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6명과 시작한 대한민국 1호 벤처기업…40년 뒤 지금은?
삼보컴퓨터 최근 근황
과거 삼성과 1, 2위 다퉈
다이소에도 제품 납품해
컴퓨터라는 용어 자체가 어색했던 지난 1980년대 한국에서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해 국내 1호 벤처기업으로 불리는 ‘삼보컴퓨터(TG삼보)’가 최근 의외의 장소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전해져 이목이 쏠렸다. 현재 삼보컴퓨터는 여러 사업부를 두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데, 그중 하나인 ‘티지디엑스’는 마우스와 같은 컴퓨터 주변기기를 다이소에 납품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980년 7월 설립된 삼보컴퓨터는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와 시장 1, 2위를 다투던 기업으로 현재까지 4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삼보컴퓨터는 국내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생산하면서 빠른 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삼보컴퓨터의 영향을 받아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PC(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에 뛰어들면서 시장이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 삼보컴퓨터는 인터넷·소프트웨어·스마트폰 등 여러 사업으로 확장하다 위기를 맞기도 한다.
삼보컴퓨터의 모태는 지난 1980년 7월 세워진 (주)삼보전자엔지니어링이다. 창업자인 이용태 명예회장은 동업자 6명과 함께 서울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자본금 1,000만 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국내에는 PC 시장이 작아 전문적으로 컴퓨터를 생산하는 업체가 없었다. 이에 삼보전자엔지니어링 창업자들은 해외에서 생산된 PC 부품을 연구하여 지난 1981년 국내 최초의 PC로 기록된 ‘SE-8001’을 세상에 선보였다.
1981년은 삼보컴퓨터에 중요한 해로 꼽힌다. 당시 삼보전자엔지니어링은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캐나다)에 PC를 수출했다. 이후 지난 1982년 회사는 (주)삼보컴퓨터로 사명을 바꾸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1984년에는 국내 최초로 컴퓨터 전문기업 부설 연구소인 삼보기술연구소를 세워 기술력 향상에도 앞장섰다.
또한 삼보컴퓨터는 국내 PC 시장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국내 최초 PC 제조에 이어 1985년에는 국내 PC 제조사 최초 IBM PC AT 호환 기종인 ‘트라이젬 286’을 출시했다. IBM PC AT 호환 기종은 미국 IBM사에서 제조한 IBM PC AT 아키텍처(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설계 방식)에 기반한 PC다.
삼보컴퓨터는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치고 올라오면서 주춤했다. 지난 1993년 배우 채시라를 모델로 내세운 그린 컴퓨터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해당 PC 판매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결정적으로 삼성전자는 이듬해인 1994년 출시한 매직스테이션 제품을 인정받으면서 큰 인기를 누렸다. 실제 매직스테이션으로 삼성전자는 국내 PC 시장 판매량 1위를 달성하는 등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이후로 삼보컴퓨터는 저가형 브랜드 이미지를 밀고 나가며 안정적인 시장 판매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1997년과 1998년 판매된 삼보컴퓨터 ‘체인지업’ PC는 야구선수 박찬호를 모델로 내세워 큰 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1990년대 말부터 조금씩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삼보컴퓨터는 계열사인 나래이동통신과 손잡고 발신 전용 이동통신 전화 ‘시티폰’에 필요한 장치 사업을 추진하는 등 사업을 넓혀갔다. 그러나 사업 확장 선택은 결국 삼보컴퓨터에 막대한 부채를 안기며 회사에 위기를 가져왔다. 이후 스마트폰 사업에도 발을 넓힌 삼보컴퓨터는 결국 PC 외의 사업을 정리하고, PC 제조업으로 돌아오게 됐다.
한편, 최근 삼보컴퓨터의 제품을 다이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삼보컴퓨터의 사업부 중 하나인 티지디엑스는 마우스와 키보드 등 컴퓨터 주변기기를 제조하는데, 그중 일부 제품은 다이소에 납품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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