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스터는 실화였다?” 살인범 잡는 살인범의 소름끼치는 이중생활(‘서프라이즈’)
[TV리포트=양원모 기자] ‘살인범 잡는 살인범’은 드라마 속 얘기에 불과했다.
3일 오전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 빌런 극장’에서는 1990년대 오스트리아를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살인마 잭 운터베거(1950~1994)의 만행이 소개됐다.
1990년 오스트리아 제2의 도시 그라츠에서 살인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성매매 여성으로 스타킹, 브래지어 끈으로 교살당했다는 특징이 있었다. 무엇보다 매듭법이 같다는 점에서 연쇄 살인이 확실시됐다. 수도 빈에서도 여성 4명이 실종된 상황. 그러나 증거도, 목격자도 없었기에 경찰 수사는 공전을 거듭했다.
그러자 세간의 주목을 받은 남자가 있었는데, 바로 운터베거였다. 범죄를 주제로 한 TV 쇼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며 ‘범죄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운터베거. 사실 그는 1974년 18살 여성 마가레트 셰퍼를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중범죄자였다. 그러나 수감 생활 중 글을 배워 자신의 불우한 유년 시절을 담은 자서전을 펴냈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 등 여러 지식인에게 ‘갱생의 모범 사례’로 칭송받으며 자유의 몸이 돼 범죄 전문가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됐던 것.
석방 1년 뒤 유력 주간지에서 그라츠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기사를 의뢰받은 운터베거. 그는 깊이 있고, 독창적인 기사를 써내며 경찰마저 도움을 청할 만큼 핵심 인물이 된다. 미국 출장까지 불사하며 사건 취재에 진심을 쏟은 운터베거. 하지만 그를 향한 의심의 끈을 놓지 않은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오스트리아의 범죄 전문 기자 한스 브라이테거였다.
운터베거의 의붓 의모에게 “운터베거가 자서에 담긴 학대 내용은 모두 거짓말”이란 제보를 받은 브라이테거. 그는 운터베거의 신용 카드 사용 내역을 추적해 운터베거의 활동 반경이 살인 발생 장소·시기와 겹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여기에 운터베거에게 살해당할 뻔한 증인을 확보하며, 그라츠 살인 사건의 진범이 운터베거임을 확신한다.
브라이테거는 기사를 통해 운터베거의 소름 끼치는 이중생활을 폭로했고, 1992년 2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체포된 운터베거는 11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결백을 주장하며 운터베거는 유죄 판결 당일 극단적 선택을 하며 영원한 어둠으로 도망쳐버렸고, 경찰은 운터베거가 피해자들 목에 묶은 매듭과 똑같은 매듭을 만들어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즉, 죽음으로써 자신이 범인임을 인정한 꼴이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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