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들거리지 마” 아디다스 대표가 국감에서 ‘혼쭐’난 이유
아디다스코리아 피터 곽 대표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국감 출석
올해 통역사 대동·태도 지적돼
아디다스코리아 피터 곽 대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 가리지 않고 의원들에게 질타를 받아 그 이유에 대해 이목이 쏠렸다. 피터 곽 대표는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가맹사업법 및 대리점법 위반 의혹’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에서 피터 곽 대표는 아디다스코리아를 둘러싼 의혹의 증인으로 출석하여 질의를 받았다. 지난해(2023년) 국감에서 피터 곽 대표는 한국말을 사용했지만, 올해 국감에서는 영어로 말하고 이를 전달해 줄 통역사와 함께했다.
이날 피터 곽 대표와 아디다스코리아를 향해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2022년 아디다스코리아가 ‘퓨쳐파트너’ 정책을 발표한 이후 전국 120곳이 넘는 대리점 가운데 19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폐쇄하고, 본사가 직접 판매하게 됐다”라며 “그래서 (아디다스코리아는) 80명이 넘는 대리점주들과의 계약 갱신을 거부했다”라고 지적했다.
아디다스 점주들은 그동안 일방적으로 본사 측에서 계약 갱신 거절로 파산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해 왔다. 즉 점주들은 아디다스코리아가 도입한 ‘퓨쳐파트너’에 선정되지 못할 경우 강제로 영업을 종료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앞서 같은 건으로 피터 곽 대표는 증인으로,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 회장은 참고인으로 지난해(2023년)에도 정무위 국감에 출석했다. 이들은 2년 연속 정무위 국감에 나와 의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논란은 피터 곽 대표가 지난해(2023년) 국감에서는 한국말을 사용했지만, 올해 통역사를 대동하여 시간이 지체되면서 발생했다. 실제 신장식 의원의 발언은 통역되는 데에 1분이 소요됐다.
이에 대해 신장식 의원은 “이게 뭐 하는 짓이냐. ‘쇼’다”라며 분개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는 한국말을 하던 분이 올해는 못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윤한홍 정무위원장은 “증인(피터 곽 대표)이 ‘국감에 나오면 긴장해서 잘 못 알아듣는다’라고 했으니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제지에 나섰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질의를 하고 바로 답변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시간이 지체된 탓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의원들의 지적에 피터 곽 대표는 영어로 “올해 통역을 사용하는 이유는 작년 국감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고, 제대로 말을 구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어눌한) 한국어로 인해 (잘못 대답하면) 위증의 위험이 있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피터 곽 대표의 해명에도 국감장의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피터 곽 대표의 학위를 언급하며 “연세대 석사 학위를 보유한 것으로 안다”라며 “그때도 통역사를 데리고 다녔느냐”라며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피터 곽 대표는 “국제대학원 석사다”라며 “수업이 영어로 진행됐다”라고 대답했다. 이때 피터 곽 대표는 한국어로 답했다.
이를 들은 강민국 의원은 “거봐라. 한국말 잘한다”라며 “그렇다면 내가 영어로 하겠다. The problem is your attitude. (당신 태도가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피터 곽 대표의 통역사 대동에 대해 김정중 아디다스점주협의회장은 “피터 곽 대표가 회사에서 중요한 행사를 모두 한국어로 작성된 파워포인트(PPT)로 발표를 하곤 했다”라며 “저희 회의에서는 한 번도 영어를 사용한 적이 없는데, 이런 모습을 처음 본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피터 곽 대표는 지난 7월 아디다스가 개최한 행사에서 초청된 손흥민 선수와 통역 없이 의사소통하기도 했다.
이후 피터 곽 대표는 한국어로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어 다시 지적받았다. 이에 대해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주머니에 계속 손을 넣고 있었는데, 이처럼 건들거리는 증인은 본 적이 없다”라며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해되지 않는다”라고 피터 곽 대표의 행동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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