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많이 받네” 한국은행 고위직 5명이 받은 연봉 살펴보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보수
5명 연간 35억 원 이상 수령해
美 파월 의장보다 높은 보수

한국은행이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봉 및 지원금으로 연간 35억 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보수보다 높은 수준으로 전해진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임명직 금융통화위원의 1인당 연간 보수액 3억 5,200만 원을 비롯해 업무추진비 연간 3,200만 원, 3급 혹은 4급 보좌진 최대 1억 3,700만 원, 차량 기사 5,500만 원, 차량(G80 전기차) 8,200만 원, 비서 4,800만 원 등 총 7억 600만 원을 지급했다. 즉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5인에게 보수로 연간 총 35억 3,000만 원이 지급된 것이다.

7억 원 이상의 보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보다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2023년) 2월 제롬 파월 의장은 자신의 급여에 대해 “연 19만 달러(한화 약 2억 5,783만 원) 정도를 벌고 있다”라고 한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의장의 보수는 20만 3,500달러로, 한화 약 2억 7,612만 원 수준이다.

금융통화위원의 주 업무는 연 8회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통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 보고서를 비롯해 강연, 기고를 통해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하지만 높은 급여 대비 이들의 업무 강도가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일영 의원이 통화정책 방향 회의 당 금융통화위원들의 발언 건수를 분석한 결과 각 위원은 회의 당 평균 10회 수준의 발언을 했다.

그중 가장 적게 발언한 A 금융통화위원의 경우 평균 6회의 발언에 그쳤다. 즉 A 위원의 경우 발언 당 1,470만 원을 지급받은 셈이다. 이어 B 위원의 경우 회의당 평균 17회로 가장 많은 발언을 한 인물로 꼽혔다. 이는 1회당 약 520만 원을 받은 셈이다.

회의 발언뿐만 아니라 금융통화위원들의 보고서, 강연, 기고 등의 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임명된 황건일 위원의 경우 7개월간 보고서 1건 작성에 그쳤다. 심지어 올해 4월에 임명된 김종화, 이수형 위원의 경우 단 1건의 보고서도 작성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2023년) 4월부터 12월까지 금융통화위원으로 활동한 박춘섭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8개월간 강연 1번의 실적이 전부였다.

이에 대해 정일영 의원은 “국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를 경정하는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의 발언이 국민 상식에 미치지 못하는 횟수도 문제지만, 금융통화위원들의 역할에 비해 지원이 과도하다”라며 지적했다.

더하여 한국은행은 외교부 규정에 없는 특별규정까지 신설하여 해외 주재 직원들의 사택 임차료로 연간 15억 1,000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정일영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총 5곳의 국외사무소에 34명과 워싱턴, 홍콩, 상해 3곳에 10명의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올해 월 임차료 지원액은 1억 2,580만 원 규모다.

이를 1년 치로 단순히 계산하면 연간 15억 1,000만 원이 해외주재원 임차료로 투입되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홍콩 870만 원, 워싱턴 860만 원, 북경 770만 원, 뉴욕 680만 원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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