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린이의 두 번째 설악 산행 후기(백담사->봉정암)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등린이 두 번째 설악 산행 후기 남깁니다.
제가 이번에 다녀온 코스는 단풍 시즌 국민 코스 중 하나인
백담사->영시암->수렴동대피소->봉정암->백담사 복귀이고요, 소요시간은 8시간 40분 걸렸습니다.
제가 등력이 부족하고, 걸음이 많이 느린점은 감안하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당겨진 것을 제외하고는 딱 계획한 대로만 다녀왔고요, 봉정암에서 최대한 시간을 보내고 복귀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제가 6월달에 봉정암 가려다가 어이없이 다른 곳에서 발을 다쳐서…두 달을 등산을 못했었거든요.
그래서 더욱 많이 기대를 했습니다.
날이 춥다 하여 프로톤fl, 감마sl, 코막 반팔 전부 다 준비해갔구요.
핫팩, 물500ml, 포카리500ml 및 도시락과 햄버거 준비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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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5시 기상, 9시 백담주차장 도착, 10시 영시암 도착을 계획으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긴장을 했는지 몸이 일찍 깨버렸습니다. 새벽 한 시반에 일어났는데, 아 이거 어떻게 하지 하다가
그냥 일어난 김에 빨리 가기로 하고 2시 40분에 집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새벽이라 차가 없으니 참 좋더군요. 경부-서울양양을타고 백담주차장에 5시 40분 도착했습니다.
백담주차장 가는 길에 아침밥 장사하는 곳이 다섯곳 있었구요, 버스 줄은 안서있었습니다.
천천히 옷을 입고 쓰윽 나가는데, 갑자기 조금씩 줄을 서더군요.
저도 후따닥 가서 섰는데 단 20여분 만에 수백명이 제 뒤로 줄을 섰습니다.
아쉬운 점은 나이도 많이 드신 분들이 새치기를 엄청 하더군요. 뒤에서는 싸우는 소리도 막 들렸습니다.
아무튼 6시 30분에 입장하여 버스를 타고, 백담사로 갑니다.
만해 한용운, 전두환 대통령으로 인해 유명한 백담사~ 오늘은 봉정암이 목적이므로 패스하고
봉정암으로 향합니다.
무려 10.6km이지만 평이한 난이도를 갖고 있다 합니다.
백담 계곡에는 가을이 왔습니다 ㅎㅎ. 수렴동 위로는 단풍이 없지만, 백담에서 영시암까지는 가을이 쭉 펼쳐있어요.
비가 왔었나? 수량도 풍부함 좋은 계곡을 걷는데, 일찍 시작하여 사람이 없다보니 참 분위기가 좋습니다.
차가운 공기와 시원한 물소리를 끼고 눈과 귀가 무척이나 즐겁습니다.
단풍이 참 좋더라고요.
단풍과 옥빛 계곡을 쭉 따라가다 보면,
영시암이 나옵니다. 사람이 거의 없는 영시암, 가져온 도시락을 꺼내 아침을 먹습니다.
커피믹스와 온수가 있어, 산객들이 몸을 쉬어가기 좋습니다.
오세암 이정표. 오세암은 내년에 갈 생각입니다.
아마도 소공원-마등령-오세암-백담사 코스로 다녀올 것 같습니다.
곧 바로 나오는 수렴동대피소를 지나 구비구비 이쁜 계곡을 따라가면
아래와 같은 폭포의 향연입니다.
오르막,내리막 모두 찍은 사진이라 시간에 따른 햇빛 차이가 있어요.
쌍룡폭포를 지나면,
드디어 해탈고개 입니다.
악명 높은 길이니, 몸을 풀고 행동식을 먹습니다.
수렴동까지는 비선대가는길, 해탈고개까지는 양폭가는길, 해탈고개는….
길이도 짧고 정비가 잘되어있어 의외로 그렇게 힘든 길은 아니었습니다.
오색보다 정비는 덜 되어있는 짧은 깔딱을 두 어번 넘고 나면
300m지난 순간 힘든 코스는 끝입니다.
이 이정표 뒤에 사자바위가 있어서 보고가려합니다.
사자바위 표는 떨어져있네요.
사자바위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흐리다고 해서 걱정 많이했는데, 날씨가 청명하고 좋네요.
드디어 6월부터 가고 싶었던 봉정암에 도착합니다. 반갑다 봉정암!
안먹을 줄 알았던 미역국이지만, 일정이 당겨진 관계로 먹습니다.
맛은 평범했지만, 이정도 고도에서 공짜로 얻어먹는 밥이기에 감사할 뿐입니다.
밥을 다 먹고 나서는 뜨거운물로 세척을 세 번 합니다.
세제를 써서 씻는 것이 아니고, 그냥 헹굼만 한 것을 바로 다시 먹을 수 있게 가져다 놓는 시스템입니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꼭 개인 그릇 챙겨가세요. 그리고 뜨거울 때 드시고, 냄새는 왠만하면 맡지 마세요 ㅎㅎ…
거대한 암자의 규모, 왠지 반갑지는 않습니다.
산속 깊은 곳에 홀로 있는 외딴 암자의 이미지가 아닌
굉장히 넉넉하고 권세가 느껴지는 절의 느낌입니다.
사찰 전경에 딱히 관심이 가는 벽화나 장식은 없었고, 그나마 빛바랜 심우도가 조금은 눈이 가더라고요.
뭐 여러 논란이 있지만 어쨋든 산사는 물을 주는 것 하나만으로도 등산객에게는 반가운 곳이긴 합니다.
봉정암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사리탑과 전망대입니다.
절에 왔으니 절을 해야…
전망대에서는 이런 귀한 전망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설악산 최고의 전망이 대청->소청 가는 길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이라고 치면,
봉정암 사리탑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용아장성+공룡뷰는 가성비가 아주 훌륭한 전망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파노라마 컷도 하나 찍어줍니다.
구름이 공룡과 대청을 가립니다. 아마 오후에 도착하신분들은 곰탕을 보셨을듯…
다행히 저 구름대가 봉정암쪽까지는 안오더라고요. 그래서 내려가는 길도 밝고 편하게 갔답니다.
사리탑에서 찍은 봉정암과 소청대피소(?)…
사리탑은 저녁에 조명빨 받으면 참 이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잠을 잘 못잘 것이 걱정되어 봉정암에서는 안자고 싶긴한데.. 봉정암 야경을 언젠가는 보고 싶어요.
마찬가지로 권세가 느껴지는 적멸보궁, 그리고 적멸보궁에서 보이는 사리탑.
화려한 적멸보궁보다 외려 더 멋지게 느껴지는 사리탑의 위치..
올해만 적멸보궁을 네 곳 다녀왔습니다.
통도사 금강계단, 정암사 수마노탑, 오대산 상원사 그리고 봉정암…
정암사와 비슷하면서도 사리탑이 바로 창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느낌은 더 좋았습니다.
사진도 여럿 찍고(찍어주고), 한참을 전경을 보았습니다.
한 시간 반정도 놀다가 감로수를 담고, 백담사로 내려갑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아는 맛이지만 그래도 피곤하긴 매한가지네요 ㅎㅎ
수렴동에서 한 번 쉬면서 햄버거 하나 먹고, 다시 뚜벅뚜벅 걸어갑니다.
이 코스는 불교 신자들이 많이오고, 가족단위로도 꽤 오더라구요.
젊은 남녀는 의외로 많지 않았습니다.
다들 죄다 소공원으로 가나?… 오히려 오색코스 보다 못 본거 같습니다.
아무튼, 그래도 영시암부터 백담사 까지는 꽤 사람이 많습니다.
아래와 같이 줄을 서신다면… 두 시간 걸릴겁니다. 왜냐? 제가 저거보다 조금 있었을 때, 딱 1시간 40분 기달려 버스를 탔거든요..
등갤형들은 걸어서 내려가셨겠지만.. 저는 죽어도 싫었어요 ㅋㅋ
백담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탄다음 숙소에서 푹 쉬고, 다음날엔 가까운 용대리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저는 용대리 황태정식을 참 좋아해요.
자연산 산나물을 몇개 넣어주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고요, 황태구이나 황태국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해요.
산행 다음날에 먹으면 아주 깔끔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계령쪽으로 드라이브를 하고, 단풍을 즐기며 필례 온천에 갑니다.
등산후에 가지 못한 온천이지만, 다녀오니 몸 풀리는 것이 좋습니다.
발목도 발바닥도 훨씬 개운해집니다. 시설이 좀 후지긴 하지만, 근처 산행 가신다면 한 번쯤은 가볼만 하실 겁니다.
덕구>>>수안보>>>필례>>척산>>>>덕산>>그외
요정도의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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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요약
-백담사->영시암(누적 1시간 소요)
-영시암->해탈고개(식사 포함 누적3시간 30분소요)
-해탈고개->사자바위->봉정암(누적 3시간 50분 소요)
-점심, 사리탑, 적멸보궁 방문 및 즐기기(누적 5시간 20분 소요)
-봉정암->백담사(누적 8시간 30분 소요)
정상(대청봉) 기온 10도~11도, 바람 3m/s, 봉정암 기온은 잘 모릅니다.
복장 : 프로톤fl 입고가다가, 감마sl로 갈아입고 그마저도 벗고 반팔로 산행함. 그러나 바람막이는 잘 준비했습니다.
왜냐, 버스 대기를 아침 1시간, 오후2시간 해야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춥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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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 이번이 세번째 봉정암 도전이었습니다. 첫번째는 부상, 두번째는 날씨이슈로 못갔는데 세번째에 잘 다녀왔습니다.
– 저는 천불동 계곡 보다 백담-구곡담계곡이 더 맘에 드네요. 규모는 작더라도 이쁜 계곡이 쭉 함께해서 귀가 즐겁고 눈이 즐겁습니다.
– 설악산에서 뷰 가성비가 가장 좋은 코스가 아닌가 싶습니다!
– 가족 산행으로도 괜찮고, 연인과도 나쁘지 않은 코스라고 생각합니다. 오색때는 싸우는 부부 많이 봤는데, 이번엔 한 번도 못봤습니다.
–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든 분들이 대다수 이고, 접근성 때문인지 외국인을 두 명 밖에 못봤습니다.
– 해탈고개중 300m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전 구간이 쉽거나 완만하여 무릎도 안 아프고, 다음날 몸도 괜찮았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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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오색코스나 장거리 산행 가기전 긴 코스를 걸어보고 싶은 등린이
– 단풍 좋아하고, 버스 기다릴 인내심이 많은 사람
– 등산보다 트래킹을 더 선호하는 사람
이런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 빡센 업힐을 좋아하고, 치고 올라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 트레일러너는 부적합… 왜냐… 할머니들이 많아 길막이 심한편
출처: 등산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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