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지구를 지배하던 시절, 대멸종 이후의 이야기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페름기 대멸종, 고생대를 끝장내버린 이 대재앙은 해양 생물종의 96%, 육상척추동물의 70%를 절멸시켜버렸다.
거의 모든 생물이 죽었지만 전부는 아니기에, 생명의 역사는 계속되고 살아남은 생물들은 텅 비어버린 생태계의 공백에 침투하여 다시 번성한다.
이번 주인공은 대멸종의 최대 수혜자이자 생태계 빈집털이의 달인
리스트로사우루스이다.
먼저, 리스트로사우루스는 어떤 동물일까?
리스트로사우루스는 고생대 페름기 후기부터 중생대 트라이아스기까지 지구상에 존재했던 단궁류(포유류의 조상) 동물중 하나이다.
튼튼한 앞발로 땅을 파기도 하고 풀때기나 뜯어먹으면서 살았을것이라고 추정된다.
사실 생긴거만 봐도 감이 오지만 얘는 원래 생태계를 지배할만큼 대단한 동물은 아니었다.
페름기 대멸종 이전까지는 그저 작은 체구로 풀이나 뜯어먹다가 육식성 동물들에게 잡아먹히는, 현재 생태계의 돼지와 비슷한 위치였을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멸종 이후 완전히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
리스트로사우루스는 모종의 이유로 페름기대멸종에서 생존하는데 성공했고, 자신의 개체수를 조절할 포식자같은게 사라진 지금 그 개체수와 서식지를 미친듯이 증가시킨다.
육상생물종의 70%가 멸종했다는것이 개체수가 30%가 남았다는 뜻이 아니라, 나머지 30%의 종도 멸종만 안했을뿐, 개체수는 그 직전까지 줄어들었기때문에 당시 지구 생태계는 무주공산이나 다름없었다.
그 결과, 페름기 대멸종 직후, 트라이아스기 초기엔 육상동물의 최소 절반이상 최대 90%가 얘네들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그 서식지도 너무 넒어서 대륙 이동설의 증거의 예시로 교과서에 소개되기도 한다.
그럼 리스트로사우루스는 뭐가 특별해서 대멸종에서 살아남았을까?
사실 그건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않았다.
다른 동물보다 폐가 크다거나, 에너지 효율이 좋았다거나, 높은 온도에 잘버틴다거나, 땅을 파서 살았다는둥 이런저런 얘기가 있지만, 사실 그런 특징을 가진 동물들은 다 멸종해서 설명이 부족한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그냥 아무이유없이 운이 좋았다는 의견도 있을정도.
그리고 운빨이 비결이라는걸 뒷받침하듯, 리스트로사우루스는 트라이아스기말 대멸종으로 지구상에서 귀신같이 멸종해버리고 그 왕관을 공룡에게 넘겨주며, 그 짧고 굵은 역사를 마친다.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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