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모든 생명체의 직접적인 조상: LUCA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계통수란 생명체의 진화적 유연관계를 나무의 형태로 요약하여 보여주는 그림이다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동식물 정도만 구분하나, 교육과정이 올라가며 박테리아와 고균 진핵생물의 3역 6계 체계를 배우게 된다
계통수 상으로 가지가 늦게 갈라져 나올수록 유전적으로 가깝다는 의미이고, 뿌리에 가까울수록 일찍 갈라져 근연관계가 멀다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나무의 가장 깊은 곳에는 무엇이 존재할까?
계통수의 뿌리에 위치하는 종을 LUCA(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모든 현존 생물의 공통 조상이라고 부른다
최초의 생명체(FUKA)와는 다른 개념으로, LUCA 이전에도 동시대에도 다른 생명체들이 많이 존재했으나 그들의 후손들은 멸종하고 현재 LUCA의 후손들만이 남았다는 것이다
LUCA의 개념 자체는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서술했을 정도로 오래되었다
다만 추론의 영역이었던 과거와는 다르게 현대에는 분자생물학과 지질학의 발달로 인해 체계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LUCA의 흔적을 더듬어 나가는 것에는 미생물 화석 연대측정, 생명체들의 공통 유전자, 공통 물질대사, 암석의 유기물질 비율 분석 등 다양한 방법이 사용된다
이와 관련해 UCL 연구팀이 연구한 성과가 7월달 네이처지에 실렸는데 여러 흥미로운 주장이 나온다
미생물 화석 및 유전자 분기 시간 추정을 통해 분석한 결과 LUCA는 약 42억 년 전부터 존재했었다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달이 생성된 지 불과 1-2억년 뒤이며 기존 최초의 생명체 추정연대의 상한선인 38억년 전을 월등히 상회한다
약 41억 년부터 38억 년 전 까지 수 억 년에 걸쳐 전 지구적인 소행성 대충돌이 일어났고 이를 후기 대폭격Late Heavy Bombardment이라고 부른다
이전에는 생명체가 저런 환경에서 탄생하거나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지각이 녹아내리는 와중에도 바다 가장 깊은 곳에 있던 초기 생명체들이 살아남아 진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생태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발견이 이루어졌다
연구팀은 고균 350종과 박테리아 350종의 유전자를 분석하여 공통 유전자를 추려 내고, 외래 유전자를 최대한 배제하는 방식으로 LUCA의 유전자를 추측했다
그 결과 2657개의 유전자가 식별되었으며 이로 인해 생활사를 유추할 수 있었다
LUCA는 혐기성 원핵생물로,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이용해 대사 산물로 아세트산을 생성했다고 추정된다
또한 초고온성 미생물의 효소를 가졌을 확률이 높으며 광합성을 하지 않았다고 예상된다
이로서 최초의 생명체가 유기물로 가득찬 바다 표면에서 탄생했다는 ‘원시 수프 가설’은 타격을 입고 빛이 없는 열수구에서 탄생했다는 ‘심해 열수구 가설’이 더욱 힘을 받게 되었다
공통 유전자로 유추한 LUCA의 유전자 중 바이러스 면역을 담당하는 부분도 존재하는데, 그로 인해 이미 그 당시부터 바이러스가 LUCA를 공격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LUCA가 특정한 종을 의미하는 단어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실 엄밀하게는 개념적인 존재에 더 가깝다
과거의 계통수에선 진핵생물의 조상이 LUCA라고 여겨졌으나, 박테리아가 세분화되고 고균이 추가되는 등 분자생물학이 발달하자 LUCA는 점점 더 깊은 과거로 밀어넣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2013년 새로운 고균 문인 DPANN과 2018년 박테리아의 새로운 문인 CPR이 발견되어 LUCA의 새로운 유전적 조건을 추가하게 되었다
한편 수평적 유전자 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의 존재로 인해 LUCA를 재구성하는 연구방식에 회의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고등학교 시절 배운 그리피스의 형질전환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생명체의 유전물질은 부모-자손간의 수직적 방향으로만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전자를 받아들이는 수평적 전이도 이루어진다
인간만 해도 전체 유전자의 8% 가량이 바이러스에서 전이되었다는 연구결과가 존재한다
LUCA 전후로 멸종한 생명체(회색)들 역시 이미 LUCA와 그 후손들(검은색)에게 유전자 전이(빨간색)를 통해 자신의 흔적을 남겼을 확률이 높다
이렇게 여러 종 간의 유전자가 섞인 상황에서 단순히 수직적인 계통만을 반영해 LUCA를 재구성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장 기초에 가까운 생명체의 형태를 알 수 있는 연구라는 점에서 외계생명체의 조건과 연관되기에 LUCA의 재구성은 생물학계뿐 아니라 NASA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주제이다
Moody, E. R. R., Álvarez-Carretero, S., Mahendrarajah, T. A., Clark, J. W., Betts, H. C., Dombrowski, N., Szánthó, L. L., Boyle, R. A., Daines, S., Chen, X., Lane, N., Yang, Z., Shields, G. A., Szöllősi, G. J., Spang, A., Pisani, D., Williams, T. A., Lenton, T. M., & Donoghue, P. C. J. (2024). The nature of the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and its impact on the early Earth system. Nature ecology & evolution, 8(9), 1654–1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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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lward, F. O., & Moniruzzaman, M. (2022). Viral Complexity. Biomolecules, 12(8), 1061.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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