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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교양 카라바조 전시 관람기

디시인사이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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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전당에 당도한 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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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같이 빔프로젝터로 작품 틀어놓고 인스타감성 셀카를 찍는 전시가 아니라

진짜 그림을 왕창 가져왔다는 카라바조 전시를 보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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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앙큼한 암막 커튼을 걷어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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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설치예술이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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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뒤의 광원이 움직이면 창문의 그림자도 그에 따라 움직인다

빛을 멋들어지게 사용했던 카라바조와 일맥상통하는 좋은 설치예술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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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보게 되는 그림은 루도비코 카라치의 “성 바울의 회심”

이번 전시에 그림이 57개 왔다는데 그중 10개만 카라바조 꺼고 나머지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다

대충 유대인한테 존나 잔인하게 살던 사울이 예수의 “왜 나를 괴롭히느냐?” 소리를 듣고 낙마하는 장면

누가봐도 예수가 아니라 하느님이 말거는 비쥬얼이긴한데 대충 삼위일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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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프란체스코 바사노 일 지오반니의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에 있는 그리스도”

복작한 부엌 너머로 동터오는 해가 멋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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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중요시한 카라바조 계열 그림들이기에

대부분의 그림들에는 이렇게 광원에 맞추어 은은한 조명을 틀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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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베두토 그라마티카의 “성 체칠리아”

일단 오르간 치면서 노래 부르는 걸 그린거라곤 하는데 표정이 존나 무섭다.

성녀 뒤로 간소한 후광이 보일락말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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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네셔널갤러리 전시에도 온 적 있는 도마뱀에 물린 소년.

하지만 저번 전시에 왔던 도마뱀에 물린 소년과 이 도마뱀에 물린 소년은 소유주가 다른 작품이라고 한다.

현재 세계에 남아있는 도마뱀에 물린 소년이 3개라고 하는데 그중 2개가 짧은 시간 안에 한국을 들르고 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볼 때마다 역시 카라바조는 게이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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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데 갈라치아의 “배가 있는 정물화”

도통 뭐가 대단한건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시대상으로는 대단한 작품이었다고 한다. 카라바조도 칭찬했다고.

작가가 여자였던것도 관련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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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시대의 정물화에는 여러가지 모티프가 들어있는데

예를들어 이 그림에 나온 메추라기는 예수를, 열매는 원죄를 상징한다고 한다, 대충 예수가 원죄 대신 먹어주고 희생하는 장면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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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과일 껍질을 벗기는 소년.

암만봐도 이새끼 게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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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숨겨진 의미가 있는 정물화, 얘는 설명도 안 붙어있어 AI한테 물어보니 “칠면조는 자연의 순환과 시간의 흐름, 그런 칠면조가 죽었다는 것은 생명은 언젠가 순환하며 죽기 마련이라는 뜻” 이라고 한다.

도통 뭔 소린지.

카라바조가 그린 건 아니고 토마소 살리니란 사람이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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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미상의 “어린 바쿠스에게 와인을 주는 살레노스”

르네상스시대 어린이 음주가 죄였는지 아닌진 모르겠으나

표정 보니 바람직한 일은 아니었던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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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에르치노의 작품 “다친 탕크레디를 발견한 예르미니아”

생각보다 그림이 크다, 그보다 예르미니아의 지나치게 과장된 몸짓이 좀 웃김.

맨 오른쪽 말의 뜡한 표정도 왠지 웃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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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에르치노의 “까마귀에게 식량을 받는 엘리야”

이 그림은 보관하다가 그렇게 된건지 모르겠지만 자글자글한 질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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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경을 느끼는 성 프란체스코”

일단 성경상으로는 하느님이 말 건다는걸 알고 기뻐하는 표정인데…

좀…너무 기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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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소 살리니의 “가시관을 쓴 그리스도”

난 예수의 가시관이 둥근 가시나무를 머리 위에 얹은 건 줄 알았는데

존나 빳빳한 가시나무를 이마에 박아가면서 구부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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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에 묶인 그리스도, 작가는 “미상의 카라바조주의자”라고만 적혀 있다.

한 시대의 장르가 한 사람의 이름으로 귀결된다니 멋지다고 생각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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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교과서에서도 본 적 있는 “성 토마스(도마)의 의심”

상처의 사실적인 묘사와 도마의 표정이 재미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실물이 온 건 아니고 후대 작가의 모사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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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그리스도의 체포”

예수를 잡아가는 로마군의 갑옷이 중세 유럽식인게 마음에 안 든다

로리카 세그멘타타는 어디다가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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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묵상하는 성 프란체스코”

햄릿도 아니고 왜 해골 잡고 묵상하나 싶어 AI한테 물어보니 중세시대 르네상스에서의 해골은 죽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밥쳐먹고 죽는 상상밖에 안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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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 프레티의 “겟세마네 동산의 그리스도”

유아 파 투 킨 온 웨어 앤 하우~ 벗 낫 소 핫 온 와이~~

이프 아이 다이 웟 윌 비 마이 리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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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 가장 감명깊었던 그림

카라바조의 “성 세바스티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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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화살이 가까이서 보면 정말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묘사되어있다

뭐하자는 폐급새끼가 같은 편이 줄로 묶고 있는데 대뜸 화살부터 쏜 거지? 란 생각이 들긴 하지만

대충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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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오도르 롬바우츠의 “류트를 연주하는 자화상”

표정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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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성 아누아리우스의 참수”

참수가 아니라 마치 깃털 못장식을 한 거같은 평온한 분위기가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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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황홀경의 막달라 마리아”

카라바조시대에서는 막달라 마리아를 창부로 해석해서

사도 일행중에서는 제일 죄를 많이 지은 사람으로 봤는지

부활을 처음으로 목격한 사람 중 한명인 막달라 마리아가 그 기적을 보고 참회하는 내용을 많이 그렸다고 한다.

이 전시에도 그런 내용의 그림이 3개정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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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촛불화 거장”(설명에 진짜 이렇게 적혀 있다)의 기도하는 성 예로니모.

해골을 지겹지도 않은지 또 쳐 들고 있다.

어째 맷 스미스 닮았다, 마침 제로니모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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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의 중심이 되는 작품 중 하나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위풍당당한 어린 다윗의 모티브는 어린시절의 카라바조, 참수당한 골리앗의 모티브는 늙은 카라바조라는 해석이 우세한 작품이다.

전시회 끝에서 본 카라바조의 일생을 보면 이러한 자기혐오로 자신의 목을 치고싶어하는 심정도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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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의 “이 뽑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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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모가지 따는 것 같지만 치과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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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마지막엔 이런 공간에 카라바조의 일생을 정리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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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외설적이라고 퇴짜 받음

토마소 살리니 아내 창년이라고 삐라 만들어 돌리다가 명예훼손 소송 쳐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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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가 봐줘서 석방되지만 전혀 안 사리고

종업원에 접시 던지고

경찰관 모욕하다가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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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소지로 체포

창녀 문제로 다른 사람 줘패기

임대료 배째고 돌 던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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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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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하다가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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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때문에 몰타로 도주하다가 몰타 기사단한테 손절당함

시칠리아로 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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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사면해줬는데 그거 못 받고 길거리에서 뒈짐…

이새끼 그냥 르네상스시대 호감고닉 아닌가???

아까 다윗과 골리앗에서 보이던 자기혐오의 근본을 엿본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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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엔 이렇게 이번 전시에 못 가져온 카라바조의 작품들을 스크린으로라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아주 재미있고 유익했음.

한달 뒤엔 무려 실물이 오는 고흐전도 열리니까 싱붕이들도 잊지 말라구!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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