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주의) 러시아에서 가장 느린 북극철도 답사기 (241003)
지난달 초에 러시아 코미공화국 보르쿠타(Vorkuta)에서 야말로-네네츠자치구 라븟난기(Labytnangi)를 잇는 653Я – 폴랴르니 익스프레스를 탑승했음.
참고로 277km 가는데 10시간 걸린다ㅋㅋ 표정속도 27km/h ㄷㄷ
출발역인 보르쿠타 역은 워낙 열악해서, 역 대합실에서 나와서 철길을 무단횡단 한 후, 자갈바닥 위에 보도 비스무리한 거 깔아둔데서 승차함ㅋㅋ 어르신들이나 짐 좀 많은 여성분들은 승차 자체를 힘들어해서 몇 번 도와드림. 그 와중에 아재들 걍 여기서 담배피고 버림ㅋㅋㅋㅋㅋ
모스크바에서 오는 길은 전철화가 되어 있는데 여기서 야말반도 쪽으로 가는 철도는 비전철 단선이라 4량 객차 + 우편차에 디젤기관차가 달린 형태였음.
보르쿠타에서 살레하르드로 가는 삼각선이 없기 때문에 출발한지 한 2시간 쯤 뒤에 세이다 라는 마을에서 1시간동안 정차하면서 디젤기관차가 방향 전환을 함. 매점도 나름 있어서 간식거리 살 수 있음.
3번째 짤이 러시아 우편열차임.
매점에서 산 팔도 도시락에 차장님이 내려주시는 커피 한잔 하면 점심 끝
중간중간에 이런저런 마을에 서지만 워낙 오지들이라 인터넷은 Kharp라는 마을 전까진 안 된다고 보면 편함
기차 내부는 이렇게 생겼음. 2등석이고 4인 1실이지만 워낙 수요가 적고 오지노선 복지+보급차원의 성격이 더 큰 노선이다 보니 4량짜리임에도 거의 절반은 비어서 간다고 보면 됨
기차엔 3등석이나 좌석칸도 따로 있는데 좌석칸은 단거리나 중간중간 철도노동자/북극 근무로 중간중간 역도 없는 곳에서 내리는 과학자/노동자들이 주로 탑승해있다고 전해들었음
나는 룸메 하나랑 같이 탔는데 야말에서 일하는 가즈프롬 직원이었음
중간에 우랄산맥을 통과하면 시차가 2시간 생기고, 폐허덕후들한테 나름 유명한 Polyarnyi 마을이 나옴. 소련 말기 때 천명 넘게 살다가 2006년 이후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임. 이제 여기부터 아시아, 여기부터 야말로-네네츠자치구임
알렉세이 나발니가 복역하다 사망한 것으로 유명한 교도소마을 Kharp 쯤 도달하면 한밤중이 되는데, 여기까지 와야 겨우 휴대폰 신호가 잡힘.
오로라라고 하기도 민망한 오로라를 보고 오브 강을 공짜배 타고 넘으면서 야말로-네네츠자치구 구청소재지 살레하르트에 밤늦게 도착했음.
출처: 모노레일 갤러리 [원본 보기]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