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으로 실패하고 김밥으로 대박 났던 회장님…지금은?
‘김가네’ 김용만 회장
아내 박은희 경영권 분쟁
성범죄와 횡령 혐의 다퉈
지난 14일 성범죄와 횡령 혐의로 수사받는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 ‘김가네’ 김용만 회장을 경찰에 고발한 사람이 그의 아내 박은희 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현재 김가네의 경영권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박은희 씨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용만 회장의 성범죄와 횡령 혐의에 대한 고발장이 지난 7월 서울 성북경찰서에 제출됐는데 이 고발장은 아내 박은희 씨 명의로 제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고발장은 김 회장이 작년 9월 22일 회식 자리에서 여직원 A 씨에게 술을 강권하고, 만취한 A 씨를 근처 모텔로 옮긴 뒤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 회장은 성폭행 사건 닷새 뒤인 9월 27일 피해자와 합의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고발장에는 김용만 회장의 횡령 혐의가 포함되기도 했다. 이는 김용만 회장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주려고 회삿돈 수억 원을 썼다는 주장이다.
고소인의 주장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이 회사 명의 계좌에서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돈을 보내는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용만 회장 측은 “관련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라며 “다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고 이미 경찰에 충분히 소명했다”라고 밝혔다.
당초 김용만 회장이 창업한 김가네는 지난해 기준 전국에 470여 개의 가맹 점포를 두고 있다. 특히 김가네는 해마다 수백 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과 달리 프랜차이즈 업계 내에서 보기 드문 장수 브랜드로 꼽힌다.
창업주인 김용만 회장은 제대 직후 서울 대학로에 주점을 열며 요식업계에 뛰어들었다. 다만, 창업 4년 만에 서울시 도시계획으로 매장이 반으로 쪼그라드는 바람에 사업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주점 근처에 차린 치킨집 역시 6개월 만에 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용만 회장은 여기서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대학로 앞에 김밥집을 차려 ‘김가네’라는 이름을 붙였다. 1992년 설립된 김가네는 당시 다른 김밥집과 달리 김밥 마는 과정을 고객들이 볼 수 있도록 토핑 테이블(김밥 조리대)을 창가에 설치해 ‘쇼윈도 김밥’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쇼윈도 김밥이 인기를 끌자 2년 후인 1994년 김가네는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후 김밥 전문점 중 최장수 브랜드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가네는 2011년 루시와 2014년 치킨 방앗간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업계에 따르면 루시는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펍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재 루시는 사업을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치킨 브랜드인 치킨 방앗간 역시 현재 2개의 가맹점만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사업을 접은 것이다. 그러나 김용만 회장의 명성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여전히 견고한 입지를 자랑했다.
이는 그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회장을 지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성폭행 논란으로 인해 김가네가 프랜차이즈협회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한다.
앞서 지난 2017년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이 여직원을 호텔로 유인하는 영상이 SNS를 통해 유포되자 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호식이두마리치킨을 협회에서 퇴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초 회원사 제명은 협회가 정관에 따라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로 알려졌다.
한편,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월 아내 박은희 씨를 36억 원 규모의 횡령과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씨가 2013년부터 최근까지 회삿돈을 이사회 결의나 약정 없이 가지급금 명목으로 빌려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는 게 골자다. 또한 김용만 회장 측은 박씨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음식점에 김가네 물건을 공급받고도 물품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박씨 측은 “횡령·배임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이런 분쟁이 지속되는 것을 두고 현재 비상장 회사인 김가네 지분 99%를 김용만 회장이 들고 있는데 해당 지분을 가지고 김 회장 측과 아내 박씨, 아들 김 대표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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