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은 인사 안 하는 인성 나쁜 선수”라던 협회장의 발언…기가 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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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
체육계 국정감사 증인 출석
“그럼 저만 그렇게 느끼나 보죠“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파리올림픽 여자 배드민턴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 선수가 선배와 코치진에게 인사를 안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가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택규 협회장은 결국 사과의 말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택규 협회장은 협회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안세영을 ‘인성 나쁜 잘난 스포츠 스타로 매도 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김택규 협회장이 “안세영이 세계적인 스타여서 그런지 선수촌장이나 협회장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는다”라고 발언한 것이다.

안세영 선수를 비판했다는 질타가 이어지자, 김택규 협회장은 반박했으나,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그의 잘못을 되짚었다. 이어 양문석 의원이 김택규 협회장을 향해 “안세영은 고의로 인사를 안 한 적이 없다고 한다”라고 전하자, 김택규 협회장은 “그럼 저만 그렇게 느끼나 보죠”라고 재차 반박했다.

김택규 협회장의 반박이 이어지자, 양문석 의원은 “말장난해요?”라고 언성을 높여 안세영의 인성을 저격한 것이라 질타하며 설전을 이어 나갔다. 이어 김택규 협회장은 “이번에 덴마크 대회에 가서도 선배들이나 코치들한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연락이 왔다”고 밝혔다.

이런 김택규 협회장의 발언에 양문석 의원은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는 협회장이 스타를 인격적으로 저격하고 왕따시키고선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느냐”고 따졌다. 다만, 김택규 협회장은 지지 않고 “제가 뭐를 왕따시켰습니까”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사’ 논쟁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서도 이어졌다. 김윤덕 의원은 “인사를 안 하고 다니는 건 ‘싸가지 없는’ 것 아닌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닌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김택규 협회장은 “제가 언제 싸가지가 없다고 했나. 무엇을 물어보시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윤덕 의원이 “회장님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인사 잘하고 다니시라”라는 일갈하자 김택규 협회장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택규 협회장의 계속된 태도에 두손 두발을 다 든 김윤덕 의원이 그의 말투를 따라 하듯 “알겠습니다∼”라고 반복하자 장내엔 일순간 웃음이 퍼지기도 했다.

다만, 이를 보다 못한 전재수 문체위원장이 “회장님은 국정감사장의 증인이시다. 언짢은 질문이라도 그런 자세와 태도는 국정감사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택규 협회장은 “증인으로서 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해주면 좋겠다”며 맞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에도 이어진 의원들의 질의는 ‘인사 논쟁’에서 ‘사과 요구’로 이어졌다. 특히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세영의 이미지를 훼손한 것이라며 사과하라고 하자 김택규 협회장은 “사과드리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까 한 것은 사과가 아니다”라며 재차 요구하자 김 회장은 “사려 깊지 못한 언행으로 의원님, 국민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또한, 의원들로부터 ‘안세영 선수에게도 사과하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안세영 선수에게도 사과한다”고 덧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날 김택규 협회장이 대한배드민턴협회 하는 공공단체장이라는 위치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김택규 협회장은 물러나라는 요구가 많은 것에 대해 “신중하게 심사숙고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규 협회장의 국정 감사 출석과 함께 이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슈퍼 750 덴마크오픈에서 준우승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안세영은 준우승 소감을 묻자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취재진이 ‘국감장에서 협회장이 안세영 선수가 인사를 안 한다고 얘기했다’, ‘코치진과 불화가 있다는 얘기가 있다.’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침묵을 유지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