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삼성타운?” 삼성전자가 300억 프리미엄 붙여 샀다는 곳
삼성전자 강남역 인근 용지
시세 대비 300억 높게 매입
“향후 대규모 개발 나설 것”
최근 삼성전자가 경매로 나온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480평 규모 땅을 감정가보다 315억 원가량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부동산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2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매로 나온 서초동 1,586㎡ 규모 토지를 801억 5,900만 원에 낙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가 매입한 땅의 3.3㎡(평)당 가격은 1억 6,706만 원 수준이다.
당시 경매 응찰자는 2인이었으며 삼성전자는 경쟁 입찰자보다 215억 원가량 높은 가격을 써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감정가인 486억 6,786만 원보다도 64.71%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용지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생명 서초타워, 삼성화재 서초사옥 등이 모여 있는, 이른바 ‘서초 삼성타운’ 인근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전자 서초사옥과는 걸어서 4분 거리이며, 인근에 서초 롯데칠성 용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호선·신분당선이 지나는 강남역과도 가까워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아파트, 서초 삼성가든 아파트, 우성 아파트, 신동아 아파트 등은 물론 서울 서이초, 서운중 등과도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삼성전자의 이례적인 고가 입찰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당초 해당 용지가 삼성전자가 12년 전부터 소유 중인 땅과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해당 용지와 맞붙은 두 개 필지(서초동 1325-23, 24)를 매입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이 용지는 스포츠 센터 간판만 걸려있을 뿐 제대로 된 활용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12년 전 땅을 매입했을 당시 강남 핵심 상권에 용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삼성전자의 매입을 두고 비교적 주목받지 못했던 강남역 서남쪽 용지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그간 사용하지 못했던 용지를 이번 매입을 통해 대규모 개발에 나설 것으로 추측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 일대 5개 필지 중 4개를 확보했다. 다만, 남은 한 필지가 서울시 소유로 알려져 대규모 개발에 앞서 서울시와의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향후 서울시가 소유한 필지까지 삼성전자가 매입할 때 총 부지 면적은 6,054㎡(1970평)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 경우 인근 삼성생명 서초타워와 맞먹는 규모의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가 참여한 해당 경매는 채무를 갚지 못해 이뤄지는 일반적인 경매와 달리 상속재산 분할을 위한 절차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삼성전자) 사옥과 가깝고 스포츠센터 개발도 있어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하 등 영향으로 토지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는 “이번 건이 특이한 사례”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향후 삼성전자가 해당 용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강남역 서남쪽 서운로 일대에 대대적인 개발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슈가스퀘어 부동산원스톱센터 김태호 본부장은 “강남역 인근은 북쪽 지역을 시작으로 최근엔 동남쪽까지 개발이 활발했다”며 “그동안 개발 속도가 늦었던 강남역 서남쪽 지역은 최근 삼성전자와 롯데, 코오롱 등 대기업들의 용지 확보가 시작되면서 새로운 도약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가 매입한 서초동 용지는 향후 서초로 특별계획 구역을 통해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용적률 증가 등을 통해 규제 완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이다.
당초 2종 일반주거지역(7층 이하)과 고도지구(28m 이하)의 규제를 받아왔지만, 삼성 부지는 사전 협상을 통해 사업 시행 시 최고 높이 120m 이하를 적용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는 삼성 부지와 관련한 세부 개발 계획이 없기 때문에 추후 토지주가 제안한 개발 계획안을 토대로 용도지역 상향 여부, 공공기여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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