사적 능력과 카리스마, 패왕 및 만인지적 등의 호칭, 평생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 장렬한 최후 등
그냥 이야기꾼 입장에서 항우는
지니의 램프 같은 거임
반면에 조조를 보자
솔직히 말하자면 조조는 항우의 상위호환에 가깝다
1. 항복한 자들은 최대한 후하게 대해주는 식으로
“닥치고 학살”만 고집하던 항우보다 세력적으로 훨씬 더 오래 장수함
2. 천자를 백주대낮에 죽여버린 항우와 달리
죽을 때까지 천자를 등에업고 명분을 사칭
3. 외교적, 정치적 행보는 항우 따위가 아니라 유방과도 견줄 정도
4. 범증, 장량, 한신, 진평, 영포, 팽월 등 사실상 당대의 모든 인재를 보유했으나
모두 떠나보낸 항우와 달리 인재등용에 있어선 초세지걸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줌
그냥 조조는 “항우가 만약 이랬었다면?”의 if물이나 다름없는 캐릭터다
그런데 어째서 조조는 20세기들어 마오쩌둥이 후까시 하기 전까지
1800년 동안 역적의 대명사로 개쌍욕을 쳐먹어 왔던 걸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존재한다
“이 두놈이 살아서 죗값을 치루고 죽었나?”
둘다 일반적인 민중을 대상으로 학살을 벌이긴 했지만
명백히 항우의 죄질이 더 무겁다고 볼 수 있을 정도고
사기열전의 저자 사마천은
“항우가 파묻어 죽인 자가 족히 천 만에 달할 것이다.” 라며
항우를 존나게 극딜했다.
그럼에도 어째서 항우가 2000년 넘도록
민중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이야기의 소재로 전해내려 온 이유
그건 “살아 생전에 업보를 청산했냐 못 청산했냐” 에서 갈린 거임
“아니 씨발 항우 이새끼 사람 존나 잡아다 죽이고 걍 죽일놈 아님??”
“항우가 말했다. 처음 나를 따라나선 강동의 자제들 중 살아돌아가는 이가 아무도 없게 되었는데,
내가 어찌 강동의 부모들을 대할 수 있겠는가? 난 이곳에서 죽는 것이 옳도다.”
“연이은 전투로 항우의 몸에 열 군데가 넘는 상처가 생겼고,
마침내 자결하자 그 시체를 빼앗기 위해 달려든 한나라 군사들에 의해
시체가 찢기고 짖이겨져 다섯 등분이 되었다.”
“유방은 항우의 목을 치켜세우고 노나라 땅의 항복을 받아냈다.”
“항우에게는 우라는 이름의 미인과 추라는 이름의 준마가 있었으나
이들은 모두 생사를 알 수 없게 되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업보청산 다 한거 같은데?”
“시신 능욕, 나라 멸망, 연인 사망 이 정도면 업보 달달하게 청산했지 아 ㅋㅋ”
반면에 조조는?
“아니 이새끼도 항우 못지 않게 학살 저질렀는데 왜 60살 넘게 잘 살다가 자연사함?”
“심지어 유부녀 헌터인데 이새낀 무조건 업보청산 하고 가야 맞지“
“조조가 말했다, 나는 천하를 평정하며 다른 일들은 딱히 개의치 않았다.
허나 유부녀 따먹다가 아들래미 잃은 건 좀 아쉽구나“
(실제로 저렇게 유언 남기고 천수누리다 자연사함)
“이!씨!발!새!끼!야!!!!!!!!!!!!!!!“
대충 이런 흐름이 된 것
본인이 의도했든 안 의도했든
결과적으로 항우는 살아서 받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벌은 다 받았고
심지어 죽어서도 벌을 받아서 업보를 청산했다면
조조는 살아 생전에는 누구도 함부로 앞에서 규탄하는 게 불가능했고
심지어 죽어서도 거진 100년 넘는 세월 동안 누구도 조조탓을 못 했었음
업보청산은 커녕 죽을 때까지 유부녀 탐하다 평온하게 자연사한게 포인트
초한지와 삼국지를 다룬 매체는 많지만
대부분이 항우에 대해 호의적인 해석이 뒤따라오는데는 바로 이런 뒷면이 작용한게 아닐까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