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잡으러 왔어요”…신세계 ‘이명희’ 회장이 큰 결심 내렸다
이마트·신세계백화점 계열 분리
정유경 신세계 회장 승진 발표
분쟁 없이 ‘남매 경영’ 이어가
30일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한 가운데,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정유경 총괄 사장이 신세계 회장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그의 오빠인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와 정유경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백화점의 경영 행보 비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신세계 그룹은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의 계열 분리를 공식화하며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정유경 총괄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전했다. 정유경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에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에 따라 정유경 회장은 계열 분리되는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될 전망이다. 신세계 그룹 측은 계열 분리의 이유에 대해 책임 경영 강화와 계열 분리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정유경 회장이 정용진 회장과 달리 부회장을 건너뛰고 회장직에 직행한 사실을 주목했다. 이는 앞서 지난 3월 정용진 회장이 신세계그룹의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18년 만에 승진했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정유경 회장의 승진 인사에 따라 신세계의 ‘남매 회장’ 시대가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그룹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이라는 2개 축 중심으로 분리해 새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결정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결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명희 총괄회장은 지난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분할하고, 2015년 12월 정유경 당시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킨 바 있다.
이에 따라 아들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를, 딸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을 각각 경영하는 ‘남매 경영’ 구도를 갖춰왔다. 덧붙여 이날 발표된 계열 분리 발표를 통해 그룹을 이마트와 백화점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세계 측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 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올해가 적절한 시점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당초 정용진 회장이 1995년 신세계에 입사한 뒤 1998년 이명희 총괄회장에게 보통주 50만 주(4%)를 받은 뒤 지속 진행돼 왔던 신세계 승계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이명희 총괄회장은 20여 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갖춰나갔다.
이에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9년 이마트와 신세계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마트 부문과 백화점 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보면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이명희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씩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희 회장이 보유한 해당 지분 역시 향후 아들과 딸에게 증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에 따라 정용진 회장은 이마트의 주요 계열사인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 & 리조트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어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을 필두로 패션 뷰티(신세계인터내셔날), 면세(신세계면세점), 아울렛 산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1997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뒤 꾸준히 성장해 온 신세계그룹은 작년 기준 전체 매출이 약 71조 원을 넘어서 국내 주요 대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올해는 백화점이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마트는 본업 경쟁력 강화라는 핵심 화두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어 이마트는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519억 원 증가했고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 2020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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