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정신과 의사 남편, 31년만 KBS 명퇴에도 밥타령” 충격 고백 (‘동치미’)
[TV리포트=남금주 기자] 아나운서 출신 황정민이 밥만 찾는 남편에 대해 폭로했다.
12일 방송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아나운서 특집으로, 윤영미, 정다은, 이윤철, 김병찬, 유병찬 등이 등장했다.
이날 프리랜서 4주 차인 황정민은 명예퇴직과 관련된 일화를 밝혔다. 1993년 KBS 아나운서로 입사한 황정민은 “‘FM대행진’을 19년 진행하고, ‘VJ특공대’, ‘좋은 나라 운동본부’ 등을 진행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황정민은 명예퇴직한 이유에 대해 “저희가 신입 사원이 되면 지방 순환 근무를 하게 된다. 제가 들어왔을 때 회사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서 황현정, 황수경, 황정민이 주요 프로그램을 맡아서 지방에 안 가게 됐다. 근데 지방이 인력이 부족할 때마다 그게 문제가 됐다”라고 했다.
이어 황정민은 “김병찬 선배도 지방 근무를 안 했는데, 다 퇴사하시면서 제가 (지방 근무 후보) 1순위가 됐다. 이번에 또 지방에 내려가야 한단 얘기가 있어서 이번엔 명예퇴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윤영미가 “왜 안 갔냐. 남편과 떨어질 좋은 기회인데”라고 하자 황정민은 “남편과 떨어지는 것도, 지방에 사는 것도 좋은 기회인데, 저희 아이가 고2, 중3이라 떠나서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라고 답했다.
황정민은 퇴직의 충격이 컸다고. 황정민은 “전 오랫동안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지는 느낌이었다. 불에 데인 것처럼 마음이 그랬다. 마지막 일주일은 매일 울면서 다녔다. 하루 만에 관계자들을 찾아뵙고 얘기했다. 그러다가 귀가가 좀 늦어졌다”라고 했다.
그날도 남편은 황정민에게 밥을 얘기했다고. 황정민은 “저희 집은 남편이 매일 밥을 집에서 먹나, 밖에서 먹나 물어본다. 들어가서 밥을 차려주겠다고 했는데, 집 앞에서 남편을 마주쳤다. ‘그러면 밥을 밖에서 먹고 오라고 하지’ 그러더라. 제가 너무 당황스럽더라. 일단 볶음밥을 만들었는데, 자기가 지금 볶음밥 먹을 입맛이 아니라더니 라면을 끓여서 먹더라. 준비가 좀 늦었다고 라면 끓여 먹으면 얼마나 얄밉냐”라고 토로했다.
황정민은 “이미 많은 이야기를 하고 와서 화를 표출할 힘도 없었다. 내가 밥하려고 취직한 사람이 아니고, 명예퇴직 때문에 사람들 만나서 힘들다고 했다. 근데 남편이 ‘그러니까 밖에서 밥을 먹고 오라고 하면 되잖아’ 하더라”라고 밝혔다.
명예퇴직 결정 후 일주일 만에 퇴사했다는 황정민은 “마지막 일주일 동안 사람을 만나는 것도, 혼자 있는 것도 힘들었다. 위로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하필 남편이 3일 정도 술 약속이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제 남편은 농담이랍시고 ‘난 돈을 받아야 들어줘’라고 하더라. 그 순간 나도 접수하고 얘기할까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황정민은 “마지막 방송 주제가 ‘8월의 크리스마스’였다. 감회에 젖어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저희 남편은 5분 안에 100명이 죽는 영화 아니면 틀질 않는다. 옆에서 대테러 드라마를 보고 있더라”라고 했다. 하지만 황정민은 계속 그냥 넘어가 줬다고.
황정민은 “여기 나오기 전까진 남편에 대해 깊이 생각 안 해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황정민의 이야기는 MC 박수홍, 최은경을 비롯해 다른 패널들의 공분을 샀다. 유정현은 “사람은 살면서 공감해 줘야 한다. 그게 아니면 짐승과 다름없다”라고 했고, 윤영미는 “어떻게 그런 날 볶음밥을 해줬는데, 입맛에 안 맞는다고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냐. 표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황정민은 “결혼을 잘못한 걸까요?”라고 말했다.
남금주 기자 ngj@tvreport.co.kr /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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