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현대가의 뿌리’ 떠나 한남동에 자리 잡은 진짜 이유
정주영 청운동 자택 증여
현대가의 상징 & 역사로 꼽혀
유엔빌리지 현대차 가족 타운
지난 8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故 변중석 여사의 17주기 제사를 지내기 위해 범(汎)현대 일가가 정주영 회장 내외가 머물던 청운동 자택에 모인 가운데 해당 자택의 소유주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라는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변중석 여사의 17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8월 16일 오후 범현대가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 정 명예회장 옛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범현대가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3월 정주영 명예회장의 23주기 제사를 치른 이후 약 5개월 만으로 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변중석 여사의 17주기 제사에는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규 HDC그룹 회장, 정몽익 KCC 글라스 회장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정성이 이노션 고문 등도 참석했다. 이들이 모인 청운동 자택은 지난 2019년 정의선 회장이 주택 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01년 정주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구 회장이 청운동 집을 상속받은 것에 이어 장손인 정의선 회장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것이다. 이에 당시 재계에서는 현대 가문의 정통성을 이어받는 후계자로서 ‘정의선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는 청운동 자택이 가지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청운동 자택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지난 2000년 3월까지 38년 동안 살았던 집으로 현대가에 있어서는 상징적인 장소로 꼽힌다. 특히 매일 새벽이면 정주영 명예회장이 자식들을 불러서 아침을 함께 먹을 정도로 애착이 깊었던 장소로, 정주영 사가(私家)로 출발했지만 이후 현대가를 대표하는 ‘상징성’과 한국 현대사의 일부를 장식했던 ‘역사성’을 함께 간직한 공간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의선 회장이 대를 이어 청운동 자택의 소유자가 됨으로써 단순히 집 한 채 이상의 의미를 선물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청운동 자택은 지난 1962년 7월에 지어졌으며 건물 면적은 지상 1층이 169.95m²(약 51평), 2층이 147.54m²(약 45평) 수준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운동 자택의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지난 2019년 공시지가 기준 청운동 자택은 약 33억 원으로 평가됐다. 다만, 정주영 회장의 일생과 현대가의 뿌리 깊은 상징성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실제 가격은 더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의선 회장에게 청운동 자택의 소유권이 이전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현대차그룹은 당시 청운동 자택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청운동 자택 건물이 ‘정주영 기념관’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 정주영 회장의 타계 20주기를 맞아 청운동 자택의 내부를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에 따르면 현대가는 지난 2015년 8월 고 변중석 여사의 9주기부터 제사 장소를 청운동 자택에서 한남동 정몽구 명예회장 자택으로 옮겼다가 지난 2019년 8월 변 여사의 12주기부터 다시 청운동에서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까지 청운동 자택의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혀진 바 없다. 이는 청운동 자택을 기념관으로 조성하려다 인왕산 근린공원 도시계획시설(공원) 사업으로 인해 불발됐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청운동 자택의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43억 1,5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운동 자택은 지난 2007년 변중석 여사의 타계 이후 현재까지 비어 있는 상태로 파악됐다. 청운동 자택의 소유권을 이전받은 정의선 회장 역시 청운동이 아닌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유엔빌리지에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2년 유엔빌리지에 조성된 현대차 가족 타운은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을 비롯한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 정의선 회장 등이 거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이 거주 중인 유엔빌리지의 개별주택 공시가격은 105억 5,0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공시지가로 평가된 103억 원 대비 2억 5,000만 원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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