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남길라…” 퇴사 후기 글 걱정에 기업들 이만큼 달라졌다
평생직장 인식 흐려져
이직·퇴사 빈번히 발생
‘후기’ 걱정에 퇴사자 관리해
최근 기업 문화에서 평생직장이라는 인식이 흐려져 이직과 퇴사가 빈번히 발생하는 가운데 일부 기업에서 퇴사 직전에 쓴 고발성 글이 인터넷에 퍼져 곤욕을 치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기업들은 직원들의 퇴사 과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오프보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기업 A 사는 퇴사 직전에 한 직원이 쓴 고발성 블라인드(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 돼 곤욕을 치렀다. 심지어 해당 글이 사실이냐는 고객사의 문의가 빗발치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 사 관계자는 “퇴사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회사에 서운했던 점들이 외부에 잘못 전달되면서 진땀을 뺐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은 A 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이 근무한 회사의 단점 등을 올리며 정보를 공유한다.
이에 회사는 적극적으로 직원들의 퇴사 과정을 관리하는 등 시스템 변화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스타트업들은 ‘오프보딩’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양새다. 기업과 직원의 ‘헤어질 결심’을 돕는 셈이다.
지난 15일 인적 관리(HR) 스타트업 캔디데이트는 행정적, 감정적 퇴사 업무를 지원하는 오프보딩 전용 서비스를 선보였다. 단순 서류 처리부터 비자발적 퇴사와 같은 민감한 상황에서 퇴사자에게 회사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감정을 보호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내용이 담긴 템플릿을 제공한다. 또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하여 협업자를 초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도 도입하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는 과거 대비 평생직장 개념이 흐려지고 이직·퇴사가 늘어나면서 생긴 기업 문화 변화이며, 퇴사 절차가 부실하면 후임자에게 인수인계가 잘되지 않는 등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도입됐다. 심지어 일부 기업의 경우 퇴사자가 중요한 데이터를 갖고 나가는 사례도 있었다.
더하여 이직과 퇴사 과정은 업계 평판이나 회사에 남은 직장 동료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해 HR 업계 관계자는 “과거 기업들은 신규 직원들이 회사에 적응하도록 돕는 ‘온보딩’에만 신경 썼지, 떠나는 사람은 나 몰라라 했다”라며 “이제는 회사의 자원으로 퇴사자도 활용할 방안을 기업들이 고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실제 넷플릭스엔 퇴사 과정에 재직자들에게 퇴사자가 퇴사 리뷰 메일을 쓰는 절차가 포함된다. 해당 메일은 직속 상사 또는 인사팀과 상의해 회사를 떠나는 이유 작성을 비롯해 회사에 아쉬운 점, 회사에서 배운 것 등을 작성한다. 여기에 상사는 떠나보내는 입장을 추가하여 재직자에게 송신한다. 이 과정에서 상사와의 오해가 풀려 퇴사를 번복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일본의 대표 자동차 기업 도요타를 비롯해 파나소닉, 스미토모상사 등의 일본 대기업들은 전용 사이트를 개설하여 퇴사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알룸나이(졸업생)’ 제도를 운용하여 퇴사자를 다시 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조직에 익숙하면서도 회사 밖의 세계를 경험한 ‘컴백 직원’을 고급 인력으로 다룬다.
오프보딩을 지원하는 전용 서비스도 여럿 등장하고 있다. 특히 HR 솔루션 클랩은 퇴사 의사를 밝힌 직원들과의 정기 면담 프로세스를 비롯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피드백 등을 상사에게 제안하여 업무를 지원한다.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은 감원을 실시한 기업의 직원들이 빠르게 재취업할 수 있도록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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