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는 최소…” 문체부가 논란의 축협에 이런 결정 내렸습니다

문체부, 축협 징계 요구
자격정지 이상 징계 필요
홍명보 선임 제도적 보완 지시

홍명보 감독의 국가대표 감독 선임 이후 연일 구설에 올랐던 대한축구협회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수십 건의 위법∙부당한 업무처리가 있었다며 정몽규 회장을 두고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감독 불공정 선임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징계 중 하나다.

5일 문체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정 회장을 비롯해 홍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문체부의 감사 결과 대한축구협회는 총 27건의 위법∙부당한 행정 처리가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이에 따른 문책(징계)·시정·주의 요구 및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협회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문체부는 지난 7월부터 클린스만 전 감독·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및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문제 등에 대한 감사를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브리핑을 통해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홍 감독 선임 시 회장 지시를 이유로 규정상 권한이 없는 기술 총괄이사가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면접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홍 감독을 최종 감독으로 내정·발표한 후에, 이사회에 서면으로 의결을 요구하는 등 형식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 때도 감독 추천 권한이 없는 회장이 면접을 진행했다. 이사회 선임 절차를 누락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현준 감사관은 “절차적 하자가 확인된 만큼 국가대표 전력 강화위원회에서 다시 후보자를 추천해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안 등 하자를 스스로 치유할 방법을 강구하도록 협회에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는 협회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을 의식해 홍명보 감독의 해임·교체나 정 회장 하야 등 구체적 조치를 협회의 자율 개선으로 둔 것이다.

다만, 문체부는 정몽규 협회장에 대한 징계 요구는 축구협회가 공적인 단체인 만큼 공무원 징계 규정을 적용한 것이라며 최종 판단의 몫을 협회 공정위원회에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협회 업무 총괄인 정 회장이 감독 선임 논란뿐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날 문체부의 조사 결과 남자 대표팀 지도자 선발에서만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체부의 감사에 따르면 남녀 성인 및 연령별 대표팀 지도자 43명 중 43명이 이사회 선임 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술 본부, 감독 등 선임 권한이 없는 자가 최종 선임에 관여해 절차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남녀 연령별 국가대표팀 지도자의 필수 자격증 보유 현황을 살펴본 결과, 국가대표팀 피지컬 코치 4명이 필수 자격증인 ‘아시아축구연맹(AFC) 피트니스 레벨 1’을 소지하지 않았는데도 지도자로 뽑힌 경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더불어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서 비위도 조사되면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문체부는 “협회는 재원 조달을 위해 문체부 장관의 사전 승인 없이 615억 한도의 대출 계약을 맺었고, 보조금 77억 원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내부에 협회 사무공간 조성을 제외하기로 문체부·기획재정부와 협의했지만, 사무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체부는 “이에 대해 관련자들을 문책하고 교부 결정 취소 및 환수 방안 마련을 감독 부서를 통해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문체부가 정몽규 협회장을 겨냥해 자격정지 요구 등의 중징계를 언급했으나 이는 축구협회 내부의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판단해야 하는 문제로, 현 공정위원들이 정 회장이 임명한 인사들인 만큼 실제 해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이에 대해 최현준 문체부 감사관은 “축구협회 및 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국민 여론에 맞는 바람직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 기대한다”며 “상응하지 않을 경우 문체부는 축구협회가 공정하고 정상적인 조직으로 거듭날 때까지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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