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약정 대상자인데도…이걸 몰라서 매달 1.6만 원 손해 봤습니다”
선택약정 할인제도 혜택
미혜택 1조 3,837억 원 달해
“과기정통부의 안내·홍보 부족”
최근 통신 기본 요금 25%를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할인 제도(선택약정)에 가입해 할인을 받을 수 있었는데도 통신비 할인 혜택을 적용받지 못한 사람이 1,2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다. 이들이 할인받을 수 있던 금액을 합하면 약 1조 4,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택약정 제도 홍보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선택약정 미가입자는 1,229만 78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입자의 26.2%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들이 할인받을 수 있었던 총금액은 1조 3,83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선택약정에 가입하지 않은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요금은 3만 7,508원이며, 이에 따른 선택약정 할인액(월 요금의 25%)은 9,377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약정기간 종료 후 무약정 기간이 1년이 넘는 사람은 673만 1,103명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선택약정 미가입자의 54.7%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673만 1,103명의 이용자가 신청만 하면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 혜택을 놓치고 있던 것이다. 이들이 선택약정 제도에 신청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할인액은 월평균 8,341원이며, 총액은 연간 6,737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선택약정에 대한 인식 부족, 가입 절차의 귀찮음 등으로 인해 무약정 상태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초 선택약정할인 제도는 소비자에게 단말기 가격을 지원해 주지 않는 대신, 1년 혹은 2년 단위로 약정 가입 시 통신 기본 요금 25%를 할인해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단말기 개통 시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았거나, 받았더라도 개통 후 24개월을 초과한 시점부터 언제든지 가입이 가능하지만, 미가입자 비율은 계속 늘어나는 경향이다. 업계에서는 선택약정 문제가 지적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을 필두로 과기정통부가 홍보에 미흡했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16년 감사원 감사와 2020년 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선택약정 안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미가입자는 2020년보다 오히려 10만 명가량 늘었기 때문이다. 또한, 할인 예상 총금액 역시 1조 3,372억 원에서 1조 3,837억 원으로 465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감사원은 과기정통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에 “통신 3사의 선택약정제도 안내 관련 안내·고지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무약정자(선택약정 미가입자)의 총 연간 예상 할인액이 1조 원이 넘으므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노종면 의원은 “이유가 있어 무약정 상태를 유지하는 가입자도 존재하지만, 1년 이상 무약정 상태를 유지한 건 약정 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받을 수 있었음에도 할인받지 못한 것”이라며 “이는 과기정통부의 안내와 홍보 부족 탓임에도 과기정통부는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라고 말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지난 2021년 선택약정에 대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전국 통신사 대리점에 관련 포스터를 배포했으나 효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통신비 인하’ 이슈를 다룰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스마트폰 도입 직후인 2011년 국정감사에 등장하기 시작해 14년째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단골 안건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는 선택약정 할인, 통신사 멤버십 혜택, 과도한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요금 등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에 국회 과방위는 국감 증인으로 108명을, 참고인으로 54인을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이통 3사 수장 중 유일하게 김영섭 KT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으며, 올해 국감에서 김 대표는 KT 최대 주주 변경 이슈를 비롯해 알뜰폰 사업, 가계통신비 문제 및 단통법 폐지, 통신사 멤버십 혜택 등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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