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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지리산그란폰도 후기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디시인사이드 0
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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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문하고 자전거에 빠져들면서 자덕들의 로망인 설악그란폰도 완주를 한번쯤 하고싶었다.
하지만 내년부터 주말없는 직장으로 갈 운명이기 때문에 못가겠구나..  하던 중 콜콜님이 올리신 지리산그란폰도 인원 모집 글을 보았다.
‘대회’인 다른 그란폰도와는 다르게 취지가 ‘행사’인 점과 참가 인원이 300명뿐인 점이 맘에 들었다.
다만 맘에 걸리는 것은 내가 이걸 완주할 실력이 될까.. 여서 좀 고민을 하다가 놓치면 후회할 것 같아 뒤늦게 신청 후 ‘팀 로드싸이클갤러리’에 합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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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그란폰도 코스는 이러하다. 내 인생 최대 획고는 가평그란 2200인데 획고 4000???????
다른 잔잔바리 업힐은 필요없고
성삼재 – 정령치 – 오도재 이거 쓰리콤보가 진짜 사람 미치게만들었다.
그래도 대회 전까지 나름 열심히 타면서 완주할 실력은 만들어 놓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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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차써서 일찍 퇴근하고 내가 꼬드겨서 지리산 가게 된 우몽다 갤럼 픽업하여 출발.
남원에 도착하니 이미 어두컴컴하더라.
근처 갤럼들 숙소에 놀러가서 다같이 피자 치킨 탕수육 맛있게 먹고 일찍 자려는데…..
짐 풀면서 우몽다가 하는 말 “저 큰일났어요”
이때 뭔가 두고왔겠거니 했는데 그게 헬멧일 줄이야…
심지어 헬멧 안에 속도계 전조등 후미등 반장갑 블박 고글까지 야무지게 풀세트로 담아둔 상태로 용인에 두고 온 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찌해야하나 고민을 하다 결국 근처에 있는 롯데마트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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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헬멧, 후미등, 반장갑, 폰트라바를 위한 보조배터리 구입 완.. 
전조등은 내꺼를 빌려주기로 하고 내가 어떻게든 해지기 전에 로싸갤 선두팩에 붙어서 완주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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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침이 밝고.. 기대반 걱정반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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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상주도 그렇고 아침에 안개가 정말 자욱했다. 해가 떠도 안개가 안걷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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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첫 업힐을 오르고 나니 오른쪽으로 장관이 펼쳐졌다.
높은 산이 아닌데 밑에 안개로 인해 운해가 깔린 것 처럼 정말 멋있어서 멈추고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계속 안개를 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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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성삼재 시작. 저 앞에 보이는게 한세님인데 어떻게든 띠라가서 선두팩에 합류하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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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 ‘HC급 업힐 성삼재 1시간 이내 주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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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재에서 보는 경치는 정말 예술이었다. 너무나도 길었던 업힐을 다 보상받는 느낌..
화장실 다녀오니까 한세님이 보여서 후다닥 다운힐 합류 후 정령치를 올랐다.
정령치는.. 중간중간 내리막..?과 평지가 섞여있어 평균경사도는 높지 않은데 중간에 1~2키로 정도 고각이 팍 때린다.
이때부터 역치 이상으로 파워도 안뽑히고 물도 부족해서 한세님과 나눠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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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컷오프지점인 정령치 정상 통과 후 선두팩이 있는 2보급으로 출발했다.
성삼재와 정령치 다운힐은 고각헤어핀이 정말 많아 속도를 내기 힘들었다. 
그래도 앞에서 다운힐 라인을 다 그려주고 난 그것만 따라가면 돼서 다운힐 내공이 부족한 나도 잘 따라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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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주최 대표님 공식 사진)
보급으로 컵라면과 샤인머스켓을 주는 그란폰도가 있다??
너무 맛있고 힘들어서 사진이 하나도없다.. ㅋㅋㅋㅋ
암튼 2보급소를 기점으로 싸싸갤 선두팩 인원이 모두 합쳐져 골인까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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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도재를 가는데… 가는데.. 다른 팀 팩과 합류하여 평지 팩 속도가 미친듯이 치솟았다.
앞사람과 조금이라도 간격이 벌어지면 그거 메꾼다고 인터벌이 반복되니 멸치개미조루파워인 나는 죽어가기 시작했다..
머리속엔 ‘이 앞에 그 무시무시한 오도재가 있다는데.. 이건 자살행위야..’ 라는 생각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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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티티구간에서 미친 속도를 뽑고 오도재에 진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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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오도재는 내가 지금껏 가본 업힐중 가장 힘들었다. 성삼재 정령치에서 다 털리고 왔는데 쉬는구간없이 3키로내내 고각을 때려버리니까 진짜 다 던져버리고싶더라.
끌바만 하지말자라는 생각으로 온몸을 비틀며 꾸역꾸역 올랐다.. 이 지옥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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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엄청난 포스를 풍기는 오도재 정상의 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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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재에서 바라본 풍경.. 몇주 뒤 단풍이 전체적으로 들면 이보다 더 이쁠 것 같더라.
오도재 정상 휴게소에서 팀장님이 게토레이와 콜라 소시지 등 보급을 사주셨는데 진짜 이때 죽다 살아났다. 감사합니다 머장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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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유명하다는 지안재 꼬불꼬불 다운힐. 사진찍을 정신 없이 내려가느라 고철님 사진으로 대체. 찍고싶었던 사진 대신 찍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도재 다운힐 초반에 한분이 낙차하셔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보는 사람 마음도 그런데 본인은 얼마나 더 속상하셨을지 ㅠㅠ 그래도 자전거와 사람에 큰 문제는 없으니 춘천에서 꼭 리벤지를 성공하시기를!
그렇게 지안재 다운힐 이후로부터 도착까지 사진은 거의 못찍었다
업힐 나올때마다 흐르고 평지에서도 거의 메달리듯 붙어가고.. 머리속엔
집에 가고싶다..
4보급 언제나오나..
차라리 날 버려줬으면.. 아니 버리면 나 전조등 없는데 야간에 어떻게가지.. 제발 버리지 말아주세오.. 등등 온갖 생각을 하면서 페달만 밟았다..
싸싸갤 선두팩에 낄 실력이 아니라는걸 오도재 이후로 뼈저리게 느꼈다. 난 아직 자전거 짬이 한참 부족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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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도착한지도 모르겠는 4보급 황도. 사실 입맛이 없었다..
옆에서 한세님이 하나 더먹고싶다길래 저 입맛 없으니까 제거 드세요. 했더니 그럴수록 더더욱 먹어야된다고 해서 억지로 먹었다.
이제 남은 건 3키로짜리 업힐 하나와 1키로 이내 짜잘한 깔딱 업힐들.. 
이제는 하도 흐르다 보니 해지기 전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인 선두팩에 내가 민폐덩어리라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내 곁에는 항상 날 케어해주시는 팀장님이 계셨고 업힐정상에서 묵묵히 기다려주는 팀원들이 있어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페달을 굴리는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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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렇게.. 하염없이 달리다 보니 ‘라스트 1키로!’ 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끝이 오는구나 하는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회전교차로를 몇개 지나고 드디어 출발지인 남원종합운동장이 보이니 가슴이 벅차오르고 와.. 하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더라.
국토종주 도착할때도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는데 지리산 그란폰도는 정말 눈물이 나올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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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였으면 절대 할 수 없었던 지리산 그란폰도
해지기 전에 무사히 도착하였다.
대회 팀원 모집부터 시작하여 끝날때까지 팀원들 신경써주시고 제가 흐를때마다 옆에서 챙겨주신 팀장님
거의 풀말선으로 팩 끌어주시고 뒤에 오는 차량통행까지 관리해주신 굇수 콜콜님 지인분
흐를때마다 기다려주고 웃음을 잃지 않는 선두팩 갤럼들
혼자만의 페이스로 끝까지 달리셔서 여유롭게 컷오프 통과하시고 완주한 금속형님
누구보다 가장 힘들었을 후발대 5인..
정말 다들 고생 많으셨고 절대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  이후 ㅡㅡㅡㅡㅡㅡㅡ
후발대 골인 축하해주며 숙소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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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진짜 개맛있더라 ㅜㅜ 다들 굽는 실력이 장난아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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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날 먹은 순대국. 우리테이블에 순대한접시 사주신 한세님께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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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와서 찍어본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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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는길에 천안에서 로라사왔는데 일단은 타고싶은 생각이 안듬..
정말 힘들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출발 전 단체사진으로 후기 마치겠습니다.
정신없는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들도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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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2. ‘지리산 그란폰도’
TEAM 로드싸이클갤러리

출처: 로드싸이클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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