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직후 시장 석권한 전설의 ‘국산 브랜드’가 요즘 안 보이는 건…
캪틴큐 연간 5억 원 매출
가짜 양주의 원재료 비난
2015년 판매 중지 결정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국내 최초의 양주 ‘캪틴큐(캡틴큐)’는 출시 직후 초기 양주 시장을 휩쓸었다. 출시 당시 캡틴큐는 한 병에 3,000원에 팔리며 대흥행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캡틴큐의 출시 첫 해 매출은 1,000만 병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해 전체 양주 시장 총출고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출시 직후 시장을 석권한 캡틴큐는 왜 국내서 사라지게 되었을까?
1978년 출시된 캡틴큐는 양주로 불렸지만, 럼(Rum)의 향을 가미한 일반 증류주로 확인됐다. 특히 럼은 주류 중에서도 숙취가 심한 것으로 유명해, 캡틴큐 역시 코를 찌를 듯한 강한 향과 숙취로 기억되는 술로 알려졌다. 출시 당시 럼이나 위스키 등 해외에서 들어온 술이라면 다 귀한 양주 대접을 받았던 시대상에 힘입어 캡틴큐는 흥행했다.
특히 저렴한 가격으로 해외에 대한 동경이 컸던 당대 청춘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물가를 반영했을 때 3,000원은 청춘들이 먹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그래도 다른 양주류에 비해선 저렴한 편에 속했기 때문이다.
출시 직후 시장을 석권한 캡틴큐는 비슷한 시기 등장했던 다른 증류주들이 몇 해 지나지 않아 단종하면서 시장 자체가 위축된 것과 달리 1990년대에도 살아남은 유일한 양주로 꼽히기도 한다. 다만, 캡틴큐는 2000년대에 접어들어 추락을 면치 못했다.
이는 언론 등에서 가짜 양주를 만드는 술로 해태 주조서 만든 나폴레온과 함께 캡틴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가짜 양주를 만드는 데 사용되고, 강남구 유흥업소 등에서 유통되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번 떨어진 캡틴큐의 이미지는 속절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가짜 양주의 원재료라는 비난이 이어지자 결국 캡틴큐를 생산하던 롯데주류는 지난 2015년 해당 제품에 대한 단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캡틴큐에 대한 여론과 이미지가 지나치게 나쁘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초 판매량은 줄었지만, 출고가 기준으로 연간 5억 원씩 팔리는 제품이던 캡틴큐의 단종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이는 시장에서 물량 자체를 줄였을 뿐, 단종 시점에도 시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주류는 캡틴큐의 단종을 선언하며 “캡틴큐 제조용 주정이 모두 소진되면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며 “남아 있는 주정은 2,500ℓ로 캐러멜, 럼향 등 첨가제를 섞으면 약 9,000병(700㎖ 병 기준)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라고 전했다. 도수 40도의 캡틴큐는 출시 35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35년간 판매된 캡틴큐는 600만ℓ로, 700㎖짜리 병으로 864만 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를 판매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즉, 안 팔리는 상품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가난한 시절 귀하고 비싸서 못 먹던 양주의 국산화를 주도했던 캡틴큐는 이미지 악화를 가장 큰 이유로 단종됐다. 이와 더불어 당시 경영권 분쟁 등으로 코너에 몰린 롯데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 역시 캡틴큐의 단종을 촉발했다.
한편, 캡틴큐의 재출시를 기다리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주류 마니아 사이에서는 캡틴큐를 구하기 위해 웃돈을 얹어 이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이어 지난 2020년 연예계 대표 주당으로 알려진 슈퍼주니어 멤버 가수 규현은 ‘채널 십오야’를 통해 캡틴큐를 마시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은 음주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 등을 담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개그맨 이진호·양세형과 함께 음주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캡틴큐를 마신 규현은 “그냥 위스키 맛이다”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이진호와 양세형의 경우 “생각보다 되게 나쁘진 않은데 먹는 건 아닌 거 같아”라며 도수가 높은 캡틴큐에 치를 떠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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