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갈비뼈 부서지고, 2도 화상까지… 김밥집 여주인의 잔혹한 죽음 (‘궁금한 Y’)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우발적 치사인가. 계획적 살인인가.
1일 밤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50대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한 뒤 세상을 떠난 김밥집 여주인의 억울한 사연이 소개됐다.
충남 서산에서 꼬마김밥집을 운영하는 정영애(65·가명) 씨는 지난 10월 자신의 가게 근처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정 씨 모습은 끔찍하다 못해 참혹했다. 치아와 갈비뼈 4대가 부러졌고,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다. 병원에서 정 씨를 본 둘째 딸은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였다. 엄마가 아니었다”며 흐느꼈다.
정 씨는 폭행 사건 13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50대 남성 A씨를 긴급 체포했다. 당시 폭행 상황을 목격했다는 정 씨 딸 친구 박 씨는 “(사건 당일) 어머니가 아침 장사를 준비하려고 하실 때 A씨가 이미 (가게에) 앉아 있었던 것 같다”며 “(A씨가) 어머니 머리채를 잡고 주방으로 끌고 가 마구 때렸다”고 말했다. 심지어 쓰러져 있는 정 씨에게 끓는 물을 두 차례나 붓기까지 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정 씨 가게 전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이재훈 형사는 “범행에 대한 죄의식, 반성 없이 임금 체불과 물건 보상에 대한 문제만 거론했다”고 조사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A씨 진술과 달리 주변 상인들은 정 씨가 수년 전부터 혼자 장사를 했다고 전했다. 특히 정 씨는 사건 며칠 전부터 “A씨가 가게 주변을 맴돈다”며 두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 결과, A씨는 과거 정 씨가 일했던 김밥 전문점 사장으로, 몇 달 전부터 정 씨에게 “매출을 올려주겠다”며 접근해 1만 2000원짜리 프리미엄 김밥을 출시하자는 등 황당한 요구를 해왔던 것. 그러나 정 씨는 이를 거부했고, A씨는 정 씨를 임금 체불로 신고하는 등 괴롭힘을 이어오다 끝내 참극을 벌인 것이었다.
알고 보니 A씨는 태권도를 20년 동안 배웠던 상당한 완력의 소유자였다. A씨 형은 “동생이 파산 신청했는데,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정 씨 가게를 인수해) 가게를 오픈하려 했는데, 이게 무산되자 궁지에 몰려 그랬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범죄 심리 전문가는 A씨 행동에 주목할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을 끓이는 시간을 기다렸다 얼굴에 붓는다는 건 흔히 목격할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라며 “자기 중심적 사고를 하면서, 상당히 가학적인 폭력성 소지자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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