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미 “19살 때 우연히 라멘집 갔다가 ‘고독한 미식가’ 떠올려” (‘백반기행’)
[TV리포트=양원모 기자] ‘고독한 미식가’ 탄생 배경에는 우연이 있었다.
24일 밤 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서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 인생 50년을 담은 특별 전시회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의 마지막 손님으로 구스미 마사유키가 출연했다. 구스미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 만화를 그린 만화가다.
이날 허 화백은 구스미와 여수 맛 기행의 첫 번째 맛집으로 45년 전통의 설렁탕집을 찾았다. 구스미는 설렁탕 한 그릇에 밑반찬만 10개까지 나오는 한국 인심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구스미는 “일본은 밑반찬이 많이 나오지 않는다”며 여수 갓김치를 먹어보고는 “오이시(맛있다)”를 연발했다.
허 화백은 음식이 나오기 전 한일 간 숟가락·젓가락 놓는 방식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허 화백은 “일본은 숟가락, 젓가락을 칼로 본다”며 “그래서 한국은 가로로 놓는데, 일본은 세로로 놓는다. (숟가락·젓가락을 세로로 놓으면) 상대방을 겨눠선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구스미는 “처음 듣는 얘기”라는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구스미는 자신의 히트작 ‘고독한 미식가’ 탄생 계기도 밝혔다. 구스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혼자 미술학교에 갔다. 19살 때 잘 모르는 거리에서 ‘이런 게 어른의 마을인가?’ 하면서 설렜었다”며 “그때 라멘집 한 곳에 들어갔는데, (손님들이) 다 혼자 온 거다. 그때 ‘아, 이게 어른들이 즐기는 방법인가?’ 생각이 들었다. 그게 재밌어서 매주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고 말했다.
한창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이 첫 번째 메뉴인 모둠수육이 나왔다. 처음 보는 음식에 잠시 주춤하던 구스미는 도가니 수육을 한 입 먹어보곤 “오이시(맛있네요)”라며 “연골이 엄청나게 부드럽다”고 평가했다. 구스미는 “연골이라고 하면 가라아게(닭튀김)에 붙어 있거나, 프라이드치킨에 붙어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부드러워서 놀랐다”고 말했다.
구스미는 내친김에 볼살에도 도전했다. 구스미는 “굉장히 식감이 특이하다. 일본에선 볼 수 없는 말”이라며 부추 밑에 깔려 있는 무를 보고선 입으로 집어넣었다. 그는 “평소 무를 좋아한다. ‘무는 대단하다’는 책을 쓴 적도 있다”며 “무는 일본 요리에 엄청 많이 쓰인다. 생으로도 먹고, 익혀서도 먹는다. 그런데 채소 가게에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수수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메인 메뉴인 설렁탕을 맛본 구스미는 “우와, 오이시데스네”라며 여태까지 먹은 음식 중 가장 인상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허 화백은 “오이시 말고 다른 표현은 없느냐”고 너스레를 떨었고, 구스미는 잠시 고민하더니 “(맛이) 스며든다. 점점 건강해지는 느낌도 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원모 기자 ywm@tvreport.co.kr / 사진=TV CHOSUN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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