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빨간 거짓말에 속아…평생 모은 돈과 퇴직금까지 빼앗겼습니다”
다단계 사기 460억 원 규모
최대 2억 6,000만 원 피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 원
‘평생 연금’을 미끼로 노인과 중장년층을 겨냥한 ‘다단계 방식’의 불법 금전거래 행위 피해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모집한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시 민생 사법 경찰국(민사경)은 ‘평생 연금’을 미끼로 460억 원대 출자금을 끌어당긴 불법 다단계 조직을 적발했으며 피해자가 수천 명에 달해 피해 금액이 수백억 원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31일 민사경은 평생 연금처럼 수익금을 받을 수 있고 사망하면 가족에게 수익금이 상속된다고 속여, 불법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460억 원대 출자금을 끌어모은 일당 3명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 중 주범 1명은 구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민사경에 따르면 적발된 업체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 12개 그룹, 134개 센터를 두고 투자 지식이 부족하고 노후 자금에 관심 많은 60대 이상 고령층, 주부·퇴직자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적발 업체는 사업설명회 등을 통해 지난해 2월부터 1년 동안 총 5,000여 명의 회원을 모아 출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특히 피의자들은 회원에게 본사 사무실, 전국의 그룹이나 센터 등에서 열리는 사업설명회에 가족·지인이 참여하게 한 후 “캐시라는 ‘포인트 구입’ 명목의 출자금을 1레벨(13만 원)~9레벨(2억 6,000만 원)을 입금하면 2.6배로 적립해 줄 뿐 아니라 평생 주당 현금 출금액 등 각종 수당을 지급하고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투자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회원 본인의 하위회원 가입 및 캐시 전환 실적에 따라 수당을 지급하는 3단계 이상의 다단계 유사조직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금전거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치밀한 사전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실제로 이들은 투자금을 받으면 지급하는 적립액 형태를 일종의 포인트로 지급했다. 이는 돈을 받으면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즉, 유사수신행위법을 피하고자 투자금을 받으면 이 금액의 2.6배에 달하는 포인트를 지급했다. 이어 해당 포인트를 통해 자체 쇼핑몰에서 건강식품·생필품 구매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일례로 회원이 100만 원을 입금하면 260만 원 상당의 포인트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피의자들은 평생 연금처럼 매주 현금을 지급한다고 약속해 놓고 마케팅 전산시스템을 폐쇄해 회원에게 지급해야 할 수당과 환불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가맹점에 지급할 페이 사용액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자들은 평생 모은 돈과 퇴직금, 대출금, 전세자금, 카드 빚 등으로 1 계정 당 최소 13만 원에서 최대 2억 6,000만 원까지 출자하며 피해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민사경에 따르면 1,000만 원 이상 출자한 계정만 1,300여 개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적발된 업체는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출자금 120억 원을 수신·대여금·투자금 명목으로 24개 업체·개인 계좌로 이체하는 등의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적발된 것은 460억 원의 출자금 중 290억 원은 후원수당 등 형태로 회원에게 돌려줬지만, 회원 돈으로 지급하던 ‘돌려막기’ 식 수당이 지난해 12월부터 중단되면서 회원들이 불만을 품기 시작하면서다.
한편, 서울시는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낚는 불법 다단계 방식의 금전거래 행위를 각별히 유의하는 한편 의심 사례는 적극적으로 신고 또는 제보해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다단계 방식으로 불법적인 금전 거래를 하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7년 이하 징역 또는 2억 원 이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금 보장이나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불법 다단계 방식의 금전 거래 행위는 서울시 홈페이지·전화·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신고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금전 다단계 설명자료, 회원 조직도, 수당 지급 기준·내용 등 결정적인 증거를 첨부해 신고하면 최대 2억 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순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국장은 “업체에서 가상자산(캐시) 구매 명목의 출자금을 받고 다른 사람을 소개할 때마다 수당이나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하면 금융 다단계일 가능성이 매우 크니 바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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