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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풀이자, 첫 해외대회였던 후쿠오카 마라톤 후기(장문주의) – 실시간 베스트 갤러리

디시인사이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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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3줄 요약 있습니다.

사진과 영상 등도 아래에 한번에 때려박았습니다.






[서]

나는 어쩌다 ‘풀코스 마라톤’을 뛰게 되었는가? 부터 생각해보는게 좋겠다.

시작은 고지혈증 위험 판정을 받은 날부터였던 거 같다.

그간 건강검진은 큰 걱정없는, 그야말로 요식행위였을 뿐이었는데 만나이로 마흔을 넘기고 나니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약을 먹으면 별거 아니지만, 그걸 평생 먹어야 한다는 낭설일지도 모르는 그 말이 너무 싫었다.

그저 아직은 약에 기대지 않고 내 스스로 개선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운동을 해야겠다, 근데 뭘 해볼까 하다가

헬스? 보다는 유산소가 좋겠고

자전거? 는 새로 사야하고

수영장? 은 늘 마감인데다 물 공포증이 심해 엄두도 안나고

등산? 은 많아야 일주일 한두번일거고 장경인대가 버텨줄 거 같지 않았다. 집 앞 인왕산만 다녀와도 절뚝이는데 무슨…

결국 마침 홍제천도 가깝겠다, 일단 나가서 뛰어보자 하고 나갔던 날. 그 날이 문제였다.

가볍게 30분만 운동해보자 그러고 나갔는데, 5분만에 넉다운되고 돌아왔던 그날…그래도 숨 좀 돌아오고 집앞에서 느꼈던 그 땀내나는 성취감이 문제였다.

우선 신발부터 사자! 해서 검색하다 런갤을 알게 되고,

여기서 런데이를 알게 되고 8주간 나름 열심히 했다. 워낙 베이스도 없고, 장경인대를 10년넘게 달고 사는 중이라 최대한 몸사려 가며 진행했다.

이때 닉은 ’10km만뛸게요’ 였다. 정말 10k만 뛸 수 있다면, 그런 몸이 된다면 더 바랄게 없을 것 같았다.

(2017, 18년에 마이런 10km 대회 나갔다가 두번 다 합정부터 장경인대 터져서 걸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5k를 뛰고, 30분을 뛰고, 7k를 뛰고, 10k까지 뛰게 된 순간….진짜 이게 되네? 라는 생각만 수십 수백번 한 거 같았다.

거기다 완주는 물론 1시간 이내로 들어오더니 52분대까지 가버렸다.

그리고 뉴발 하프 접수를 하고….’하프만뛸게요’로 닉변을 했다.

무려 10k의 두배가 넘는 거리를 뛴다면 그야말로 처음 목표의 초과달성 아닌가.

그랬던 그 놈이,

하프도 완주를 하고, 2시간 이내 들어오고, 1시간 50분 안에 들어오고

어느덧 첫 풀코스를 출전하게 되었다.

[본]

2024년 11월 10일 일요일 오전 8시 흐림, 기온은 대충 19도쯤, 습도는 80% 정도.

회장 입구부터 통제가 있어서 주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게 인상적이었다.

화장실도 넉넉해서 일보는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룹별로 맞춰 줄 서 있다가 출발하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처럼 A조 나가고 몇분 있다 B조 나가는 식이 아니라 

그냥 A조부터 나가고 거의 곧바로 뒷조 나가는 식으로 우르르 나가는게 재밌었다.

출발 전, 불안요소들(이라 쓰고 밑밥이라고 읽는)이 몇 있었다

-전날, 전전날 여행한다고 돌아다니며 혹사당한 발바닥

-장거리 훈련의 부족(23, 25, 27, 30, 32, 36, 33 이렇게만 진행해봤는데 힘들었음)

-늦게 도착하여 충분히 몸을 풀지 못한 것 

-불안한 심리상태에 기인하는 요의감

그래도 출발하고 2키로 정도 병목이 개쩔어서 몸푸는데는 제격이었다.

익숙한 그 거리를 렌트카로 다닐때도 신기했었는데 두발로 뛰고 있다니…정말 재밌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시민들의 응원도 정말정말 좋았다.

분명 자케햄이 초반에 화이팅, 하이파이브 이런거 하지 말랬는데….그게 도트뎀 돼서 업보스택 쌓는 거라 그럤는데…

아 몰랑 이걸 어케 안즐겨?! 하고 그냥 할거 다 하면서 뛰었던거 같다

하필 주변에 코스어들도 많았어서 응원분위기가 더 좋았던 영향도 분명 있었을테고..

10k쯤에서 화장실을 한번 갔는데

화장실도 정말 거의 2k 마다 있는거 같았다 화장실 부족하단 얘긴 안나올듯

아 암튼 방문한 화장실에서 개쩌는 장면을 봤는데,

내 앞에 서있던 여성 러너가 대변기가 아니라 소변기로 가서 일을 보았다.

진행 요원이 대변기쪽으로 안내해주며 조금 대기하라고 하니까 필요없다며 비어있는 소변기로 돌격하는 짜세에 기합이 가득..

심지어 문도 없는 소변기였는데 쿨하게 일보고 바로 뛰어나가는 모습에서 경외를 느꼈다.

20k까지는 정말 몸도 가볍고 기분도 가볍고 재밌게 뛰었다.

25k까지도 대충 그랬다.

근데 딱 거기서부터 뭔가 ㅈ됨을 느끼기 시작했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배가 너무너무 불렀다…

이 미친 포만감…

급수대에서 물이나 에이드 말고 각종 먹거리도 제공이 되고,

시민들이 직접 싸들고 나와서 주시기도 하는데

좋다고 받아처먹다 보니 어느덧 배가 부를 지경까지 된 것이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꼬마 아가들이 똘망똘망하게 처다보며 제발 먹어주세요 이렇게 쳐다보는데

그걸 어떻게 외면하냐고 ㅠㅠ

바나나 소금빵 토마토 귤 카스테라 붕어빵….기억할게!!!!! 와스레나이!!!!!!

그리고 여기도 급수대가 아사리판인건 국내랑 비슷했다.

뛰어가면서 종이컵을 낚아채며 꾸깃해서 입에 털어넣…..긴 개뿔 아예 뛸 수가 없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쉬어가는 페이지로 삼자 하며 천천히 다녔더니 더 잘 먹을 수(?) 있었고,

급수대 자봉 애기들이 너무 텐션이 좋아 같이 으샤으샤 하다보니 기력이 더 빨렸던 거 같고…

그렇게 데미지는 쌓여갔다

결국 후반부에는 급수대 언제 나와, 언제 나와 하며 급수대만 바라 보며 뛰었다

급수대에서 쉬는건 뭔가 합법적인(?) 걷뛰인거 같아서.

32k 쯤에 코스 최대 업힐이 하나 있는데,

이게 일자로 쭉 뻗은게 아니라 굽이 굽이 돌다보니

신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데미지가 엄청났다

저길 돌면 끝일까, 아 하나 더있네, 저거 돌면 끝일까, 아 ㅅㅂ 하나 더 있네, 아니 ㅅㅂ 진짜 코스 ㅈ같이 짰네! 

하면서 ㅅㅂ ㅅㅂ 수백번 하다 보니 어케저케 끝이 나긴했다

근데 왜 이때 정석근 감독 얼굴이 떠오르며 팔치기를 짧게 치라는 음성지원이 되는 건지 누가 설명 좀…

이렇게 퍼져가는구나 라는 걸 실시간으로 느끼면서 좀 쉴까 말까 내적갈등이 시빌워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을때

한 카페에서 들려오던 ‘마케나이데’…

와 울컥했다

나이먹으면 주는 건 정력이요 느는 건 눈물이라더니 나도 모르게 울컥하게 되더라

언니, 그렇게 청량한 목소리로 지지말라고 하는거 아니예요..

난 주로에서 파스를 뿌리는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했었다.

머리로는 이해를 해도 내가 겪어보지 못했으니 진짜 뭐가 있나? 라는 의심도 늘 있었다.

그런데…..36k쯤인가 샤론파스 부스에서 기적을 겪어버렸다.

믿지 못하던 자를 용서해 주십시요…샤멘….

그 전까지 무거워지고 굳어가는 다리와 엉덩이를 실시간으로 느끼고 있었는데

부스에서 하나씩 제공해주던 미니미 파스를 겁나 뿌려대고 다시 뛰니까 다리가 진짜 가벼워지는게 느껴졌다

이게 기적이 아니면 뭐가 기적이란 말인가

그저 샤-멘…..

덕분에 나락갈뻔한 심신이 안정되고 극후반부는 다시 재밌게 달릴 수 있었던 거 같다.

피니시라인까지 가는 그 길에서 양쪽에서 받는 응원은 지난 서울레이스의 그것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었던 것 같다

진짜 천연 부스터 효과 최고!!

그렇게 진짜 완주를 해내게 된다…..

캬 다시 생각해도 이게 되네…됐네….

[결]

유툽 영상이나 후기 보면 결승선 들어와서 뭐 울컥하고 그런다던데

그런게 없이 그저 담담하고 신나서 난 아닌가? 했다

그런데….

와이프 얼굴보고 아 끝났다….라며 안도감이 드는 순간

갑자기 다리가 풀리며 오열이 시작되더라 ㅋㅋㅋ

발리에서 생긴일 조인성마냥 입손막하고 껅껄ㄲㅓ어어 끄어어어 하고 있는데

자봉 언니가 다가와서 ‘あの…여기서 이러시면 안되세요’라고 하는 순간 

쪽팔림을 뒤집어쓴 현타가 와서 오열타임 바로 끝나고 현실모드 시작되었다

고마워요 언니

여긴 피니시 지점도 통제가 되어 탈의실까지 주자들만 통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진기사가 한명씩 독사진 찍어주는데 괜찮다 싶었다.

물론 포토스포츠의 몇배나 되는 돈이니….

타올받고 메달받고 줄서서 사진찍고 탈의실에서 옷갈아 입는데 어우….굉장히 열악했다

너무 좁아….테이블도 없고….

암튼 갈아입다가 빠킹! 하는 느낌과 함께 장경빔을 처맞았다

뙇!!! 하는 그 ㅈ같은 단계까지 간건 아니지만 이미 멀쩡히 걷기도 힘들고 계단은 패스해야하는 수준이었다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잊고 살았던, ㅈ같이 헤어졌던 그색히를 이렇게 다시 마주하니 정말 기분 ㅈ같았다

그것도 첫풀 끝나자마자, 뛰는 도중도 아니고 다 뛰고 나서 옷갈아입다가….신을 원망하고 싶었다

다음 주에 포카리, 그 담주에 ymca도 나가야 되는데 이 무슨…

근데 잠깐 관점을 바꿔보니까

원래 진즉 터졌어야하는 건데 신이 아량을 베풀어 완주까지는 하게 해준게 아닌가 하는 행복회로가 타올랐다

믿음이 부족한 자를 용서하옵소서 22222

완주 후 비가 많이 와서 골인지점의 각종 먹거리나 행사들을 못즐기고 바로 셔틀타고 숙소로 복귀한게 아쉽지만,

빡대가리같이 숙소 예약할때 욕조 확인을 못해서 반신욕 조차 못한게 아쉬웠지만,

장경빔 덕분에 뛰고 나서 술도 마음껏 못마시고 온게 아쉬웠지만!!!!

첫풀을 무사히 완주해냈고,

이 재밌는거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인 것 같다.

하고 나니까 하프랑 풀은, 아니 36키로 랑 풀도 정말 다른 영역인거 같다는게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평소 한번도 안쓸리던 부분들도 쓸려 있는 곳이 많고,

허벅지 주머니에 전화기 넣고 다녔는데 행군할때 주머니에 숟가락 두면 피멍드는 것처럼 허벅지에 멍이 들어 있는 것도 웃겼고…

여러가지를 직접 체감하는 것도 참 재밌는 부분이었다.

새 신발들을 사와서 하루빨리 신고 달리고 싶지만…

당장 포카리 대회는 DNS하고 행사장 구경이나 하고 메달이나 받아올까 싶고

ymca도 욕심은 나지만 아마 그렇게 되지 않을까…

동마를 위해 푹 쉬는게 좋을 거 같다

동마때는 서브4 가보즈아!!!!!!

[번외]

– 완주율이 96퍼가 넘던데, 국내대회도 이런건가….고인물들 수준 굉장하다

– 캡틴아메리카 코스하고 태극기까지들고 뛰던 한국아재 있었는데 잘 뛰셨나 궁금하다

– 스폰지는 없고 자봉애기들이 빠께스로 부어주는게 있었는데, 오네가이시마스! 하면서 머가리 들이미니까 오쓰!!하면서 세명이 와서 퍼붓더라…고오마웠다 짜식들…

– 배불러서 후반부에 나오는 간식들은 주머니 여기저기에 담아오긴 했는데 생각보다 무사해서 다행이었다. 와이프는 자기 주려고 챙겨온 줄 알고 감동하던데 어쨋거나 좋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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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요약.

1.첫풀뛰었다.

2.완주했고 장경빔 맞았다.

3.동마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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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러닝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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